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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마다 ADHD… 학교 부적응 실태와 원인

글│변찬석 대구대학교 특수교육과 교수·정서학습장애아교육센터 이사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이하 ADHD라 함)는 부주의, 과잉행동 및 충동성이 주요 특징이다. ADHD 학생은 특정한 한 곳(예, 가정)에서 증상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장면(예, 학교와 가정 등)에서 행동증상을 나타낸다. 이러한 증상은 다른 사람과 어울리거나 혹은 공부를 하거나 어떤 일을 수행하는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들은 세부적인 과제를 하는데 면밀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며, 과제나 활동을 조직하는데 어려움을 나타낸다. 또한 과도하게 말하거나 안절부절 못하며, 적절한 상황에서 차분하게 앉아있지 못하는 등의 부주의, 과잉행동 및 충동성을 보인다.

 


  미국 정신의학협회의 진단통계편람 최근 판인 DSM-5에 따르면, ADHD는 12세 이전에 증상이 나타나 청소년 및 성인기까지 계속 진행되는 만성적인 장애로 간주된다. 흔히 학생의 연령이 증가하면서 주요 증상이 줄어드는 듯이 보이지만 특정 연령에서 사라지지 않는 게 대부분이다.

 

 

일반학생과 구분 어려워, 면밀한 관찰 중요
  일반적인 학생들도 종종 자기가 할 과제를 잊고 수업 중에 멍하니 몽상하기도 하며, 생각없이 행동하거나 어떤 상황에서는 꽤 까다롭게 굴 때가 있다. 정상적인 학생들의 행동과 ADHD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관련된 증상들이 어느 정도로 빈번하고 심각하게 일어나는지, 혹은 가정이나 학교와 같은 다양한 상황에 걸쳐 나타나는지를 보다 면밀하게 살펴보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또한 ADHD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점을 이해하여야 한다. 예컨대, 어떤 ADHD 학생은 과잉행동적이거나 충동적이지만 부주의하지는 않을 수도 있으며, 또 다른 학생은 부주의하지만 행동이 지나치지 않은 학생도 있다. 학교에서는 특히 부주의한 증상만 가진 아동의 경우 행동적인 면에서 그리 지나치지 않아서 간과되기도 하지만, 이들이 지시사항을 잘 따르지 않거나 학업성취가 떨어지게 될 때 교사는 비로소 학생의 문제점을 파악하게 된다. ADHD 학생들은 즐겨하는 활동에 주의를 집중할 수 있지만 지루하거나 반복적일 때 주의를 유지하지 못하기도 하며 과제를 완성하지도 않고 다른 과제로 옮기거나 절차상 필요한 단계를 건너뛰기도 한다. 어떤 경우에는 과제에 지나치게 몰두해서 다른 과제로 전환하는데 어려움을 가지기도 한다. 본인 스스로는 최선을 다하지만 차분하게 혹은 조용하게 앉아있지 못하고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기 때문에 마치 불복종하는 듯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고의로 표출하는 행동은 아닌 것으로 이해하여야 한다.

 

 

한 학급에 1~2명 ADHD 진단
  ADHD 진단은 학령기에 들어서면서 진단되는 편이지만 심한 경우에는 보다 일찍 진단된다. 흔히 만 3-6세 때 증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며 학교생활에 접하면서 점차 구조화되는 환경에서 이들 증상의 심각성이 두드러지게 된다. 최근 ADHD 학생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되었다. 흔히 실제 출현율 조사결과는 가변적이어서 연구자들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미국 DSM-5는 비교적 신뢰할 만한 통계수치를 제공한다. 이 기준에 의하면 아동의 5%가 ADHD를 가지는 것으로, 이전보다 상향 보고되고 있으며 남아가 여아에 비해 3배가량 많은 편으로 보고된다. 20명 중 한 명꼴이라면 한 학급에 대개 한 두 명의 학생이 ADHD에 해당하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으며, 특히 남학생에게 많이 나타나는 장애로 간주된다. 우리나라에서의 연구도 1~10% 이상으로 다양한 출현율을 보이고 있다. 대개 연구자나 표집방법, 자료수집 및 진단적 정의 등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2006년도 서울대학병원 조사에서는 아동의 4.58%가 ADHD로 진단되었으며, 2008년 초등학생의 ADHD 조사에서는 5.7%로 조사된 바 있다.

