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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학력미달 학생 제로! 국가가 나선다

기초학력미달 학생 제로!

국가가 나선다

 

 

신익현 교육과학기술부 교육정보기획과장

 

 

기초학력미달 학생 제로!

 

 

201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 지난 3년간 전국 초·중·고등학교의 기초학력미달 학생비율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과 비교하여, 초등학교의 경우 기초학력미달 비율이 2.3%에서 1.5%로 줄었고, 중학교는 10.2%에서 5.6%로, 고등학교의 경우 8.9%에서 4.0%로 줄어드는 등 전체적으로 평균 7.2%에서 3.7%로 줄어들었다.

 

<초·중·고등학교의 기초학력미달 학생비율>

 

 

아울러 지난해 12월에 발표한 OECD PISA(국제학업성취도평가) 2009결과에 대해 세계 각국의 반응이 뜨겁다. 최근 방한한 데보라 로제비어 OECD 교육훈련정책과장은 “PISA 2009 읽기에서 한국의 최하위 수준(1수준) 학생비율이(약 6%) OECD 평균(18%) 3분의 1에 불과한 비결이 무엇인가에 대하여 회원국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PISA 수학과 과학부문의 기초학력도 향상되었으며 이에 대해 OECD에서 발행한 국제보고서에는 이러한 기초학력 향상의 첫째 원인으로 ‘국가수준의 학업성취도평가 등 기초학력 진단체제와 이에 따른 맞춤형 지원’임을 소개한 바 있다.

이와 같이 우수한 학업성취 성과는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지원을 함으로써 모든 학생들이 탄탄한 기초학습능력을 갖추고 자신의 잠재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정부와 학교가 함께 노력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수학 1수준 이하의 학생비율>,<과학 1수준 이하의 학생비율>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 한 명의 학생도 놓치지 않으려는 노력

지난 3년간 정부는 우리 교육현장에서 충분히 배려받지 못했던 기초학력미달 학생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교육적 지원을 강화하기 위하여 ’08년부터 전국의 초6, 중3, 고1(’10년부터 고2) 학생들 전체를 대상으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를 시행해왔다. 그 결과 기초학력미달 학생이 밀집한 학교를 ‘학력향상형 창의경영학교’로 지정하여 학교별 특성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하고 인턴 보조교사를 배치해왔다. 이와 함께 ’08년부터 지역별 평가결과를 공개하고 ’10년부터는 학교별 학업성취도평가 결과를 ‘학교알리미’ 사이트에 공시함으로써 학교와 지역사회의 기초학력미달 학생들의 학력향상에 대한 많은 관심과 노력을 유도해 왔다.

이러한 일들은 일부 교육청, 몇몇 학교의 노력이 아니라 전국의 1만 1천여 개 모든 학교의 노력과 관심의 결과이다. 전국 모든 학교에서 선생님과 지역사회의 노력이 없었다면 3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에게 꿈과 비전을 심어 주지는 못했을 것이다.

 

 

 

변화의 시작 : 미운오리에서 백조가 된 학교들

중식지원자가 전교생의 20%에 달하는 등 열악한 여건에 있는 서울 동대문구 숭인중학교는 2008년 학업성취도평가에서 기초학력미달비율 22.9%라는 최하위성적을 기록하였으나 2010년에는 기초학력 미달비율이 국어 0%, 영어 1% 등 평균 1.7%로 전국 평균을 훨씬 능가하는 놀라운 결과를 기록하였다. 교육전문가들은 숭인중학교가 ‘꼴찌학교에서 우수학교’로 변신한 이유에 대해 기초학력보장을 최우선 목표로 추진한 학교장의 리더십과 교사·학생의 합심된 노력이 주된 요인이라고 진단하였다. 그러나 이 학교 홍영호 교장은 정작 학교 성과의 모든 공을 학생과 교사들의 노력으로 돌렸다. “열심히 공부해 준 학생들이 자랑스럽고, 사도정신을 발휘하여 불평 없이 열심히 지도해 주신 선생님들이 존경스럽고 감사드립니다.”

인천 가정고교의 경우도 서울 숭인중과 유사하다. 지역의 사회적·경제적 배경이 열악한 학생들이 대다수인 이 학교의 2008년 기초학력미달비율은 20%로 전국 최하위권이었다. 그러나 기초학력 향상을 위한 특색사업을 잇따라 시행하면서 2010년 평가에서 수학은 기초학력미달 학생 23→4명, 영어는 12→1명 등 기초학력미달 비율 0.87%라는 놀라운 성과를 이루어 내었다. 학습 결손이 누적된 학생들이 포기하지 않고 꿈과 비전을 가지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기초학력미달 학생들과의 1대1 교사 및 대학생 멘토링을 지속적으로 운영한 것이 주효하였다.

