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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②-1 교실 속으로 들어온 에듀테크 ① 부산교육대학교부설초등학교 - 시공간을 허무는 창의력 ‘듬뿍’ 맞춤 수업

글·사진 편집실

  부산교육대학교부설초등학교는 지난 2년 동안 온라인 콘텐츠를 제작 및 활용하는 시범학교로 온라인교과서를 제작하는 등 일찌감치 에듀테크 활용 수업을 진행해 왔으며, 참관수업을 통해 꾸준히 그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지난 4월 14일, 조현아 교사의 영어 수업(5학년 4반)과 장윤선 교사의 수학 수업(4반 1반)을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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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gonna give you my heart~”

  오전 10시 50분 어학실. 영어 수업이 시작되자 5학년 4반 24명이 영상을 보며 큰 소리로 팝송을 부른다. 큰 화면의 생생함과 음향의 웅장함이 마치 영화관에 온 것 같다. 수업 시작한 지 불과 몇 초 만에 학생들의 집중력이 ‘영어’로 모인다.


  “Whose sneakers are these?” 조현아 교사가 운동화를 들어 보이며 학생들에게 묻는다. 조 교사의 손에 들려있던 힌트가 적힌 메모지가 화면으로 쏙~. 학생들은 보우든 원어민 교사(Ms. Bowden)와 함께 영어로 운동화 주인 찾기에 나선다.



크롬북 활용해 물건의 주인을 찾아라! 과제 수행하며 영어 단수·복수 배운다

  전자칠판에 낯익은 얼굴과 물건들이 등장한다. 학생들은 운동화, 핸드폰, 물병 등이 누구 것인지 영어로 알아맞힌다. 모두 5학년 4반 친구들의 물건이다. 조 교사가 학생들의 답에 따라 단어와 이미지를 손가락으로 이리저리 옮긴다. 이번에는 짝꿍과 크롬북을 가지고 조 교사가 했던 것처럼 친구들의 선글라스, 모자, 물병, 신발, 핸드폰 등을 이리저리 붙이면서 영어로 대화를 나눈다. 영단어카드를 문장 빈 곳에 붙이기도 한다. 조 교사와 원어민 교사는 학생들을 돕는다.


  짝꿍과 활동이 끝나면 발표가 이어진다. 조 교사가 화면에서 학생들 이름을 터치하자 학생들이 활동하던 화면이 전자칠판에 뜬다. 단어 배열이 틀린 학생, 미처 끝내지 못한 학생의 화면도 그대로 뜬다. 끝내지 못했어도 발표로 완성한다. 덕분에 웃음이 넘친다. 


  이번엔 ‘젭(ZEP)’을 이용한 메타버스로 문제 풀이를 시작한다. 학생들의 아바타들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숨겨진 퀴즈를 푼다. 문제를 풀어야만 방을 나갈 수 있다. ‘방 탈출 게임’이다. 오늘 5학년 4반의 수업 단원은 “Whose Shoes Are These?”였다. 물건의 주인을 찾으면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영어의 단수와 복수를 익힌다. 


  오전 11시 40분. 4학년 1반 학생들의 수학 시간. ‘삼각형 세 각의 크기의 합 알아보기’가 수업 주제다. 장윤선 교사가 전자칠판을 통해 각도기 사용하는 법을 보여준다. 그리고 학생들도 태블릿PC로 각도기를 이용해 세 각의 합을 구해본다.


이번엔 알록달록한 다양한 삼각형이 전자칠판에 뜬다. 그런데 장 교사가 터치하니 삼각형이 3조각으로 찢어진다. 찢어진 세 조각을 이리저리 움직여 다시 붙이기도 하고 모양도 만든다. 


  학생들도 태블릿PC로 장 교사가 했던 것처럼 삼각형의 조각들로 모양을 맞춰보고, 친구들의 활동을 전자칠판을 통해 실시간 확인하고 발표도 한다. 수업이 끝날 무렵, 학생들이 수업 내용에 대해 정확하게 대답한다.

