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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자유학기제 수업콘서트, ‘수학으로 세상풀기’

생활 속 문제, ‘수학’에 노크하다

글_ 장유영 울산 진장중학교 수학교사



[2019 자유학기제 수업콘서트 현장. 중학교 자유학기 수업 사례를 나누기 위해 전국의 교원이 모였다. 이날 장유영 교사(2번째 사진)가 '수학으로 세상풀기'를 주제로 수업 노하우를 공개했다.]


  2019년 8월 7~9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자유학기제 수업콘서트가 열렸다. 수업콘서트는 중학교 자유학기의 수업 사례를 나누고 교실수업 개선을 위해 교원들의 자발적인 노력을 공유하는 자리로 올해 4회째 열렸다. 장유영(울산 진장중학교) 교사는 2019 자유학기제 실천사례 연구대회의 교과 입상자로서 8월 7일 전국에서 모인 교원을 대상으로 프로젝트 수업, ‘수학으로 세상풀기’를 주제로 그동안 교실수업 노하우를 공개했다. 장유영 교사와 함께 생활 속의 문제를 수학적으로 풀어보는 방법을 배워보자.


  ‘수포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많은 학생들이 어려워하고 거부감을 느끼는 과목이 바로 수학이고, 많은 학생들이 입시 과목이기 때문에 공부를 한다. 시험이 없는 자유학년제, 학생들에게 수학 공부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게 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에 교사의 욕심을 더해 학생들에게 자유학년제를 맞이하여 수학은 단순한 지식과 기능만을 습득하는 학문이 아니라, 주변의 여러 가지 현상을 수학적으로 관찰하고 해석하며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교과임을 가르쳐주고 싶었다. 그래서 문제만을 푸는 것이 아니라 수학으로 세상도 풀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자 수업의 소재를 학생의 생활에서 찾기로 하였고, 그 소재를 프로젝트 수업으로 풀어나가고자 했다.



# 사례1
정수와 유리수 단원 프로젝트 ‘최저임금 1만 원, 찬반토론’


•2013년 vs 현재 물가 비교하기: 양, 음의 부호를 활용하여 13년과 현재 생필품 가격 비교하기
•2013년, 현재 최저임금으로 살아보기: 정수의 덧셈, 뺄셈을 통해 2013년과 현재의 생필품 가격과 최저임금으로 주말 살아보기
•최저임금 1만 원, 찬반 의견 내기: 최저임금 1만 원 인상에 대한 자신의 의견 적어보기
•최저임금 1만 원, 찬반 토론: 최저임금 1만 원 찬반토론 및 동료평가

  작년 3월, 최저임금에 대한 뉴스와 논평이 쏟아지고 우리 아이들의 머지않은 미래와 관련이 있지만 학교와 사회는 완전히 분리된 공간처럼 최저임금에 대한 관심은 저조했다. 그래서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으로 어른들의 주제라고만 생각했던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우리들의 의견으로 토론한다는 것에 흥미를 느낄 것이라 기대하고 ‘최저임금 1만 원, 찬반토론’을 주제로 수업을 진행했다.

  양의 부호와 음의 부호를 학습한 후 이를 이용하여 현재와 2013년도 생필품 가격을 비교하여 물가 상승과 하락을 양과 음의 부호를 사용하여 표로 나타내게 하였다. 그리고 정수와 유리수의 덧셈과 뺄셈을 학습한 후에 자신의 하루를 계획하고, 그 계획에 맞춰 해당 연도 최저임금과 생필품 가격을 기준으로 가계부를 작성하고 덧셈과 뺄셈을 이용하여 현재와 5년 전의 생활을 비교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최저임금 1만 원 인상에 대한 찬반 토론을 진행했다. 네 반의 토론 결과는 달랐지만 많은 친구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 팀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첫째는 자신의 근거에 대한 자료를 성실하게 준비해 왔다는 것, 둘째는 같은 내용이라도 숫자로 표현한 자료에 청중들이 더 귀담아 들었다는 것, 셋째는 상대방의 주장을 잘 듣고 거기에 대한 반론을 잘 제기했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사회적 이슈를 자신이 직접 토론해 본다는 것에 뿌듯해 했으며 자신과 친구들의 토론 실력에 놀라워했다. 이 수업 이후로 많은 학생들이 토론과 설득하는 방법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 사례2.
일차방정식 단원 프로젝트 ‘여름, 전기세가 무서워’


•하루 에어컨 소비전력, 전기세 문자로 표현하기: 하루 에어컨 소비전력을 조사하고 전기세를 방정식으로 표현하기
•전기세 10만 원이면 에어컨 몇 시간 사용가능할까?: 한 달 전기세 10만 원이면, 하루 에어컨 몇 시간 사용가능한지를 방정식을 통해 해결하기
•전기세 포스터 만들기 및 발표하기: 가정용품의 소비전력을 조사하여 4인 가족의 전기세를 방정식을 통해 계산하기, 한 달의 전기세와 전기세 절약법에 대해 발표하기


  작년 7월, 무더운 여름 학생들의 관심사는 에어컨이었기에 ‘전기세 폭탄 될까 폭염에 일선학교 냉방 비상’이라는 제목의 신문기사 한 통을 학생들에게 읽어주며 ‘일차방정식’단원을 시작하였다. 소비전력과 전기세 계산법에 대해 알려주고 하루 시간 에어컨을 가동하였을 때, 소비전력과 그에 따른 전기세(누진세 적용하지 않았을 때)를 계산해보았다. 그리고 지난 6월 한 달간의 에어컨 가동시간을 대입하여 전기세를 계산하였다.


