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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교육> 명예기자 온라인 간담회

미래교육 플랫폼, 원격수업 해봤더니…


  4월 20일 초등 1~3학년 온라인 개학을 마지막으로 전국 초·중·고 540만 명의 학생이 원격수업을 받고 있다. 사상 초유의 원격수업을 맞닥뜨리며 일선에서는 혼란도 있었지만, 교육부의 온라인 개학 발표 이후 교사들은 집단지성을 모아 원격수업에 빠르게 대비하는 등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행복한 교육>은 교사·학부모와 함께 온라인 개학 이후 원격수업 경험담을 공유하고, 향후 원격수업의 장점을 접목한 미래교육 실현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Q. 온라인 개학 이후 학교 차원에서, 또 선생님들은 각자 어떻게 수업을 준비했나.

  원격수업 시범학교이다 보니 온라인 개학 이전에도 줌(Zoom)을 활용한 실시간 수업을 경험한 교사가 많았다. 현재 고학년은 실시간 수업에 초점을 맞춘다면, 중학년은 아이들의 집중력을 고려해 교사들이 직접 영상을 제작해 과제와 함께 매일 탑재하고 주 1~2회 실시간 수업으로 학습 과제를 점검하고 있다.


  모든 선생님들이 줌으로 쌍방향 수업을 하고 구글 클래스룸과 EBS 온라인클래스를 병 행하면서 정규 시간표대로 운영하고 있다. 각 교실에 와이파이가 구축되어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고3 학생들은 특별히 EBS 수능특강을 활용하는 과제물을 내 수험생 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지금까지 출석률은 95% 이상으로 순조롭게 수업 이 진행되고 있으며, 수시로 학생들의 피드백을 받고 있다.


  학교에서 학생 개인별 시간표, 과목 선택, 원격수업 등의 기능이 지원되는 학사 운영 홈 페이지(백합누리)를 발 빠르게 개설했다. 교사마다 선호하는 매체가 달라 다양한 방법 으로 원격수업을 진행하는 대신, 학생들에게 혼선이 생기지 않도록 백합누리라는 하나 의 창구를 통해 수업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수업은 시간표에 따라 매 차시 교과별 동영상과 학습지를 직접 제작하여 제공하고 있 으며, 쌍방향 수업도 병행하고 있다. 개별 학습지원을 위해 매주 학습꾸러미를 우편이 나 택배로 발송하며, 희망 시 직접 학생의 가정에 찾아가서 수업하는 긴급 방문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원격수업의 어려움

Q. 원격수업 초창기 서버가 다운되어 준비된 수업을 못 하는 일도 있었다. 원격수업을 하면서 겪은 어려움에 어떤 것들이 있었나.

  초등학생들은 온라인으로 공부하는 것에 대한 집중력이 낮고, 아직 스마트 기기 접근 이 어려워서 학부모의 도움이 필요하다. 맞벌이 가정 자녀들은 늦은 저녁에 활동하고 과제를 제출하기도 해서 선생님들이 집에 가도 퇴근을 못 하는 상황이다.


  학교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교사와 학생 모두 기본적으로 원격수업에 필요한 디지털 기기들이 충분하지 못했다. 특히 다자녀 가정은 디지털 기기가 부족해 학교 정보실에 서 대여하거나 도교육청에 요청해 노트북과 태블릿PC를 받을 수 있었다. 원격수업에 서는 초상권 문제도 염려되었다. 최근 학생들이 원격수업 영상을 유튜브와 SNS에 올 려 문제가 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저작권 교육과 더불어 원격으로 수업할 때 교사와 참여 학생의 초상권 보호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해 보인다. 아이들과 라포 형성이 어렵 다는 점도 있었다. 학급별 사진첩을 미리 출력해 얼굴을 익히고, 원격수업 첫 시간에 아 이스 브레이킹을 통해 최대한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했다.