“오늘 수업을 통해 세 각의 합이 180도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에듀테크를 활용한 영어 수업의 장점은 학생들의 집중력이다. 조현아 교사와  원어민 교사가 질문하면 전자칠판의 상황을 영어로 발표하는 학생들에듀테크를 활용한 영어 수업의 장점은 학생들의 집중력이다. 조현아 교사와 원어민 교사가 질문하면 전자칠판의 상황을 영어로 발표하는 학생들

무궁무진 학습자료 & 빅데이터로 맞춤 학습

  이 학교의 영어 수업에서 주로 사용하는 에듀테크는 구글 사이트, 잼 보드, 젭, 워드월, 클래스카드다. 수학 수업에서는 북크리에이터, 온라인 수학교구(매스러닝센터), 디지털교과서, 구글 사이트, 구글 클래스룸, 젭, 티처메이드, 워드월, 티셀파 수학게임 등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에듀테크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어떨까? 5학년 4반 이다인 학생은 “크롬북이랑 다양한 에듀테크를 이용한 수업을 통해 자율적이고 수준에 맞는 수업을 할 수 있어 수업이 더 흥미롭고 재밌다.”라고 말했다. 서우석 학생도 “수업 중에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나 어려운 부분도 바로 복습할 수 있어 좋다. 가상의 공간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어 수업에 적극적으로 임하게 된다.”라고 대답했다. 


  4학년 1반 김민기 학생은 “수학의 창의성이 길러지는 것 같다.”라고 했으며, 변성윤 학생은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고, 친구들이랑 하는 활동이 흥미롭다.”라고 답했다. 차예준 학생은 “여러 가지 활동으로 수학에 관심이 많아졌고, 수업이 즐겁다.”라고 했으며, 정서현 학생은 “스스로 호기심을 갖고 학습을 할 수 있고, 문제 풀이를 통해 결과를 바로 알 수 있어 좋다.”라고 말했다. 


  에듀테크 자격증 소지자인 조 교사는 에듀테크 활용 수업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먼저, 온라인 플랫폼이나 앱은 클라우드 기반이라 학교나 가정에서 연계하여 학습을 지속할 수 있어요. 학습자 중심의 개별화 맞춤 수업도 가능합니다. 또 학습 과정이나 결과를 알 수 있어서 교사나 동료 학생들의 실시간 피드백과 평가도 이뤄져요. 이를 통해 학생의 성장과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어요. 끝으로, 교실이라는 한정된 공간의 제약을 넘어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어 학생들의 흥미와 관심을 높일 수 있습니다.”



에듀테크 활용 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업 목표’

  부산교육대학교부설초등학교는 지난 2년 동안 온라인 콘텐츠를 제작 및 활용하는 시범학교로 온라인교과서를 제작하는 등 일찌감치 에듀테크 활용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참관수업을 통해 결과들을 꾸준히 공개하고 있다.

  에듀테크 활용 수업을 준비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수업 목표를 절대 잊지 않는 것이다. 에듀테크 도구가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니라 성취기준 도달이 중심이 될 수 있도록 구성해야 한다. 


  조 교사는 “에듀테크를 활용한 수업을 하더라도 수업 목표 도달 측면에서 먼저 고려해야 한다. 교육과정, 성취기준, 평가에 대한 교사의 명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에듀테크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단순히 학생들의 흥미와 재미만을 생각해서 활용하는 것은 잘못된 접근이다. 수업에서 너무 많은 에듀테크를 활용하는 것도 좋지 않다. 온라인 수업이 필요한 만큼, 온-오프라인 수업이 균형 있게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장 교사는 “아이들이 단순하게 활동을 즐기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개념과 원리를 익히고 체화할 수 있는 활동으로 구성하고자 한다.”라며 “학습자 맞춤 수업 및 평가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학생의 활동 결과를 공유하고 누적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에듀테크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장 교사는 “아이들의 배움과 탐구가 일어날 수 있도록 수업 목표에 맞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구상하고, 새로운 것을 과감히 적용하며, 도구가 목적이 되지 않도록 유념하여 사용한다면 미래 역량을 기를 수 있는 수업이 이루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조 교사는 변화에 맞춰 선생님들의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을 강화해야 함을 강조했다. 


  “에듀테크는 계속 발전하고 있고 앞으로는 더 많은 변화와 발전이 있을 거예요. 이런 변화에 발맞춰 우리 선생님들도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을 키워서 학교 교육의 질을 개선해야 합니다. 온라인 학습 도구도 많이 알려졌고, 선생님들의 연구물도 많아요. 우수한 콘텐츠도 활발히 공유되고 있고요. 수업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연구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온라인 학습 도구를 활용하여 학생들에게 더 나은 수업을 할 수 있는 교사가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은 크롬북으로  친구들의 물건을 옮기면서  영어로 대화를 나눈다. 아이들은 크롬북으로 친구들의 물건을 옮기면서 영어로 대화를 나눈다.


자신이 크롬북으로 완성한  영어 문장을 전자칠판에서  수정하는 학생 자신이 크롬북으로 완성한 영어 문장을 전자칠판에서 수정하는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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