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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통영 동원중학교 색소폰 오케스트라 ‘더샵(the #)’ - 음악 안에서 일상 반올림(#)

글 _ 편집실


  푸른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경상남도 통영시 동원중학교(교장 배문숙) 운동장에는 수업이 끝나고 난 뒤의 시끌벅적함과 요란함이 가득하다. 매주 수요일 오후에는 색소폰 오케스트라 더샵의 연습이 있다. 서로의 안부를 주고받느라 분주하던 아이들은 각자의 악기를 손에 쥐고서야 한숨 잠잠해지기 시작한다.


동원중학교 색소폰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에 모여 악기를 연주한다. 9월 정기연주회를  앞두고 맹연습 중인 학생들동원중학교 색소폰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에 모여 악기를 연주한다. 9월 정기연주회를 앞두고 맹연습 중인 학생들.



좋아해야 신나게 연주할 수 있다!

“알토는 조금 더 힘 있게 나오자. 틀려도 되니까 자신 있게 소리 내면 좋겠다.” 

  류재현 선생님의 지휘에 단원들의 눈빛이 사뭇 달라진다. 좀 전의 장난꾸러기들은 온데간데없이 악기에 집중하는 모습이 새롭다. 오늘은 새로운 곡을 연습하는 날.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를 대표하는 곡인 ‘지금 이 순간’의 악보가 단원들에게 전달된다. 처음 접하는 곡의 악보도 척척 읽어 내는 베테랑들은 2, 3학년. 아직 초등학생 티를 벗지 못한 1학년은 기초연습에 열중한다. 주말에도 연습실에 모여 세 시간씩 연습을 이어간다.

  알토, 소프라노, 테너, 바리톤으로 나뉘는 색소폰 파트와 드럼, 심벌즈, 실로폰, 큰북 등 타악기 파트로 구성된 더샵은 특수편성 오케스트라로 분류된다. 권태훈 담당 교사는 “악기의 음량이 작고 음색이 독특해 합주로 잘 사용하지 않는 색소폰이지만 창단 당시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악기가 무엇일까 하는 고민 끝에 선택된 악기”라고 설명한다. 또 “아이들이 흥미를 잃지 않도록 좋아하는 곡을 자율적으로 선정해 연주하기 때문에 더욱 즐겁게 활동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그래서 더샵의 레퍼토리는 대중가요, 팝, 재즈, 클래식 등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하게 이뤄진다. 올해 첫 공연이었던 ‘통영국제트리엔날레’ 개막 공연에서도 자유의 종(The liberty bell; J.P Sousa) 행진곡, 아바 메들리, 어벤져스 OST, 아름다운 강산 등 다양하고 수준 높은 레퍼토리로 참석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오늘은 새로운 곡을 연습하는 날. 지휘를 맡은 류재현  교사가 한 학생을 지도하고 있다.오늘은 새로운 곡을 연습하는 날. 지휘를 맡은 류재현 교사가 한 학생을 지도하고 있다.



코로나19 끝난 뒤 연주 여행 꿈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예술의 진정한 힘을 믿는다.’라는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2004년 창단된 더샵은 지역에 음악의 기쁨을 나누는 역할을 톡톡히 해오고 있다. 

  창단 초기에는 10여 명에 불과했던 단원이 현재는 50여 명에 이른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단원이 70여 명이 넘은 적도 있었다고 한다. 동아리의 역사가 깊어지는 동안 규모만큼이나 실력도 함께 늘었다. 코로나19로 대회를 치르지 못하다가 지난해에 비대면으로 진행된 제45회 대한민국관악경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또 2019년 대한민국 학생오케스트라 페스티벌에서는 앙상블 부문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농어촌 지역의 학교가 이 같은 성과를 꾸준히 내는 데는 예술교육을 위해 교육가족이 한뜻으로 뭉친 데다, 지역사회의 도움이 크게 작용했다. 더샵은 2012년 교육부 지정 오케스트라에 선정되면서 경상남도교육청, 통영시, 동원문화재단 등으로부터 악기 및 강사 지원을 비롯해 정기연주회 대관 협찬 등 동아리 운영 전반에 걸쳐 지속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이러한 지역사회의 협력으로 학생들은 음악적 능력뿐 아니라 바른 인성과 학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한편, 더샵은 단원을 뽑을 때 오디션을 보지 않는다. 악기를 연주할 줄 몰라도, 악보를 볼 줄 몰라도 지원할 수 있다.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과 음악을 하고자 하는 열정만 있으면 누구에게든 문이 열려 있다. 권태훈 교사는 “보다 많은 학생이 더샵 단원이 되어 음악과 함께 하는 좋은 경험을 나누면 좋겠다.”라고 말한다.

