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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펫고등학교 플라잉독(Flying Dog) - 제2의 개통령 꿈꾸며 ‘오늘도 훈련 중’

글·사진 편집실

  경상북도 봉화군에 자리한 한국펫고등학교(교장 김동상)는 전국에서 유일한 반려동물 전문 특성화고등학교이다. 전국에서 모인 132명의 학생은 우리나라 반려동물 산업을 선도하겠다는 야심 찬 꿈을 키우고 있다. 그중에서도 플라잉독 동아리는 최고의 반려견 훈련사를 목표로 한 학생들이 모인 자율동아리이다. 초록빛 백두대간 자락 안에서 그보다 선명한 꿈을 꾸고 있는 플라잉독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고 왔다.


어질리티 등 다양한 도그스포츠 훈련을 할  수 있는 야외 훈련장에 함께 모인 플라잉독  부원들과 파트너 훈련견들어질리티 등 다양한 도그스포츠 훈련을 할 수 있는 야외 훈련장에 함께 모인 플라잉독 부원들과 파트너 훈련견들


반려견 훈련은 신뢰를 바탕으로

  장모 보더콜리인 줄리에게 삑삑이 공을 던져주고 있는 남은지(3학년) 학생의 눈에서 사랑이 뚝뚝 떨어진다. 남은지 학생은 “지난해에 줄리와 함께 출전한 첫 어질리티 대회에서 1등을 했다. 반려견이 테이블 위에서 5초간 멈춰 있어야 하는 난도가 높은 종목이었는데도 잘 따라와 주었다.”라며 “그 순간 서로에 대한 믿음이 느껴져서 1등을 한 것보다 더 좋았다.”라고 말했다. 

보더콜리 종인 차차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성승민 학생보더콜리 종인 차차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성승민 학생


  플라잉독은 어질리티와 같은 반려견 스포츠와 반려동물 행동 교정 등 반려견 훈련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이 2022년에 만든 자율동아리이다. 어질리티(Agility)는 디스크독(Disk Dog), 도그 댄스(Dog Dance)와 같은 도그 스포츠의 한 종류로서 반려견이 여러 개의 장애물을 통과해 결승점까지 도착하게 하는 반려견 장애물 달리기라고 볼 수 있다. 허들을 뛰어넘는 점핑, A형 프레임을 활용한 도그워크 종목, 터널, 12개의 봉을 지그재그로 뛰어서 통과하는 슬라브(위브), 테이블 종목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반려견과 사람의 호흡이 굉장히 중요하다. 


  부원들은 방과 후 수업 등 학교 일과가 모두 끝난 뒤 훈련을 함께한다. 훈련을 바탕으로 애견훈련 경기대회, 어질리티 대회, 프리스비 대회, 전국 핸들링 콘테스트, 관세청 탐지견 훈련 대회 등에도 열심히 참가하고 있다. 2022년 한 해 동안 22개 대회에 참가해 금상만 18개를 받았다.


  박만철 교사는 “대회에 참가하려면 새벽 4시에는 일어나서 출발해야 한다. 학생들의 자발적인 의지와 열정이 없으면 불가능하다.”라며 “고등부 참가자가 없어서 대학생부나 일반부와 경쟁하는데도 주눅 들지 않고 경기를 치르는 모습이 대견하다.”라고 밝혔다. 


  동아리 부원들은 한목소리로 선생님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성승민(3학년) 학생은 “선생님들께서 대회 때마다 먼 길을 같이 가주시고, 주말에도 훈련을 도와주셔서 부원들 모두 감사한 마음 뿐이다.”라고 말했다. 박 교사는 앞으로도 부원들이 건강하게 각자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기를 바라며 반려견을 사랑하는 마음을 꼭 간직하기를 당부했다. 


  이 밖에도 플라잉독 부원들은 봉화 지역주민 반려견 무료 행동 교정 활동, 지역의 유기견 보호소 청소와 유기견 관리 등 지역 봉사활동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골든리트리버 라온이와 함께 장애물 넘기 훈련 중인 배수민 학생골든리트리버 라온이와 함께 장애물 넘기 훈련 중인 배수민 학생


푸들 마요와 함께 A형으로 생긴 장애물을 올라가서 넘어야 하는  A-프레임 훈련 중인 이진주 학생푸들 마요와 함께 A형으로 생긴 장애물을 올라가서 넘어야 하는 A-프레임 훈련 중인 이진주 학생


부원들은 각자의 파트너견을 전담해서 돌본다. 교내에 조성된  산책로를 함께 걸으며 교감하는 플라잉독 부원들부원들은 각자의 파트너견을 전담해서 돌본다. 교내에 조성된 산책로를 함께 걸으며 교감하는 플라잉독 부원들



