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 이달의 기사 전체보기

특별기획 2 - “야호, 학교스포츠클럽 다 모여라!”

글·사진 _ 편집실

“반갑다, 함께 신나게 뛰어보자”

  지난달 12일 천안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은 전국에서 모인 40개 학교스포츠클럽 족구팀 덕분에 시끌벅적했다. 13일까지 이틀 동안 천안종합운동장과 천안축구센터 대강당에서 치러진 제15회 전국학교스포츠클럽 축전(이하 축전)에 참여한 300여 명의 학생과 지도교사는 페어플레이를 약속하며 설렘 가득한 인사를 나누었다. 

전국학교스포츠클럽 축전에 참여한 티볼선수단(사진제공=학교체육진흥회)전국학교스포츠클럽 축전에 참여한 티볼선수단(사진제공=대구광역시교육청)

제주에서 열린 대면 탁구대회(사진제공=학교체육진흥회)제주에서 열린 대면 탁구대회(사진제공=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비대면 전국학교스포츠클럽 축전(화면 캡쳐)비대면 전국학교스포츠클럽 축전(화면 캡쳐)


  이번 대회는 학교스포츠클럽이 추구하는 ‘경쟁 속에서 존중과 배려를 실천하는 아름다운 경험’을 위해 순위를 가리지 않고 리그전 방식으로 운영한다. 학교스포츠클럽은 초등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 중 스포츠 활동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같은 학교 재학생들과 자발적으로 구성하고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스포츠 동아리 활동이다. 각 종목 협회나 학교 운동부에 선수로 등록된 학생은 학교스포츠클럽에 참여할 수 없다. 순위 등 경기 결과가 아니라 참가 학생들이 다양한 지역의 팀들과 교류하며 함께 성장하는 것에 목표를 두기 때문이다. 


  족구대회 참가팀은 첫날 조별 리그 경기 후 다음 날에는 상위리그, 하위리그로 나뉘어 수준별 경기를 진행했다. 이날 경기 외에도 국가대표 시범단의 신나는 족구교실, 현장 안전교육 체험 실습, 참가학생 장기자랑 및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도 함께 즐겼다. 


  허승행 충남족구협회 사무국장은 “수능을 앞두고 있어 고3 학생들이 많이 참여하지 못해 아쉽지만 오랜만에 즐거워하는 학생들을 보니 뿌듯하다.”라며 “족구는 어디서든 할 수 있고 평생 할 수 있는 운동이기에 더욱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전북 대표로 참가한 전라고등학교 김승현(3학년) 학생은 “수능을 앞두고 부담도 되었지만, 학창 시절 마지막 대회여서 참가하게 되었다. 연습량은 부족했지만, 대회에 오게 되어 즐겁다.”라고 말했다. 경기를 참관하던 학부모 강민기 씨도 “올해 아이들이 지역 대표로서 축전에 참여할 수 있게 되어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이렇게 한자리에 모여 함께 경기하는 경험이 그동안 열심히 땀 흘린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서 기쁘다.”라고 전했다. 


  김상훈 부산보건고 족구팀 감독은 “지난 2018년부터 축전에 참여해 왔다.”라며 “족구는 평생 스포츠라고 생각한다. 부상 위험도 적고 팀워크가 중요한 경기이기 때문에 족구 경기를 하는 동안 협력하며 서로 배려하는 등 학생들의 인성교육에 매우 도움이 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 대면·비대면 축전 동시 진행

  지난 13회, 14회 축전은 코로나19 감염병 예방 조치로 인해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비대면 첫해인 2020년에는 기록 측정 중심의 15개 비대면 종목으로 진행했다. 참가자들의 수행 영상을 평가해 이를 토대로 시상했다. 이후 2021년에는 결승 경기에 실시간 유튜브 중계를 도입해 참가자들의 흥미를 높였다. 


  윤창현 학교체육진흥회 과장은 “전국학생스포츠클럽 축전은 각 시도교육청이 분산 개최한다. 담당 장학사들로 구성된 운영지원단에서 전체적인 방향과 기획 과정이 이뤄진다.”라며 “비대면 축전의 종목 선정과 운영 방식을 결정하는 데 서울시교육청에서 진행했던 온라인 스포츠 한마당의 선례를 많이 참고했다.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2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면 경기와 비대면 경기를 함께 진행했다. 지난 10월 22일부터 시작해 11월 27일까지 대면 경기가 진행됐으며, 교육부 유튜브 채널 생중계 등을 통한 비대면 경기도 함께 열렸다. 


  치어리딩, 탁구, 풋살, 티볼, 플라잉디스크 등 대면 16개 종목은 서울, 제주, 전남, 대구, 강원 등 전국 각지에서 개최됐다. 대구에서 개최된 티볼대회에는 총 59개 팀이 참가했으며, 각 지역에서 선발된 모든 출전팀은 우수 학교스포츠클럽 인증 야구공 트로피와 기념품을 선물 받았다. 또 ‘난타 및 댄스동아리 공연’과 경기 대기 시간에 ‘홈런왕 선발전’, ‘강속구 대결’, ‘김용달 위원의 용달매직 타격법’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진행해 학생들의 호응을 얻었다. 제주에서 열린 탁구 대회에서도 경기 외에 제주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귤껍질 까기(귤껍질 아트), 탁구의 재탄생, 탭 볼을 이겨라, 포토존 등 다양한 문화체험 부스를 운영했다.

