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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대, 아동·청소년 결식 실태 우리 아이들, 밥은 잘 먹고 있나요?

이봉주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장희선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연구소 연구원

  재난이라는 사회적 위험은 취약 대상에게 더욱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코로나19의 재난 상황도 예외는 아니었다. 코로나19라는 재난은 대응 능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아동·청소년에게 보다 많은 영향을 끼쳤다. 특히, 의식주는 아동·청소년의 기초적인 삶의 보장에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발생 이후 아동·청소년의 결식 경험이 증가하는 등 기본적인 생존권조차 침해받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본 글에서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아동·청소년의 결식 실태와 그 원인에 관해 국제비영리기구인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연구소의 아동 재난대응 실태조사Ⅰ·Ⅱ1 결과를 토대로 살펴보고 결식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한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2020년과 2021년에 각각 수행된 실태조사Ⅰ·Ⅱ에 의하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원격학습 기간에 ‘하루 3끼 모두를 챙겨 먹지 못한’ 아동·청소년의 비율이 각각 64.1%와 61.6%로 나타났다[그림1]. 2021년 결식 비율은 직전년도 대비 2.5%p 감소했지만 여전히 60%를 넘고 있으며, 이 비율은 2018년에 동 연구소에서 발표2한 결식 비율(49.9%)에 비해서도 10%p 이상 높은 수치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결식아동·청소년의 규모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에 비해 증가했다. 또한, 일평균 식사 횟수는 대면학습 시기에 비해 원격학습 시기에 더 적었다(2.6회 vs. 2.8회)[그림2]. 하루 3끼 중 점심이나 저녁을 거른 비율은 5% 미만이었던 데 반해 아침을 거른 비율은 원격학습 시기엔 56.6%였고 등교학습 시기엔 36.5%로 나타났다. 하루 중 아침 결식 비율이 높고 이 비율은 원격학습 시기에 더욱 높았다. 


  그렇다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왜 결식아동·청소년의 규모는 증가하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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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공백으로 배고픈 아이들

  실태조사Ⅰ·Ⅱ 결과에서, “식사를 챙겨주지 않아서” 결식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아동·청소년의 비율이 각각 7.6%와 7.0%로 확인됐다. 이 비율은 원격학습 시기의 경험 기준으로, 2021년 대면학습 시기의 4.6%에 비해서도 2.4%p 이상 높고, 2018년 조사 결과인 1.3%에 비해서는 약 5배 이상 높은 수치이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아동·청소년의 결식 경험이 돌봄 공백 및 보호자의 역할 가중과 결코 무관하지 않음을 추측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가장 큰 어려움으로 “자녀의 매 끼니 챙기기 및 장시간의 돌봄 상황”을 꼽은 보호자의 비율이 2020년과 2021년에 각각 19.0%와 17.8%로, 다른 9가지의 항목에 비해서 가장 높은 비율로 확인된 것 역시 이러한 맥락을 반영한다. 


  특히, 원격학습 시기의 결식은 가정의 돌봄 수준과 관련이 깊다. 실태조사Ⅰ·Ⅱ에 모두 참여한 아동·청소년 1,434명 중 원격학습 시기에 성인 보호자의 돌봄 수준이 2020년 대비 2021년에 감소한 아동·청소년의 일평균 식사 횟수는 2.6회로, 이는 돌봄 수준이 2021년에 감소하지 않은 아동·청소년의 2.7회보다 더 적은 횟수였다. 원격학습 시기 돌봄의 부재는 아동·청소년의 결식과 무관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실증적 결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인보호자 없이 자녀 홀로(혹은 자녀끼리) 있었던 날’이 코로나19 발생 이후 증가했다고 응답한 보호자의 비율이 2020년과 2021년에 각각 35% 내외로 확인되고 있어, 코로나19 발생 이후 돌봄 공백 심화와 결식아동·청소년 증가의 악순환이 우려된다.


경제 위기로 심화된 결식

  아동·청소년의 결식 원인을 경제 위기 맥락에서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집에 먹을 음식이 많이 없어서” 결식을 했다고 응답한 아동·청소년의 비율은 2018년 연구 결과에선 0.1%였지만, 이번 2020년과 2021년 실태조사 결과에선 각각 1.6%와 2.2%로 2018년 대비 16배 이상 폭증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가정형편 때문에’ 하루 1끼 이상의 결식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아동·청소년의 비율도 4.2%에 달했다.


  경제 위기 상황에서 결식아동·청소년의 증가는 필연적이다. 2007년에 27만 2천여 명이었던 급식아동지원사업3 대상자는 금융위기 발발 당시인 2008년에 41만 5천여 명으로, 직전년도 대비 약 53% 증가했다. 이 규모는 2년 뒤인 2010년에 48만 5천여 명으로 최고 수치를 기록한 이후, 2011년부터 대체로 감소했다(e-나라지표, 2021).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2008년 금융위기의 결식아동 규모 및 그 추이를 복기할 필요가 있다. 경제 위기로 인한 결식아동·청소년 규모는 작지 않을뿐더러, 그 추이는 경제 위기가 단기적 영향에 그치지 않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2020년 국정감사에서 논의된 바에 따르면, 2020년 8월 기준 급식지원 아동의 규모는 30여만 명으로, 2019년 한 해 지원규모인 33만여 명의 90%에 이미 육박했다. 실태조사Ⅰ·Ⅱ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소득감소 가정의 비율이 2020년과 2021년에 각각 전체 응답자의 약 35% 정도이고, 소득감소는 가구소득 수준이 200만 원 미만인 저소득 가정에서 각각 82.5%와 78.8%로 매우 높게 확인돼, 경제적 어려움이 저소득 가정에 더욱 집중되고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경제 위기 및 취약계층 결식아동·청소년에 대한 국가와 지역 수준의 좀 더 강력한 지원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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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 굶는 아이 없는 세상으로 