전국 유일 반려동물 전문 특성화고

  경북인터넷고등학교가 전신인 한국펫고등학교는 2019년부터 반려동물매니지먼트과, 반려동물뷰티케어과를 운영하며 반려동물 전문 특성화고등학교로 자리매김 중이다. 학교는 관련 시설을 확충하고 전문 인재 영입에 힘을 기울였다. 김동상 교장은 “인근 주민들을 배려해 방음벽을 설치하고 반려동물 훈련장과 산책로, 기숙사를 조성했다. 반려동물 산업이 발달한 수도권 지역 교사를 봉화로 모셔오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그 결과 지난 3년간 한국펫고등학교 평균 입학 경쟁률은 약 3:1에 달한다. 현재 1학년 45명, 2학년 43명, 3학년 44명이 재학 중인데 111명이 제주도, 서울, 경기 및 전남 등 타 시도에서 왔다. 전국에서 진학한 학생들을 위해 학교에서는 전교생에게 기숙사를 지원하고 있다. 장소은(3학년) 학생에 따르면 재학생은 대개 한 달에 한 번 정도 집에 다녀올 수 있지만, 담당 실습견이 눈에 아른거려 학교에 남아 있는 학생들도 있다고. 


  이곳 학생들은 훈련, 사육, 미용, 행동 교정, 펫 푸드 등 해당 분야 전문가를 초청해 실전 수업을 듣고,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고 있다. 또 훈련소, 강아지 유치원, 미용 관련 산업체 현장 실무 교육을 받고 펫 쇼, 박람회 등 행사에 참여하면서 다양한 실무 경험을 쌓는다. 졸업생의 65%는 반려견 훈련사, 조련사, 애완동물 돌보미, 반려견 스타일리스트로 활동 중이고 그 외 35%는 대학에 진학해 전공을 이어가고 있다. 


  김 교장은 “앞으로도 반려동물 산업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학생들이 설마 되겠어? 라고 생각하기보다는 각자의 비전을 갖고 꿈을 키워가기를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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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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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승민(3학년) 학생

  훈련견 차차와 어질리티 대회에서 챔피언을 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3학년이 되었다. 행복하게 고등학교 시절을 보낼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다. 취업에 대해 고민하고 있지만, 반려견 훈련사라는 꿈에 한 걸음 다가서고 있는 느낌이다. 요즘은 영어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다. 졸업 후에 반려견 유치원에서 경험을 쌓은 다음에 해외로 워킹홀리데이를 다녀오고 싶어서다. 우리나라와 다른 반려견 문화를 경험하고 훈련방식도 공부하고 싶다. 반려견 훈련사나 미용 분야에 관심 있는 학생들은 꼭 우리학교에 와서 견학을 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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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윤(3학년) 학생

  중학생 때 방송프로그램에서 천방지축이던 강아지가 훈련사로 인해 행동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 모습에 매료되어서 반려견 훈련사라는 꿈을 가지고 학교를 알아보았다. 우리 학교의 실무적이고 전문적인 교육과정 때문에 집에서 멀었지만, 입학을 선택했다. 동아리 규칙을 정하기 위해 동아리가 끝난 이후에도 늦게까지 남아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던 그 시간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플라잉디스크 훈련을 열심히 해서 세계 디스크 독 대회에 나가고 싶은 바람도 있지만, 현재는 훈련에 대해 좀 더 많이 배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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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주(3학년) 학생

  일반고와 한국펫고등학교를 놓고 고민을 많이 했었지만, 반려동물 훈련사라는 꿈을 위한 선택지는 하나였다.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친구들을 만나서 함께 응원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학교생활이 정말 행복했다. 함께 어질리티 대회를 준비하는 동안 힘들 때는 서로 격려해주고 조언해 주면서 성장했다. 대회 날 한마음으로 서로를 응원했던 기억은 잊을 수가 없다. 앞으로 1, 2학년 후배들에게 선배들로부터 배웠던 모든 것을 알려주고 졸업할 수 있기를 바란다. 또 나중에 더 큰 훈련사가 되어 동문 후배들을 가르치러 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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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은(3학년) 학생

  어릴 때 키우던 반려견이 아팠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부터 반려동물을 위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강아지나 고양이에 대한 사랑이 더 커졌다. 겨울방학 때 훈련소 소장님이 동아리로 오셔서 어질리티와 복종훈련을 알려주셨는데 부원 한 명 한 명에게 문제점과 개선점을 세심하게 알려주셔서 정말 많이 배웠다. 올해 대회도 열심히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펫 푸드를 비롯해 이론 공부도 열심히 해서 보호자들이 믿고 맡길 수 있는 훈련사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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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진(3학년) 학생

  어느 날 교실 게시판에서 학교 홍보 포스터를 보게 되었고, 썸머아카데미 프로그램에 참가해 보고 진학을 결정했다. 중학생 시절 꿈은 새끼동물 사육사인 포육사였는데 요즘은 훈련에 더 매력을 느낀다. 동아리에서 어질리티 대회에 참가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부원들의 실력이 빛을 발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또 서로를 진심으로 응원해주는 모습은 감동이었다. 가장 호흡이 잘 맞는 훈련견인 나라와 올해 대회 준비도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를 거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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