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 이달의 기사 전체보기

포스트 코로나 시대, 자원봉사활동에서 길을 찾다

글 최유미 부산디지털대학교 교수 제8기 자원봉사진흥실무위원회 위원(행정안전부)

  이제는 ‘청소년기의 자원봉사활동 필요 없다.’라고 할 수 있을까? 물론 질문에 대한 답은 ‘아니다.’라고 할 수 있다. 뜬금없는 질문에 의아해하는 독자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최근 우리나라의 청소년 자원봉사활동에 대한 참여뿐만 아니라, 자원봉사활동 자체에 대한 관심이나 필요성에 대한 인지도도 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본고에서는 청소년기 자원봉사활동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한편, 청소년 자원봉사활동의 감소와 활성화되지 못하는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대책은 없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기사 이미지

왜 청소년들에게 자원봉사를 말하나? 

  청소년기 자원봉사활동의 중요성과 필요성은 ‘봉사학습(Service Learning)’의 개념에서 찾아볼 수 있다. 봉사(Service)와 학습(Learning)을 통합한 개념인 봉사학습은 학교에서 학습하게 되는 교과활동을 통해 학습과 더불어, 조직된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학생들이 학습하고 발전하는 교육적 경험으로 볼 수 있다. 즉, 자원봉사활동도 생활 속 하나의 습관처럼 참여함으로써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속에서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는 것을 꿈꾼다면, 청소년기부터 학습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이러한 봉사학습을 추진하기 위한 우리나라 교육정책의 역사는 1995년 5.31교육개혁으로 거슬러 올라가 볼 수 있다. 5.31교육개혁의 봉사학습의 주요 골자는 ‘인성과 창의성을 함양하는 교육과정을 통해 학교급별로 체계화된 인성(도덕성, 사회성, 정서 등)교육을 실시하며, 정규교과 전체에 포함해 실시하며, 그중 자원봉사활동의 내용과 참가시간, 청소년 수련활동을 학교생활기록부에 의무적으로 기재케 하고 상급학교 진학 시 반영되도록 한다.’라는 것이 핵심이다. 5.31교육개혁 이후 1995년 당시에는 교육개혁 발표는 있었으나, 학교 현장이나 자원봉사 현장의 사전 준비 없이 시작되어 적지 않은 혼란이 초래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 후 청소년 자원봉사활동에 대한 참여와 관심이 고조되고, 학교 내에서뿐만 아니라, 학교 밖에서의 다양한 활동으로 확산하어 17여 년간 지속되어 왔으며, 청소년들의 진로 결정에도 많은 도움이 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청소년 자원봉사활동이 의무활동으로 인식되고, 입시과열 등의 문제로 인해 2019년 교육부는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방안’으로 2024학년도부터 청소년 자원봉사활동도 ‘학교’라는 울타리로 제한하고, 개인 봉사활동 실적은 대입에 반영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그리고 2025년부터 창의적 체험활동 재구조화를 통한 봉사활동 동아리 및 진로활동에 통합할 예정이다. 이러한 교육정책 변경에 따라, 청소년들의 학교 밖 자원봉사활동에 대한 참여와 관심은 급감하게 되었다. 통계청 연도별 사회조사 결과, 20대 미만 학생 자원봉사  참여율은 2019년 76.1%에서 2021년 23.3%로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1365 자원봉사 포털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최근 10대 자원봉사활동 참여 연인원이 2018년, 2019년 865만여 명에서, 2020년 281만여 명, 2021년 217만여 명, 2022년 160만 5천여 명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사 이미지


청소년 자원봉사활동, 어떻게 해야 할까?

  청소년기 자원봉사활동의 중요성과 필요성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간 학생 봉사활동의 의무 시행으로 비교적 자원봉사활동 경험의 기회가 균등하게 주어졌으나, 교육정책의 변화에 따라 시민 참여 기회의 불균형으로 학생들의 인성 및 시민성 함양의 기회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활성화되어 온 학교 밖 자원봉사활동이 급감하게 된 현실 속에서 이제는 청소년 자원봉사활동을 어떻게 안내하고, 참여하게 할 것인가가 큰 과제로 남았다. 그 해법을 명쾌하게 정리할 수는 없지만, 학교 내의 활동과 학교 밖 활동으로 나누어 제안하고자 한다. 