 


  ADHD 학생은 연령이 증가하면서 점차 1차적인 행동증상이 표면적으로 줄어드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학업 및 사회적인 문제나 심리적인 문제 등의 2차적인 증상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예컨대, 저학년 학생이 나타내는 과잉행동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줄어드는 듯이 보이지만 안절부절 못하는 등의 행동으로 대체하여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고학년으로 갈수록 복잡한 교육과정으로 인해 주의집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학업성취도가 떨어지게 된다. 결과적으로 학습에 흥미를 잃게 될 뿐만 아니라 낮은 자존감을 보이거나 쉽게 흥분하며 공격적인 행동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조기에 문제를 발견하여 중재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에는 심각한 2차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특히 청소년기에 들면서는 사춘기 특성과 결합되어 훨씬 심각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ADHD가 불안장애, 우울장애, 품행장애, 반항장애 및 학습장애와 공존하는 경향성이 있다는 점은 초기 일차적인 증상이 환경적인 면과 상호작용하여 나타나는 부수적인 증상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ADHD 학생은 일반학생에 비해 과제집중행동을 보이지 못하여 결과적으로 학습부진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공격성에 있어서도 신체적 공격이나 무단결석, 반항이나 권위에 대한 불복종, 분노조절 실패 등의 문제를 동반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하여 또래에게 거부당하는 비율이 높고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결과적으로 ADHD 학생은 자아존중감 결여를 갖게 되고, 이러한 특성은 순환적으로 영향을 미침으로써 제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학습부진-대인관계 어려움-낮은 존중감’ 악순환
  ADHD를 정확하게 진단평가를 하기 위해서는 1차적인 면담 이외에 의심되는 아동을 학교를 포함한 다양한 환경에서 체계적인 관찰을 하여야 한다. 특정한 환경에서만 증상이 발생할 경우에는 환경적 영향으로 간주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환경에서 학생의 행동을 관찰하지 않은 채 단편적으로 판단을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 이외에도 심리적인 검사나 평가 척도나 설문지 등을 통해 수집되는 다양한 정보를 이용하여 종합적인 진단평가를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ADHD의 원인에 대해서는 완전하게 이해될 수 없지만, 먼저 유전을 들 수 있다. ADHD 아동의 부모나 형제가 ADHD를 가질 확률은 일반적으로 몇 배나 높은 편이다. 임신 중의 알코올 및 약물 복용도 ADHD의 위험을 높이며, 납에 노출되는 경우도 과잉행동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뇌의 구조나 기능에 있어서도, 예컨대 구조의 크기 차이도 보고되기도 하며 도파민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영향도 주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또한 전두엽의 기능저하로 인하여 인지능력, 주의력, 집중력, 충동억제능력 등을 담당하는 기관에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는 의견도 있다. 그리고 가족 스트레스, 부모훈육문제, 혹은 부모와의 상호작용 등과 같은 환경적 영향은 그 자체를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장애의 수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요인이라 하겠다.

 


  이상 대략적으로 ADHD 학생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간과하기 쉬운 것은 이들이 다양한 특성을 나타낸다는 점이다. 또한 한두가지 특성을 보인다고 해서 쉽게 장애 판단을 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진단기준에 따라 증감이 있을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환경에 따라 다르며 더구나 경계선에 놓여있는 경우에는 진단하는 사람에 따라 장애의 판단이 달라질 수도 있다. 장애로 분류되거나 위험수준에 있다면 어디에 배치되어야 하며 어떤 서비스를 지원해야 할 것인가? 부주의, 과잉행동 및 충동성과 같은 일차적인 증상과 학업문제, 공격성 및 낮은 자존감과 같은 이차적인 증상과의 관계를 잘 파악하여 어떤 면의 개선에 초점을 둘 것인지를 모색하는 게 필요할 것이다. ADHD 학생들이 대부분 가지는 학업적인 문제, 또래와의 부정적 관계 및 가족구성원과의 관계 등은 일차적인 증상으로 인해 나타나는 부차적인 문제이며 또한 이러한 것들은 순환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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