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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과 통합교육 시대 개막

글_ 편집실

  문과생이 과학을, 이과생이 사회를 공부하지 않는 ‘문·이과 칸막이’가 사라진다. 올해 적용되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문·이과 통합교육 시대가 열린다.


  예전에는 한국사 외에는 필수로 편성해야 하는 과목이 없어 고1 때부터 학생들이 배우는 과목이 학교마다 달랐다. 자신이 원하는 과목만을 선택적으로 이수하기 때문에 진로에 따른 과목 이수를 일찍 시작하는 이점은 있지만 균형 잡힌 교육에는 문제가 있었다. 우리나라 교육이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결과는 최상위 수준이지만 과도한 학습 부담과 문제풀이 수업으로 학생들의 학습 흥미도와 행복감은 낮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은 이유다.

 

문·이과 칸막이 사라진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정신을 간략히 표현하면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기술 창조력, 바른 인성을 갖춘 창의융합인재 육성이다. 모든 교과 수업은 지식 전달 중심의 강의식 수업에서 토의, 토론, 발표 등 학생 활동 중심으로 이뤄진다. 이광우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고교학점제 지원센터장은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선 학교에서 가르쳐야 할 중요한 지식이 사실과 소재로부터 개념과 원리로 옮겨간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올 3월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필수로 이수해야 할 과목이 생긴다.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통합사회, 통합과학, 과학탐구실험이 공통 과목이다. 문·이과 구분 없이 모든 학생이 공통 과목을 배워 기초 소양을 기른 후 적성과 진로에 따라 선택 과목(일반 선택, 진로 선택)을 통해 맞춤형 교육을 받는다. 진로에 따른 선택권을 주기 위해 진로 선택 과목은 3개 이상 이수해야 한다. 이와 함께 기초교과 영역(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이수단위는 교과 총 이수단위의 50%를 넘을 수 없다. 또 특성화고 교육과정은 전문교과를 공통과목, 기초과목, 실무과목으로 개편해 국가직무능력표준(NCS)과 연계시켰다.

 

 

 

사회와 자연현상에 대한 통합적인 접근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이 생긴 점도 주목된다. 사회와 자연현상에 대한 통합적인 접근과 융복합적 사고가 가능하도록 핵심개념(Big Idea)을 중심으로 사회·자연현상과 인간의 관계, 과학기술 발달과 인간생활 이해 등을 위한 교육과정을 만들었다. 하나의 정답을 찾기보다 함께 모여 다양한 가능성을 탐색하는 수업으로 배움과 협력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문·이과 공통 과목으로 과학탐구실험을 개설해 탐구 활동과 체험 중심 학습을 진행한다. 


  예컨대 통합사회 핵심개념 중 하나인 시장은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배울 수 있다. 복수의 모둠이 전략 상품을 정해 경매로 사고 상품을 더 많이 또는 싸게 구입하는 쪽이 이긴다. 피드백 과정에서 학생들은 시장의 공정한 경쟁 조건이나 정부 역할 등에 대해 토의한다. 토의는 인간의 존엄성과 기본 권리 등을 보장하기 위한 인권교육으로 이어진다. 자본주의와 시장경제 학습에서 출발해 역사적, 윤리적 관점까지 통합적으로 사고하도록 돕는 것이다.


  통합과학은 ‘모든 이를 위한 과학(Science for All)’을 목표로 과학적 소양 함양과 탐구 방법 습득, 적성을 고려한 진로교육이 가능한 교육과정으로 개발됐다. 예를 들면 통합과학에선 ‘별에서 온 나, 그리고 우리’라는 프로젝트 학습의 일환으로 ‘지구와 생명체를 비롯한 우주의 구성 원소들은 어떻게 생성됐을까?’를 주제로 토론할 수 있다. 1차시에서는 별의 탄생과 진화, 원소의 생성 등을, 2차시에선 태양계 형성과정을 협력형 토의 수업으로 배우고 3차시에선 학생들이 배운 내용을 산출물로 만들어 발표한다. 산출물은 우주입체모형, 이야기책, 스토리카드 등이다. 학생들은 이 수업에서 우주의 탄생과 지구와 생명계의 역사가 서로 연결돼 있음을 배울 수 있다.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과 송호현 교육연구관은 “혼자 조용히 앉아 교과서를 달달 외워야 공부가 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자는 것”이라며 “학생과 학생, 학생과 교사의 토의와 토론을 통해 자신만의 생각을 만들어 가야 진짜 공부가 된다.”고 강조했다. 송 연구관은 또 “2015 개정 교육과정은 학생들이 암기하는 지식의 양보다 이 지식으로 ‘학생들이 어떤 역량을 갖게 할 것인가’라는 방향으로 학력관을 옮긴 셈”이라며 “미래 사회에 필요한 역량으로 지식뿐 아니라 타인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역량의 중요성도 강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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