  먼저, 교육제도 내에서 인정하는 학교 내에서의 자원봉사활동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즉, 두 마리의 토끼를 잡고 싶어 하는 청소년들과 학부모의 입장에서 이왕이면 봉사활동을 통해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되거나 인정받기를 원할 것이기 때문이다. 중학생의 경우 15시간의 학교 내 자원봉사활동 시간을 인정받을 수 있다. 따라서 정규교육과정 내 비교과 활동인 학교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방법이다. 다만, 활동 인정을 위한 세부 기준 등은 시도교육(지원)청과 학교장의 재량에 따른다는 점에서 지역별, 학교별 차이는 있을 것이다. 또한 학교 내에서 이뤄지는 활동이라고 하더라도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기존의 실적 중심의 활동에서 자원봉사 문화를 청소년이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전환해야 한다. 학교 담당 교사에게만 의존하지 않고 지역의 자원봉사센터 등 자원봉사 전문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학교 내에서의 다양한 자원봉사 교육과 프로그램을 개발해 나갈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학교 밖 자원봉사활동은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학교 밖 자원봉사활동은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되지도 않고, 어떤 인센티브도 없다. 그렇지만 자원봉사 현장은 여전히 많은 자원봉사자의 손길이 필요하다. 얼마 전 언론을 통해 도서관 안내를 위한 청소년 자원봉사자 모집을 했으나, 필요한 인원의 50%도 지원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적이 있다. 이는 자원봉사의 의무화가 아닌, 자발적인 참여에 관심이 떨어진 탓일지도 모르겠다.


  ‘청소년들이여, 꿈을 가져라’라는 이야기는 내가 어렸을 때부터 듣던 이야기이다. 필자가 기억하는 세대에서는 어릴 적 꿈은 누구나 가지고 있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어 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하나의 장이 자원봉사 현장이기도 하고, 나의 꿈과 진로를 찾을 수 있는 곳도 자원봉사 현장이 되기도 한다. 학교에서 지식적으로 배운 내용을 지역사회에서 자원봉사활동으로 실천하며 건강한 시민의 역할을 익히는 경험으로 긍정적인 자아 정체감 형성과 공동체성 등 인성교육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제 청소년들 스스로 자신의 꿈과 진로를 찾기 위한 가벼운 발걸음을 옮겨 보는 것도 추천해 보고 싶다. 



자원봉사활동도 뉴노멀(New Normal) 시대

  지난 3년간 코로나19라는 팬데믹 현상으로 우리 사회는 모든 부분에서 침체기, 정체현상이 있다고 이야기해 왔다. 자원봉사의 흐름도 코로나19를 겪으며, 활동 방법과 형식이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사람들과의 직접적인 만남을 자제해야 했던 시기에는 대면활동보다는 비대면 활동, 개인활동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활동 방법 또한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취약계층을 위한 공연 영상 촬영(오프라인) + 홍보 및 배포(온라인)’ 활동, ‘자원재활용 관련 교육영상 시청(온라인) + 재활용 수집 및 정리활동(오프라인)’ 등의 형태로 진화하였다. 즉, 기존의 자원봉사 참여 방식이 대면성, 집단성, 공식성, 정규성이 원칙이었다면, 사회 전반적인 환경이 뉴노멀, 디지털 전환에 따라 자원봉사계 또한 온라인 자원봉사와 같이 비대면성, 비공식성, 비정규성, 개인주의적 일대일 접근을 선호하게 되었다. 말 그대로 자원봉사활동 또한 이제 우리 스스로가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 갈 ‘뉴노멀 시대’가 왔다고 할 수 있다. 



가정의 달 5월, ‘자원봉사 챌린지’ 어때요?

  이제는 의무적인 자원봉사활동, 그리고 시간에 매여 소위 때우기식 자원봉사활동에의 접근이 아닌, 가족,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는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해 보면 어떨까? 자원봉사 준비 단계부터 자원봉사활동 단계까지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활동도 있지만, 바쁜 시간을 쪼개어 조금의 관심만 있다면 손쉽게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이 있다. 


  그 대표적인 자원봉사활동이 ‘챌린지 활동’이다. 활동의 주제는 자원봉사활동 참여 독려 캠페인부터 줍깅활동, 환경지킴 챌린지, 자원순환 등 다양한 주제로 접근할 수 있다. 나 혼자 할 수도 있으며 친구, 가족이 함께할 수도 있다. 직접 자원봉사 현장에 나가서 활동하는 대면활동, 온라인 비대면 활동까지 다양한 형태로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학교 밖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청소년활동정보서비스 e청소년(www.youth.go.kr) 혹은 1365 자원봉사포털(www.1365.go.kr)에 접속하여 활동 내용을 검색해 볼 수 있으며, 직접 활동을 신청할 수도 있다. 

열람하신 정보에 만족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