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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 설악중학교 봉산탈춤동아리 - 세계를 들썩이는 우리 흥을 제대로~

글 _ 편집실

“덩 기덕 쿵 더러러러~” 

  굿거리장단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BTS 덕분이겠지만 경기도 가평군에서는 설악중학교(교장 신순옥) 봉산탈춤반 굿거리장단이 최고다. 아이돌 춤도 좋지만, 장구장단에 맞춰 탈춤을 출 때 더 신난다는 봉산탈춤반 학생들. 뒤늦게 찾아온 가을 더위 속에서 공연을 준비하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학생들을 만나고 왔다.

적, 황, 청색 등 오방색으로 화려하게 만든 한복을 입고 기다란 한삼과  목중탈까지 갖춘 봉산탈춤반 아이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연습하고 있다.적, 황, 청색 등 오방색으로 화려하게 만든 한복을 입고 기다란 한삼과 목중탈까지 갖춘 봉산탈춤반 아이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연습하고 있다.


탈춤 매력에 풍덩, 지금은 연습 중!

  적, 황, 청색 등 오방색으로 화려하게 만든 한복을 입고 기다란 한삼과 목중탈까지 갖춘 봉산탈춤반이 운동장에서 대형 연습을 하는 동안 한쪽에서는 여학생들이 탄성을 그치지 않았다. 친구들과 앉아 있던 이은제(3학년) 학생은 “탈춤반 친구들의 즐거운 모습이 좋아서 보는 중이다. 학교에서 공연하는 것을 봤는데 멋졌다.”라고 말했다. 


  동아리 부원들은 봉산탈춤 이수자인 김은주 강사의 지도로 ‘낙양 동천 이화정’이라는 구호로 악사에게 음악을 요청할 때 하는 불림, 양쪽으로 한 번씩 고개를 떨어뜨렸다가 들어 올리는 고개잡이, 무릎을 90도로 유지한 채 몸쪽으로 들어 올렸다가 내려놓는 다리들기, 발뒤꿈치를 반대편 다리오금에 번갈아 가며 닿았다 놓는 황소걸음, 땅을 박차고 튀어 오르며 팔을 휘젓는 외사위 등 탈춤 기본 동작을 먼저 배운다. 그다음 외사위를 응용한 겹사위, 양사위 동작을 배우고 난 뒤 여럿이 함께 구성하는 팔목중춤, 합동춤과 봉산탈춤의 백미라고 손꼽히는 사자춤까지 익힌다. 한삼을 흩뿌리며 몸 전체를 써서 공간을 확장해 나가는 봉산탈춤의 역동성을 가장 잘 표현하는 팔목중춤은 마치 아이돌의 군무처럼 목중 간 호흡이 잘 맞았을 때 그 멋짐이 폭발한다. 


적, 황, 청색 등 오방색으로 화려하게 만든 한복을 입고 기다란 한삼과  목중탈까지 갖춘 봉산탈춤반 아이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연습하고 있다.적, 황, 청색 등 오방색으로 화려하게 만든 한복을 입고 기다란 한삼과 목중탈까지 갖춘 봉산탈춤반 아이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연습하고 있다.


  모닥불을 뛰어넘는 동작에서 비롯된 봉산탈춤 다리 동작은 마치 스쿼트 자세를 하면서 춤을 추는 것과 흡사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윤규열(1학년) 학생은 “운동을 따로 하지 않아도 탈춤 기본 동작을 배우고 대형 연습을 하다 보면 덩달아 체력이 좋아지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김 강사는 지난 2000년부터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산탈춤보존회에서 가평까지 매주 2회씩 왕복하고 있다. 김 강사는 “아이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이 너무 예뻐서 즐겁게 오게 된다. 코로나19 때문에 멈춰 선 동아리도 많은데 계속할 수 있어서 기쁘다.”라고 말했다. 전통문화 전승에 뜻을 모은 지자체의 예산지원과 학교의 의지, 학생과 학부모의 열정이 있었기 때문에 봉산탈춤반은 명실상부한 설악의 자랑거리가 되었다. 이렇게 22년 전통을 이어 온 탈춤반은 여러 경연대회에 출전해 우수한 성적을 거둬왔다. 2019년 경기도 청소년종합예술제에서 특별상을 받았으며, 최근 재개된 2022년 가평군 청소년종합예술제에서도 최우수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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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문화 전승에 뜻을 모은 지자체의 지원과 학교의 의지,  학생과 학부모의 열정으로 봉산탈춤반은 명실상부한  설악의 자랑거리가 되었다. 전통문화 전승에 뜻을 모은 지자체의 지원과 학교의 의지, 학생과 학부모의 열정으로 봉산탈춤반은 명실상부한 설악의 자랑거리가 되었다.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심어주다