  김지성(3학년) 학생은 “평소에는 학교 끝나고 친구들과 놀 생각을 하는데 연습이 있는 날은 어떤 곡을 배울까 설레는 마음으로 참여한다.”라고 설명한다. 류재현 교사는 “무대에서 손이 떨리는 것이 보일 정도로 아이들이 긴장하는데, 그 긴장감을 이겨내고 연주를 완성했을 때 아이들이 느끼는 성취감이 크다.”라며 “아이들이 졸업하고 시간이 흘러도 찾아와서 계속 연주하고 싶다고 할 때 뿌듯하다.”라고 말한다. 김래원(3학년) 학생은 “통영국제음악당처럼 큰 무대에서 공연하는 것은 굉장히 떨리지만 연주하는 동안 가슴이 웅장해지는 느낌도 받는다.”라고 공연의 감동을 전한다.

  지난 2년여 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지역 행사와 정기공연 등이 취소되면서, 무대에 설 날을 고대하며 그동안 연주실력을 갈고닦은 학생들에게는 무척 아쉬운 순간이었다. 권태훈 교사는 “올해는 다양한 공연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라며 “경연대회 수상도 목표 중 하나지만 무엇보다 많은 연주를 기회 삼아 즐겁게 ‘연주 여행’을 다니고 싶다.”라고 설명한다. 지금은 9월로 예정된 정기연주회를 목표로 오케스트라 단원들 모두 구슬땀을 흘리며 맹연습 중이다. 


Mini Talk


기사 이미지이태일(2학년)

  1학년 때 담임선생님께서 보여주신 학교 홍보영상에서 오케스트라를 보고 바로 ‘이거다’ 싶었다. 색소폰의 모양과 특유의 음색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동아리 활동을 하는 동안 음악에 대한 이해도 높아졌지만,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부모님 앞에서 공연할 때 뿌듯 했던 마음을 잊을 수가 없다. 앞으로 더 많은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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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성(3학년)

  부모님의 권유로 오케스트라 활동을 시작했는데, 지금은 길에서 어떤 노래나 멜로디를 들으면 이 음악을 동아리에서 어떻게 연주해 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동아리를 좋아한다. 1학년 때 첫 공연은 너무 실력이 부족해서 부끄러운 흑역사로 기억하고 있다. 당시 2~3학년과 따로 연주했는데 우리들의 연주실력이 턱없이 부족했다. 그 후에 연주실력을 키우려고 많이 노력 했다. 아직도 첫 공연을 잊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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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성(3학년)

  평소에 악기에 관한 관심은 많았는데 색소폰을 배울 기회가 없었다. 학교에서 악기를 배울 수 있다고 해서 동아리 활동을 시작했다. 악기를 배우는 것도 좋았지만 합주하면서 단원들과 단합하게 되고, 여러 가지 추억이 생겨서 좋다. 특히 손이 덜덜 떨릴 정도로 추운 날 야외 공연을 한 적이 있었는데 힘들었지만 그만큼 기억에 오래 남는다. 그동안 공연이나 대회에 참가할 기회가 많이 없었는데 올해는 마지막인 만큼 많은 무대에 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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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준(2학년)

  통영초등학교 시절 관악부 활동을 하면서 색소폰을 연주했기 때문에 꼭 더샵에서 활동하고 싶었다. 색소폰을 계속 연주 할 수 있는 것도 좋았는데 동아리 친구, 선배들과 잘 지내게 되어서 학교생활이 더 좋아졌다. 최근 제 1회 통영국제트리엔날레 개막식 전 공연 무대에 올랐는데, 무척 떨렸지만, 단원들과 함께 연주하면서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잊지 못할 특별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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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래원(3학년)

  색소폰 소리는 경쾌해서 좋은데 직접 연주하는 동안에는 마음이 차분해지는 느낌이다. 또 연주하면서 집중력이 좋아져 공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코로나19로 무대에 많이 서지 못한 것이 무척 아쉽고, 올해는 그동안 못했던 공연과 행사에 많이 참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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