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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③-2 코로나19와 해외의 교육 동향 ② 프랑스 일상으로의 회복을 위해 청소년(만 12~18세) 백신 접종

글_ 최지선 한국교육개발원 해외통신원

프랑스의 코로나19 상황과 백신 접종 현황

  프랑스는 코로나19로 누적 확진자 수가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나라다. 월드오미터(Worldometer)에 따르면 7월 6일 기준 프랑스의 코로나19 바이러스 누적 확진자 수는 5,786,999명이며, 사망자 수는 111,197명에 이른다. 증감을 거듭하며 7월 초 현재, 일일 확진자 수가 3,000~4,000명 수준에 이르고 있다. 프랑스도 지금까지 다른 나라들과 유사하게 세 차례 대유행을 겪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였던 2020년 3~5월경 첫 번째 유행을 겪었고, 2020년 10~12월경 다시 두 번째 유행을 경험했다. 두 번의 대유행과 봉쇄를 겪으면서 프랑스 정부는 2020년 12월부터 백신 접종을 서둘렀다. 그러나,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백신에 대한 가짜뉴스의 확산으로 인해 백신에 대한 불신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던 프랑스의 백신 접종은 더디게 진행되었고 세계에서 백신 접종 시작을 가장 빠르게 시작한 국가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2021년 4~5월경 세 번째 유행이 찾아오면서 다시 한번 봉쇄를 결정하였다. 그 이후, 백신 접종 속도를 내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캠페인을 벌이고 독려한 결과 프랑스는 백신 아워 월드 인 데이터(Our World in Data)에 따르면 현재 전체 인구 대비 약 31.4%가 접종을 완료한 상황이다. 백신 접종에도 속도가 붙고 봉쇄도 해제되면서 일상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었으나 전 세계적인 추세와 마찬가지로 다시 델타 변이의 확산과 4차 유행이 염려되는 상황이다.

  

프랑스 교육부의 등교수업에 대한 의지

  세 차례 대유행 시기마다 정부는 걷잡을 수 없는 확산세를 멈추기 위해 전국 혹은 대도시 중심의 봉쇄를 결정했다. 슈퍼마켓, 약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상점, 기업들도 모두 문을 닫는 상황에서 학교들 역시 학생들의 등교가 중단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년 반 동안 프랑스 교육부는 교육의 지속과 등교수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 왔다. 가장 대표적으로 2020년 10~12월 2차 봉쇄 시기에는 등교수업을 유지한 결정에서 찾아볼 수 있다. 

    

  프랑스 교육부가 등교수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등교수업이 불가피하게 중지되고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이 병행되는 경우 원격수업 기간 동안의 학생 출석 및 학력 저하가 발생하였기 때문이다. 이는 3절에서 보다 자세히 다루도록 한다. 두 번째 이유는 부모들의 재택근무가 이루어지지 않는 가정에서 어린 학생들에 대한 돌봄 공백이 발생하였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등교수업이 중단될 때마다 보건분야 종사자, 경찰 및 소방관 등 지속적인 출근이 요청되는 직종 종사자의 자녀들을 우선적으로 학교에서 돌봄교실을 열어 운영하였고, 엄격한 방역 지침을 전제로 유치원, 초등학교 등 어린 연령의 학생들부터 최대한 등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정책적 방향으로 삼았다. 


  학력 저하 및 돌봄 공백 등 학교 안팎으로 등교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는 여론이 늘어나면서 프랑스 교육부는 최대한 등교수업을 할 수 있도록 추진하였다. 이에 따라 1차, 3차 두 차례의 약 1~2달 봉쇄 시기 중에도 등교 중단은 각각 3~4주간으로 최소화하였으며, 전면 등교 중단을 실시한 기간을 제외하고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등교수업 일수를 확대해왔다. 또, 중학교, 고등학교는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을 병행하는 가운데 점진적으로 원격수업일수를 줄이고 등교수업일을 늘이도록 하였다. 