  봉산탈춤반은 학기 초에 전교생을 대상으로 새로 부원을 모집하는데 이때 주변 지인, 형제·자매의 권유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형제가 모두 탈춤반 활동을 하는 윤찬열(3학년)·규열(1학년) 형제, 언니들이 모두 탈춤반 출신인 안선영(3학년) 학생 등 탈춤반 활동을 온 가족이 응원하고 있다. 정병인(3학년) 학생은 “동네 형이 탈춤반이 재미있다고 얘기해줘서 눈 딱 감고 1학년 때부터 시작했는데 정말 좋았다. 그 후로 많은 친구에게 탈춤반 활동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 강사는 “졸업 후에도 탈춤반을 찾아와 주는 선배들이 있어서 동아리가 계속될 수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동아리 운영을 맡은 곽종화 교사는 “국가무형문화재 제17호인 봉산탈춤을 배우고 공연하는 과정에서 협동심을 키우고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학생들에게 심어주기 위해 동아리를 창단하게 되었다.”라며 “다문화 학생이 전교생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학교의 특성을 고려할 때 전통문화 동아리인 탈춤반의 역할이 크다.”라고 강조했다. 

탈춤반은 설악중에 재학 중인 다문화 학생들이 한국 전통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 문화적 정체성을 가지는 데 기여하고 있다. 

  요즘 봉산탈춤반은 학교 축제 및 마을공동체 공연과 다양한 경연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부원들은 대회에 나가서 상을 받는 것도 좋지만 관객 앞에서 펼칠 공연을 더 바라고 있다. 조민기(2학년) 학생은 “사람들의 환호가 있는 공연이 비대면으로 할 때보다 훨씬 재밌다.”라고 말했다. 이상호(3학년) 학생도 “관객 앞에서는 무거운 사자탈을 들고 있어도 실수한 적이 없다.”라며 남은 기간 더 열심히 연습해서 좋은 공연을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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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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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3학년) 학생

원래 몸으로 익히는 데 오래 걸리는 편이라 운동이든 춤이든 배우는 데 시간 투자를 많이 해야 한다. 봉산탈춤은 탈을 쓰고 춤을 추기 때문에 잘 안 보이고, 힘들지만 동작을 하다 보면 차오르는 흥이 느껴진다. 또 대회 준비를 하는 동안에는 늦게까지 남아 연습하면서 선생님과 대화하고 1, 2학년 동아리 부원들과 더 깊이 친해질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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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윤(3학년) 학생

다른 동아리를 하고 있었는데 탈춤반이 공연하는 것을 보고 멋지다는 생각이 들어서 해보기로 결심했다. 학교 대표로 크고 작은 공연을 하는 동안 다른 친구들이 봉산탈춤에 관심을 두면 굉장히 뿌듯하다. 동생들에게도 탈춤반 활동을 추천하고 싶다. 힘들게 훈련하고 대회에 참가하는 모든 과정에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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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3학년) 학생

올해 동아리 부장을 맡으면서 지난 공연 영상을 다시 보며 부족했던 점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총동문회 축하 공연, 설악제, 가평군 문화예술 축제 등 여러 공연을 준비해야 하는데 그 시간 동안 즐기면서 했으면 좋겠다. 설악중학교 하면 탈춤반이니까 앞으로도 열심히 하는 봉산탈춤반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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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찬열(3학년) 학생 

봉산탈춤 덕분에 진로를 고민할 정도로 한국 전통 무용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아침 7시부터 공연을 준비할 때도 있어서 힘들 때도 있지만 관객들이랑 함께 호흡하는 것이 너무 좋다. 또 열심히 연습하는 동안 서로 배려하는 마음이 커지고 큰 상도 함께 받으며 즐겁게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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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인(3학년) 학생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어서 봉산탈춤반에 들게 되었다. 코로나 때문에 공연을 많이 못 했는데 가평문화예술회관 같은 큰 무대에서 관객들이 호응해 주는 것이 마음에 들어올 때 무척 좋다. 또 엄청나게 열심히 연습하고 노력한 결실로 대회에서 상을 탈 때 뿌듯하다. 우리가 하는 활동이 한국문화 발전에도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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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규열(1학년) 학생

형이 즐거워하면서 자랑할 때만 해도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직접 배워보니 동작 하나하나에 의미가 있다는 것이 놀라웠고 화려한 옷과 멋진 탈을 쓰고 춤을 추는 것이 정말 멋졌다. 움직이는 것을 즐기는 편이 아닌데 한삼을 휘두르면서 춤을 추는 동안 운동도 되고 공부 스트레스도 날려 버리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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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우(1학년) 학생

지금은 팔목중춤에서 칠목을 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봉산탈춤이 뭔지도 몰랐다. 봉산탈춤은 배우면 배울수록 재미있다. 학년과 관계없이 모두 친하게 지내면서 신나게 활동할 수 있어서 좋다. 연년생인 동생이 입학하면 봉산탈춤반에 들어오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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