  코로나19 이후 원격학습 병행 실시와 함께 감염병 확산의 장기화에 따라 가정 내 보호자에게는 더욱 많은 돌봄 시간이 요구되고 있다. 맞벌이 가정과 한부모 가정뿐만 아니라 저소득층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경제계층에까지, 아동의 돌봄 문제는 우리 사회 내 다양한 가정을 관통하여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성인 보호자가 일하러 나간 사이 아동 홀로 혹은 아동끼리 라면 등 간편식으로 끼니를 해결하거나 거르는 모습이 비단 소수만의 일이 아님을 그간 수많은 언론 보도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아동·청소년의 굶주림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아동·청소년의 기본적인 삶의 보장을 위한 지원 정책은 소극적 차원을 넘어 좀 더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 돌봄 필요 가정이라면 사회·계층에 따른 조건이나 구별 없이 누구나 이용 가능한 대안 돌봄 체계를 구축하고 돌봄 인력을 확대 배치하여 필요 가정별 욕구에 따른 맞춤형 지원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이에 더해, 개별 가정 모니터링을 통해 돌봄 필요 가정의 수요를 상시적으로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공적 지원체계 내로 진입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돌봄 공백의 상황에 놓여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보의 비대칭과 신청자에 한해 제공되는 일부 지원 정책들은 돌봄 지원체계로 진입하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양산할 가능성이 높으며, 사각지대 아동·청소년의 지속적인 결식 경험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행 지원체계·정책 점검 필요

  결식아동·청소년 해소를 위한 지원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선 현행 지원 정책에 대한 점검과 보완도 필요하다. 정부에서 권장하는 급식 단가는 5천 원이지만, 2020년 기준 지역별 지원 단가는 최저 4천 원부터 최고 9천 원까지 약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급식아동지원사업이 2005년부터 지자체로 이관된 이후 지방이양사업으로 운영되기 시작하면서 급식지원 대상 기준과 지원 방법, 소요 재원에서의 지역별 차이가 존재한다. 재정자립도는 지역 스스로 살림을 꾸릴 수 있는 재정 능력으로, 2020년 기준 최고 지역과 최저 지역 간 재정자립도 격차는 10배 이상4이다. 지역 간 재정자립도 격차가 크다 보니, 아동에 대한 투자 재원과 지원 수준에서 불평등이 존재한다. 지역 간 불평등 완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정책 마련과 예산 편성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지원 내용의 질적 제고도 필요하다. 아동급식카드의 이용 가능 가맹점 중 편의점과 제과점 비율이 절반 이상(66.4%)을 차지하며, 일반·휴게음식점의 가맹 비율은 고작 28.7%에 불과하다. 성장기 아동·청소년의 건강한 발달을 위해서 양질의 균형 잡힌 식사가 중요한 만큼, 다양한 음식 업종으로의 이용 확대와 지역사회 내 다양한 자원 연계가 요구된다. 기본적인 생존권 보장을 위해 끼니의 ‘양’과 ‘질’적 수준의 최저 기준선은 상향 조정되어야만 하고 현행 격차는 최소화되어야 한다.


  결식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아동·청소년 결식문제는 단순히 ‘밥을 굶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번 실태조사에서도 나타난 것처럼 결식문제의 핵심원인 중 하나는 돌봄 공백이다. 식품과 음식이 있으나 이를 때마다 챙겨줄 사람이 없으면 아동·청소년 결식문제는 악화될 수밖에 없다. 결식아동·청소년 문제는 단순히 끼니를 해결하는 차원을 넘어 돌봄 공백을 줄여 아동방임과 방치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지역사회에서 돌봄 사각지대에 있는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통합적인 돌봄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1 해당 자료는 2020년 6월(실태조사Ⅰ)과 2021년 5월(실태조사Ⅱ)에 온라인 조사를 통해 수집된 것으로, 만4세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의 아동·청소년과 그 보호자 3,375쌍(2020년)과 3,994쌍(2021년)이 참여하였다. 

2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연구소에서 실시한 「2018 대한민국 아동권리지수(이봉주·장희선·신원영, 2018)」이다.

3 급식아동지원사업은 보호자의 사망, 가출, 행방불명, 구금시설 수용 등이나 사고, 질병 등으로 보호자로부터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아동을 대상으로 식사 제공 또는 식사 관련 식품 등을 지원하는 것으로, 18세 미만의 아동과 18세 이상의 고등학교 재학 아동이 대상이 된다. 이 사업은 2000년 10월부터 시작되었고, 2004년부터는 방학·토·공휴일의 중식 지원이 교육부에서 복지부로 이관되고, 지원 대상이 차상위계층 아동으로까지 확대되어 지원아동 수가 대폭 증가했다(e-나라지표, 2021.6.10 추출

4 100%에 가까울수록 재정자립도가 높음을 의미하며, 77.88%(최고)와 6.11%(최저)이다(지방재정365,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