등교수업을 위한 프랑스의 방역 지침

  한편, 등교수업은 엄격한 방역 지침이 전제된다. 그러나, 초기 등교수업과 관련해 교육부의 방역 지침이 다소 우왕좌왕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고, 엄격한 방역 지침을 내놓는다고 하더라도 현장에서 적용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코로나19 발생 초기 교육부는 유치원생 및 초등학생들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지 않았다가 2차 대유행 시기인 2020년 11월 2일부터 6세 이상 초등학생들까지 마스크 의무 착용을 확대하였다. 최근 백신 접종률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고 확진자가 줄어들면서 프랑스 정부는 6월 17일부터 야외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를 완화하였고, 이에 따라 학생들도 학교 운동장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더 이상 의무가 아니다. 마스크 착용과 함께 사회적 거리두기도 실시하였는데, 교실이나 급식실에서 1m 거리두기를 지침으로 정하였지만 전면 등교 시 학생 수, 교실 수를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운 지침이었다. 또, 급식실 소독 문제와 관련하여 인력 충원의 필요성, 교원 증원의 필요성, 소독제 및 체온계 비치와 부족 등 다양한 문제들이 현장에서 속출하기도 했다. 이러한 이유로 학교의 등교수업이 유지되었던 2차 봉쇄 시기(2020년 11~12월)에는 교사들과 고등학생들이 학교 방역 문제와 관련해 불안함을 호소하거나 제대로 된 방역을 요구하며 파업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지난 2021년 1월부터 학교 실내 체육수업도 전면 금지한 바 있다. 실내 체육수업은 2차 전면 등교 중단이 해제된 이후 5월 3일부터 가능하도록 지침을 바꾸었다.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급식이었다. 프랑스에서 학교 급식은 좋은 식습관과 균형 잡힌 식사에 대한 교육이자 학생들에 대한 최소한의 복지라는 의미가 있다. 이러한 인식에 따라 일부 지자체에서는 학생들의 아침 식사를 제공하는 정책도 운영 중이다. 이런 인식이 보편적인 만큼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급식은 이루어졌다. 그러나, 급식 시간은 마스크를 착용할 수 없는 시간으로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2차 대유행 시기부터는 최대한 급식 이용을 자제하고 가정에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학부모들에 권고하기도 하였다.

이 밖에도 교육부는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등교수업이 최대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해오고 있다. 2021년 5월부터 중·고등학생들에 대해 학교에서 항체자가진단을 할 수 있도록 하여 학교 방역을 보완하는 방법도 도입하였다. 이 역시 교사들은 실질적으로 진단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며 현실성 문제를 지적하기도 하였다. 지난 6월 15일부터 만 12~18세 청소년들에 대한 화이자 백신 접종도 시작되었다. 학부모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 부모의 동의 방식, 백신 접종 일정 등은 곧 결정될 예정이다. 이미 16~17세 청소년 중에도 코로나19 중증환자로 발전할 수 있는 기저질환자에 대한 백신 접종은 시작된 바 있다. 청소년들에 대한 백신 접종 결정은 학생들이 등교수업을 하면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작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프랑스도 지난 1년 반이라는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두 차례 대학입시를 경험하고 있으며 일부 시험이 취소되고 내신 성적으로 대체되는 등 입시와 관련해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원격수업 기간 6~10% 학생, 교사와 연락 닿지 않아

  프랑스는 원격수업 제도가 일찍부터 발달한 나라라는 점에서 등교수업이 중단되었을 때 신속하게 원격수업으로 전환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제도적 측면에서 차분한 대처가 가능했음을 의미할 뿐, 현실적으로 전체 학교와 학생, 가정들에서도 차질 없이 즉각적으로 원격수업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디지털 기기를 이용한 원격수업 준비가 잘 되어 있지 않았다. 이는 학교나 교사들도 마찬가지였다. 교사들은 원격수업에 맞는 교육자료, 교수법 등에 대한 준비 부족은 물론 일부 교사들은 개인 디지털 기기를 갖추지 않아 실시간 비대면 수업과 같은 원격수업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에는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러한 까닭에 2020년에는 수업 자료를 우편이나 이메일로 발송하기도 하였다. 또, 원격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출석을 독려하는 모습은 다른 나라의 상황과 마찬가지였다. 원격수업을 위한 국립원격교육센터(CNED)의 서버 문제도 나타났다. 동시 접속 수가 늘어나면서 서버 과부하로 접속이 되지 않거나 속도 저하와 같은 일도 비일비재하였고, 2021년 4월에도 버그 발생, 디도스 공격 등으로 접속이 아예 불가능하거나 속도가 느려 수업 진행이 불가능한 일도 발생했다. 