  학부모 입장에선 우선 기술적 문제가 컸다. 서버 과부하가 발생하거나, 과제 업로드가 안 되는 등의 문제로 아이가 도움을 요청했다. 주변에서는 ‘중하위권 아이들이 과제를 이해하며 진도를 따라갈 수 있을까?’라며 걱정하는 학부모들이 많았다. 아이들의 미디 어 노출도 심해져서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하는 시간도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Q. 예체능 과목처럼 대면 교육이 필요한 교과에서는 어떻게 수업하고 있나.

  예술의 철학, 미학적인 측면을 다룬 콘텐츠를 교사의 해설과 함께 감상하고, 느낀 점에 대해 토론하는 수업을 주로 진행한다. 또, 개인별 촬영 수행과제를 제시하고, 개별 피드 백을 해오고 있다. 예체능 교과목의 특성상 학생의 수행과정을 직접 관찰하고 현장에 서의 실기지도가 필수적인데, 온라인에서는 이런 부분이 어려워 아쉽다.


  특수교육에서는 원격수업을 위한 콘텐츠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나마 일반교육 콘 텐츠를 활용할 수 있는 시청각 장애학생도 콘텐츠에 자막이나 수어, 점자 등이 없어 활 용이 어려웠다. 본교 학생 179명 중 스마트폰을 가진 학생은 20명도 채 되지 않는다. 발달장애 학생은 대부분 정보기기 활용 경험이 부족하고, 학교에서 정보 교과 교육이 이뤄지지 않으니 환경적으로도 열악하다. 특수학교는 개별화 교육이 이뤄지는데, 아이 들을 직접 만나본 적이 없어 교육과정을 만들기가 힘들었다.


원격수업 평가계획

Q. 원격수업에서는 평가를 어떻게 반영하는지 궁금하다.

  원격수업 중에 제출한 모든 과제는 평가 대상이 아니며, 출결 여부만 확인한다. 등교 개 학 후 아이들의 학습을 점검하며 수행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원격수업에서 평가는 실시간 수업 중 이뤄져야 하며, 학생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발 표, 토론 등의 활동을 평가하는 것이 적절하다. 다만 이 경우에는 교과목별 성취 수준과 개인별 성취기준 도달 여부를 고려하여 평가의 타당성, 신뢰성, 객관성을 확보해야 한 다. 현재 성취기준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하기 힘든 상황이라 참 어려운 일이다. 


교사의 역량 강화와 미래형 교육

Q. 원격수업은 교사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원격수업을 계기로 학교 현장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 또, 앞으로 원격수업의 장점을 접목한 미래형 교육을 실현하려면 교육계에서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초임 교사와 경력 교사가 함께 소통하고 협동하며 배워 나가는 학습 붐이 일었다. 교과 를 초월하여 서로가 아는 정보를 공유하는 과정이 지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이번 원격 수업을 계기로 대한민국 교육문화를 바꾸고 디지털 인프라 확충, 교원 역량 강화, 학생· 학부모 인식 변화 및 교육 등을 꾸준하게 실행해야 할 것이다. 교육부 차원에서 원격수 업 플랫폼을 개발하여 안정적인 시스템을 제공해주는 것도 좋겠다.


  전국 특수교사들의 정보 활용능력이 엄청나게 상승하지 않았을까. 모든 교사들이 에듀 테크에 대해 반강제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상황인데, 직접 경험하고 보니 ‘생각보다 할 만하다’, ‘장애학생들도 할 수 있다’라는 인식 전환이 이뤄진 경우가 많았다. 원격수업 을 계기로 미래교육을 위한 준비 과정에서 비장애학생과 장애학생을 분리해서는 안 된 다. 정보기기 활용능력이 취약한 발달장애 학생을 위해 특수학교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향후 개정되는 특수교육 기본교육과정에 정보 교과가 필수로 들어갈 필요가 있다.


  정부 차원에서 먼저 서버 과부하, 인터넷망 구축, 보안 등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 다. 교육공동체를 대상으로 한 저작권, 초상권, 사생활침해 등 온라인 예절 교육, 디지털 시민성 교육이 필요해 보인다.



[ 이번 간담회는 줌(Zoom)을 활용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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