두 학교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변화의 시작은 ‘지금까지 소홀히 해왔던 기초학력부족 학생을 위해 교육청과 학교, 지역사회가 함께 무엇을 할까’를 고민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리고 선생님의 노력, 희생, 그리고 사랑이 학생들에게 전달되면서 변화는 그 빛을 발한다. 꼴찌학교의 오명에서 우수학교로의 변화, 평균성적을 낮추는 미운 오리새끼에서 학교의 명예를 높이는 백조가 된 학생들. 이렇게 긍정의 변화는 우리 모두의 합심된 노력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01. 기초학력미달의 주된 원인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사각지대에 있었던 ADHD 등 정서·행동발달장애 학생들에 대한 맞춤형 지원이 본격화된다. 사진은 난독증 치료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들

01. 기초학력미달의 주된 원인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사각지대에 있었던 ADHD 등 정서·행동발달장애 학생들에 대한 맞춤형 지원이 본격화된다. 사진은 난독증 치료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들

 

 

 

향후과제 : 학습부진 사각지대 지원 통한 ‘기초학력미달 제로’ 실현

학생들의 학력에는 학교에서의 교육뿐만 아니라, 가정환경 및 지역여건, 학생 개인의 학습태도 및 의욕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이러한 다양한 변인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지난 3년간의 성과를 통해 학교현장의 선생님들이 한마음으로 노력하면 많은 것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동안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교육과정이 요구하는 기초학력에 미달하는 학생이 상당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 사람도 낙오되지 않고 모든 학생들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어 나가는 창의적인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의 기반이 되는 기초학력을 갖추도록 더욱 많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할 때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우선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를 더욱 안정화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2012년까지 기초학력미달 학생의 비율을 평가 시행 첫해인 2008년 대비 1/3 수준까지 줄어들 수 있도록 학습부진 학생에 대한 지원정책을 보다 체계화시켜 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그 동안 기초학력미달의 주된 원인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사각지대에 있었던 ADHD(주의력 결핍·과잉행동장애) 등 정서·행동발달장애 학생, 난독증* 등 학습장애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 결손가정·다문화 등 돌봄 부족으로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학습부진 원인에 따른 개별화된 맞춤형 지원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단위학교별 ADHD, 난독증 등의 학생 대상 진단 및 효과적인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전문상담사, 사회복지사 등 전문 인력을 배치하여 사각지대에 있는 학습부진 학생 구제를 위한 단위학교의 기능을 강화해 나가는 한편, 교육청 내에 의사, 임상심리사 등 구성된 ‘학습부진 종합클리닉센터’를 운영, 단위학교가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를 정기적으로 방문 해결하고 ADHD·난독증 등 학생·학부모 상담 및 교사 연수 등을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학교와 지원사회 전문기관(정신보건센터, 병원 등)과의 연계망을 구축·운영하여 대상 학생의 진단 및 치료와 관련하여 학교가 의뢰할 수 있도록 하고, ADHD 등 다양한 요구를 지닌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Wee 센터의 기능 강화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다.

아울러, 기초학력미달비율이 개선되지 않아 수년간 학력향상형 창의경영학교에 잔류된 학교에 대해서는 철저한 원인 분석을 통해 특별한 대책을 마련함과 동시에, 창의경영학교로 지정기준은 벗어났지만 여전히 전국 평균보다 기초학력미달 비율이 높은 기초학력미달 우려학교(전체 기초학력미달 학생의 63.5% 재학)에 대한 지원 또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교과부는 이러한 선진적인 기초학력 예방-지도-지원체제 구축을 위해 2년간 총 600억 원을 집중 지원할 계획이며 이 과정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시·도교육청과 함께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정부가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기초학력 보장정책은 지금까지 사실상 방치되어 왔던 기초학력미달 학생을 단 한 명이라도 놓치지 않는 탄탄한 기초학력 보장체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다. 중앙과 지방정부, 단위학교 간의 ‘우리 모두의 학생’을 어떻게 도와 줄 것인가에 대한 비전 공유·역할분담과 함께 학업성취도 평가를 통한 정확한 진단과 뒤처진 학교와 학생을 위한 촘촘한 지원이 있었기에 짧은 시간에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본다. 지난 3년간 학교와 선생님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고 우리 아이들의 밝은 미래를 위한 단비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더 많은 관심과 응원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 난독증(Dyslexia, 디스렉시아)이란?

지능과 시력, 청력 등이 모두 정상임에도 불구하고 언어와 관계되는 신경학적 정보처리 과정의 문제로 인해 글을 원활하게 읽지 못하는 증상을 말한다. 디스렉시아를 가지고 있는 학생들은 장시간 글을 읽거나 공부를 할 때, 집중력 저하, 눈의 피로와 두통 등을 호소한다. 또한 읽기, 듣기 능력이 떨어져 학습 장애를 겪게 된다. 시지각적, 청각적, 개념적인 난독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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