  온라인 수업 플랫폼을 통해 수업 자료와 동영상 강의를 제공하고 공영방송 채널과 인터넷 사이트의 교육자료를 활용한 수업도 있었지만,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은 학습 집중도 및 수업 질에 문제를 제기하였다. 결국 자기주도 학습이 가능한 일부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등교수업에 비해 학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수업의 어려움은 학생들의 학력 저하로 이어졌다. 지난 2020년 11월 공개된 2020년 초등 1·2학년과 중학교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전국학력평가시험의 결과에 따르면 초등학교 1·2학년의 학력평가 결과는 전년도에 비해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학력 저하는 사회·경제적 소외계층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Direction de l’évaluation, de la prospective et de la performance, 2021a). 학력 저하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학업중단도 늘어났다. 프랑스 언론인 웨스트프랑스(Ouest France)에 따르면 지난 7월 교육부는 약 6~10%의 학생들이 원격수업을 하는 동안 교사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발표하였는데, 이는 초등학생 40만 명, 중·고교생 57만 명에 해당하는 수치다(Ouest France, 2020). 일시적이든 지속적이든 학생들의 학업이 중단되면 학력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학생들이 원격교육을 통해 교사의 기준에 만족스럽게 학습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 초등학교 교사 77%만이 그렇다고 응답하였고, 중·고교 교사들의 긍정적인 응답은 68%까지 내려갔다. 교사뿐만 아니라 학교장, 학부모들도 지속되는 원격수업, 혹은 부분 등교수업에 대한 걱정과 우려가 많은 편이다.


  교육부는 우선적으로 디지털 격차로 발생한 원격수업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긴급히 1천5백만 유로를 투입하여 디지털 기기와 인터넷 마련을 지원하였고, 학부모가 원격수업과 관련해 가정에서 도움을 줄 수 없는 경우를 위해 튜터링/멘토링 지원을 하였다(Ministère de l'Éducation nationale et de la Jeunesse, 2020). 그러나 무엇보다도 교육부는 등교수업을 최선의 해결책으로 보고 등교수업을 최대한 추진하고자 하고 있다. 


델타 변이의 확산 속 등교 여부는 8월 말 결정 

  세 차례 전국 봉쇄 중에도 최대한 학생들의 등교수업에 대한 의지를 보여왔던 프랑스 교육부는 총리가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 완화를 발표한 다음 날인 지난 6월 17일, 9월 새 학기 전면 등교수업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이는 아직 계획이며 새 학기를 앞둔 8월 말 확진자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실제 프랑스에서는 방학과 휴가가 시작되고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4차 대유행을 염려하고 있다. 현재 프랑스 코로나19 확진자의 40%가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수도권과 프로방스-알프스-코뜨다쥐르( Provence-Alpes-Côte d'Azur)지역, 누벨-아끼뗀(Nouvelle-Aquitaine)지역은 50% 이상이 델타 변이 감염으로 조사되었다(Tanca, 2021). 교육부 장관도 이번 발표에서 다시 한번 교육부의 전면 등교수업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교육부 장관은 언제든지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방역 지침과 실제 확정된 등교수업 여부는 등교 며칠 전을 앞둔 8월 말에 결정할 것을 밝혔다.




[참고자료]

·Direction de l’évaluation, de la prospective et de la performance(2021a). Évaluations repères 2020 de début de CP et de CE1 : baisse des performances par rapport à 2019, notamment en français en CE1, et hausse des écarts selon les secteurs de scolarisation. Note d'Information n° 21.02, janvier 2021. https://www.education.gouv.fr/evaluations-reperes-2020-de-debut-de-cp-et-de-ce1-baisse-des-performances-par-rapport-2019-notamment-309156 (2021.07.12.인출)

·Ministère de l'Éducation nationale et de la Jeunesse(2020) Covid 19 : Renforcer la continuité éducative dans les quartiers. https://www.education.gouv.fr/covid-19-renforcer-la-continuite-educative-dans-les-quartiers-prioritaires-303462 (2021.07.11.인출)

·Ouest France(2020). 970 000 élèves ont décroché lors du confinement. Ouest France. https://www.ouest-france.fr/education/rentree-scolaire/970-000-eleves-ont-decroche-lors-du-confinement-6947547 (2021.07.12. 인출)

·Tanca, L.(2021). Variant Delta: la mutation L452R est désormais majoritaire dans trois régions en France. BFMTV. https://www.bfmtv.com/sante/carte-variant-delta-la-mutation-l452r-est-desormais-majoritaire-dans-trois-regions-en-france_AN-202107060188.html (2021.07.11. 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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