  일차방정식을 배운 후에는 작년 6월의 전기세를 이용하여 하루 에어컨 가동시간을 구하여 작년과 올해 에어컨 가동시간을 비교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이러한 활동을 모두 마친 후, 모둠별로 가정에서의 전기세 계산(누진세 적용)과 전기세 절약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막연하게 전기세가 많이 나오니 전기를 아껴 써야 한다고 설득하는 것보다 직접 전기세를 계산하는 활동이 훨씬 효과적이었다. 학교에서의 전기세 계산만으로 수업을 구성하였다가 가정의 전기세도 계산하자는 학생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수업 마지막에 모둠 활동을 추가하였다. 생각 외로 전자제품의 소비전력이 쉽게 찾아지지 않고 단위가 작아 전기세 계산에 고생은 하였지만, 수학의 유용성을 체감하고 직접 방정식을 세우고 해를 찾았을 때의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 사례3.
좌표평면과 그래프 단원 프로젝트 ‘그래프로 나의 마음 표현하기’


•좌표활용 보드게임 SET: 좌표평면 위에 펼쳐진 카드를 좌표로 호명하여 SET 완성하기
•나의 마음과 좌표: 자신이 주로 하는 일을 흥미와 성취도를 각각 축으로 두고 좌표평면 위에 표현하기
•정비례그래프와 퍼즐버블: 그래프를 통해 퍼즐버블 게임 해결하기
•그래프 해석하여 아나운서 대본 작성하기: 주어진 그래프를 해석하고 그 상황을 창의적으로 상상하여 아나운서 대본 작성하기
•나의 마음과 그래프: 나의 마음에 영향을 주는 것을 주제로 표, 그래프로 표현하고 해석하기

  세상의 여러 가지 것들이 서로 관계를 맺고 변화하고 있으며 이를 수학적 관계를 통해 시각적으로 간결하게 표현할 수도 있다. 단순히 거리와 속력 간의 관계가 아닌 ‘나’를 중심에 두고 나와 관련을 맺고 있는 것들을 좌표평면, 관계식, 표, 그래프를 통해 나타내며 수학의 유용성과 표현력을 기르고자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먼저 좌표와 그래프를 통해 게임을 해결하도록 했다. 좌표평면 위에 보드게임 ‘SET’을 펼쳐놓고 좌표를 활용하여 카드를 호명하도록 한 후 게임을 진행하여 좌표평면의 유용성을 알도록 하였고, 그 후에 자신이 주로 하는 일들을 흥미와 성취도를 x축, y축으로 두고 좌표평면 위에 표현하는 활동을 하였다. 또 오락실 게임 ‘퍼즐버블’에서도 정비례 그래프를 이용하여 수학적으로 게임을 해결하도록 하며, 그래프를 그리는 법과 그래프가 생활 속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것임을 알도록 하였다. 반비례 및 일반적인 그래프 해석까지 모두 습득한 후에 나의 마음에 영향을 주는 것 하나를 선정하여 이 둘 사이의 관계를 표, 그래프, 가능하면 관계식까지 표현하도록 하였다.

  이 수업으로 게임 등 생활 속 다양한 분야에서 좌표와 그래프를 찾으며 유용성을 느낄 수 있었고 특히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때 학생들은 의외로 솔직하게 표현하여 지금 아이들이 무엇을 고민하는지를 알게 되어 조금 더 학생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 좌표와 그래프를 통해 게임을 즐기듯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학생들 (지난해 지도학생들 모습임) ]



학생들의 다양한 역할을 한눈에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면서 우리들에겐 많은 변화도 있었다. 매 단원마다 가정통신문을 통해 수업 내용과 학생들의 성장 정도를 간단히 담아 가정으로 전달하였다. 새로운 수업 방법을 시도할 때 늘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앞섰는데, 단원마다 보냈던 가정통신문이 수업을 준비하는 교사에 대한 응원으로 돌아왔다. 그 응원들이 1학기에서 그만둘까 했던 프로젝트 수업을 지속하게 했고, 현재에도 새로운 시도에 있어 많은 힘이 되었다.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의 다양한 역량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로 인해 학생들은 수학에 대한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보통은 수학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눈에 띄는 반면에 프로젝트 수업에서는 토론, 비주얼 씽킹, 글짓기, 발표 등 각 분야별로 두각을 드러내는 학생들이 달랐다. 이는 학생들을 보는 교사의 관점을 바꿔놨고 학생들 역시도 수학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프로젝트 진행 중에도 수학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은 있었고 그들은 계속해서 교사에게 고민거리를 안겨준다. 재미있는 수업은 항상 흥미 있는 수업이라 할 수 없지만, 흥미 있는 수업은 재미있는 수업이고 학생들의 흥미는 교과와 생활이 연결되었을 때 유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교과와 생활을 연결하고자 노력하며 학생 한 명이라도 더 수학에 흥미를 갖고 다가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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