기사 이미지

천안에서 진행된 족구대회천안에서 진행된 족구대회


긴줄넘기를 넘는 학생들(사진제공=학교체육진흥회)긴줄넘기를 넘는 학생들(사진제공=인천광역시교육청)


플랭크, 버피텐 등은 비대면 대회로

  비대면 축전은 플랭크(몸을 엎드린 상태에서 일직선으로 유지하기), 스포츠스태킹(컵을 빠르게 쌓고 내리는 경기), 줄넘기 이중 뛰기, 농구 자유투 던지기, 탁구 랠리 등 15개 종목에서 경기 요강을 준수한 수행 영상 제출을 통해 실력을 겨뤘다. 왕복달리기, 저글링(양손으로 공 3개 주고받기), 제기차기, 서킷트레이닝(여러 가지 운동을 순차적으로 수행하는 순환운동), 버피텐(바닥 짚고 점프하기 체력운동), 탁구 등 6개 종목은 먼저 수행영상 평가를 통해 각 시도 대표를 선발한 다음 결승 경기를 교육부 유튜브 실시간 중계로 진행했다. 실시간 중계되는 6개 종목 예선에 1만 9,594명이 참여하는 등 학생들의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지난 2008년 총 4개 종목으로 첫발을 뗀 전국학교스포츠클럽 대회는 2019년 제12회 대회부터 전국학교스포츠클럽 축전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더 많은 학생이 참여해 축제의 장으로 즐길 수 있도록 변화했다. 또 학교스포츠클럽대회 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학생과 지도교사가 축전 참가 신청부터 선수 등록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참가자들이 경기 일정과 결과 등을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접근성을 높였다. 


  이석건 서울 성남고 감독은 “올해 대면으로 개최되니까 좋다.”라면서도 “마스크를 쓰고 운동하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족구장이나 네트, 공 등 시설을 구비하는 것, 대회 참가를 위한 유니폼 제작도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윤창현 과장은 “지도교사가 축전 참가를 위해서 학생을 인솔하는 동안 노력과 시간이 요구되는 데 이에 대한 지원이 미약하다. 학생들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사명감만으로는 힘든 부분이 있다.”라고 설명하며 “앞으로 코로나19 감염병 상황 이전 규모로 확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기사 이미지

족구 열정으로 똘똘 뭉친 원팀! 부산 신라중학교

  “선생님~ 내일 7시에 모여도 됩니까?”

  이기억 교사의 아침을 깨우는 것은 14명의 족구팀 학생들이다. 이 교사는 학생들이 연습하고 싶다고 하면 언제든지 나와야 한다며 팀원들을 향해 엄지를 올렸다. 공부하면서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야 하니까 학생들은 아침에도, 점심시간에도, 학원 가기 전에도, 잠깐씩 모여서 발을 맞춘다. 이번 대회에는 3학년 학생들은 남겨 두고 1·2학년 9명이 함께 왔다. 2018년에 이어 부산지역 대표로서 두 번째 출전이다. 지난해에는 토스 개수를 측정하는 비대면 대회에도 참가했다. 족구에 대한 열정이 진심이다. 

  이 교사는 “학생들이 평생 할 수 있는 운동을 알려주고 싶어서 2016년에 동아리를 만들었다.”라며 “그동안 족구동아리 활동을 하는 학생들이 체력과 체격이 좋아지고 학교생활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라고 말했다. 형제가 함께 족구팀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주장 강태우(2학년) 학생은 “애들이랑 아무 생각 없이 공에 집중하면서 같이 연습하는 시간이 좋다. 운동이 주는 순수한 기쁨을 느꼈다.”라고 밝히며 “다른 사람들의 경기를 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더 많은 경기를 뛰고 싶다.”라고 말했다. 



기사 이미지

공 사랑만큼은 우리가 족구왕 대구 팔달초등학교

  “괜찮아, 끝까지 공에 집중하자.” 

  오동민 지도교사의 응원에도 순천 북초등학교에 간발의 차로 지고만 ‘팔달족구왕’ 학생들. “나만 잘했으면 될 것 같은데...”라며 말끝을 흐리던 배건호(6학년) 학생은 “그래도 다음 경기가 있다는 것이 좋다.”라며 아쉬움을 털어냈다. 오 교사는 “승패를 떠나서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있다는 것을 배우는 것도 공부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경기를 통해 서로의 실수를 받쳐주고 배려하는 것을 배우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팔달족구왕팀은 수업이 끝난 뒤 친구들끼리 공놀이하다가 족구 규칙을 하나씩 배우다 보니 팀 결성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오 교사는 “그저 함께 공놀이하는 것이 좋았던 학생들이 족구의 재미에 푹 빠지다 보니 대구 지역 대표로 오게 되었다.”라며 “축전은 엘리트 선수가 아니더라도 경기의 박진감과 재미를 느껴볼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더 많은 학생이 참가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배건호 학생은 “공격이 제대로 되어서 득점했을 때 짜릿하다.”라며 “다른 팀의 경기를 보는 것도 재밌는데 잘하는 팀의 플레이를 보면 꼭 같이 경기해보고 싶다.”라고 바랐다. 열띤 응원을 아끼지 않던 이경옥 교장은 “학생들이 학교라는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 족구나 발야구, 줄넘기 등 몸을 움직이는 시간을 많이 가지는 것이 의미가 있다.”라며 앞으로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열람하신 정보에 만족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