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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의 가족 탐구생활

글   이정민 학부모(초·중학생 학부모)


#1 코로나에 빼앗긴 일상 <2020. 봄>
  올해 초 개학이 연기되고 아이들과 대화를 나눌 때만 해도 코로나가 가져올 심각성에 대해 생각할 겨를도 없이 봄을 스쳐 보냈다. 이후 반복되는 개학 연기에도 이전의 일상으로 오래지 않아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에 무더위 속 마스크 투혼으로 여름을 견뎠다. 그러나 아이들의 원격수업이 길어지며, 낯설고 서툴던 비대면 생활의 익숙함이 능숙한 경지에 다다르니 어느새 낙엽마저 아쉽다.


#2 너도? 나도! 코로나 블루
<2020. 여름>

  ‘코로나케이션’과 ‘돌밥돌밥’ 그리고 ‘코로나 블루’로 뒤섞인 올여름 우리 집 풍경이다. 코로나 이후 생긴 신조어들이 많은데, 그중 ‘코로나케이션’은 코로나19와 방학(vacation)의 합성어(온라인으로 대체된 수업 기간을 방학에 빗대어 부르는 말)라고 한다. 또한 ‘돌밥돌밥’은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 자녀들의 식사 준비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 주부들의 상황을 반영한(돌아서면 밥의 줄임말) 용어이다. 많이 알려진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로 인해 나타나는 무기력과 불안, 우울한 감정 등을 담고 있다. 이처럼 2020년 여름은 코로나로 원격수업을 하게 된 아이들과 집 안에서 삼시 세끼를 같이 하며, 말 그대로 지지고 볶으며 정신없이 보낸 것 같다.


#3 ‘당연한 것들’을 기다리며
<2020. 가을에서 겨울로>

  올해 가장 많이 듣고 말한 단어는 ‘마스크’인 것 같다. 다른 건 몰라도 마스크만은 떨어지지 않게 챙기다 보니 1년이 다 갔다. 분명 여느 때만큼의 시간을 살아 여기까지 왔는데,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 모래알처럼 2020년의 기억은 허전해서 우울하다. 그러나 코로나의 긴 터널을 지나며 마스크 투정 없이 개인 방역에 더 철저한 아이들이야말로 고마운 가르침이다. 중학생 딸은 등교가 늘어 원격수업과 병행하며 교과 학습에 적응하듯 자기 방식으로 우정을 나누는 마음이 기특하다. 또 초3 아들은 체육을 잘하기 위해 누나와 하는 홈트와 실내 자전거로 건강한 집콕 생활을 실천한다. 이런 모습을 보며 그동안 너무 평범해서 당연했던 것들의 소중함을 잊고 지낸 게 아닌가 생각해본다. ‘당연한 것들’이란 노래에 담긴 말처럼 다시 돌아올 그 날을 기다리며 지치지 말고 우리 다 같이 힘껏 웃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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