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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터치 교사가 주도하는 하이테크 교실혁명

글·사진 | 박진선 대전지족고 교사

  2024년 1월 18일 교육부에서 주최한 수업혁신사례 연구대회 시상식에서 중등 분과 사례 발표를 마치고, 1월 22일부터 12일간 미국으로 자율연수를 다녀왔다. 가장 인상 깊었던 곳 중 한 곳은 실리콘밸리의 구글과 애플 본사, 스탠포드 대학교 탐방이었다. 특히 스탠포드 대학교 캠퍼스 내 학생 서비스 센터의 슬로건이 인상 깊게 남아 있다.


1. 스탠포드 대학교 학생 서비스 센터스탠포드 대학교 학생 서비스 센터


2. 실리콘밸리 소재 애플 본사 방문자 센터실리콘밸리 소재 애플 본사 방문자 센터


“낡은 생각과 방식에서 벗어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우리의 미래에 대해 새로운 방향으로 생각하라”(제인 스탠포드)


  이러한 혁신을 향한 스탠포드 대학교의 기업가 정신이 실리콘밸리의 신화를 견인하였고 지금의 기술 혁신을 이룩한 원동력이 되었다.


  또한 실리콘밸리의 애플 본사에서 운영하는 방문자 센터에서는 아이패드를 활용하여 증강현실(AR)을 기반으로 누구나 애플 본사의 건물 모형을 가상으로 둘러볼 수 있었다. 애플에서 출시한 다양한 제품들의 디자인뿐만 아니라 기술 혁신까지도 체험해 볼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비교미디어연구학 교수이자, 하버드대학과 MIT가 협업해 만든 무료 MOOC인 에드엑스(edX)의 연구개발자이기도 한 저스틴 라이시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배운 대로 가르치는 경향이 있다.”라고 했다. 교사들 또한 과거에 자신들이 배운 대로 가르치려는 범주를 벗어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전환 시대를 맞아 이제는 교사가 먼저 다양한 에듀테크를 수업에 적용해보는 경험을 토대로 한 자율적인 수업 혁신의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더하여 우리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학습의 경험을 축적하도록 도와야 하는 것 또한 교사들의 중요한 책무이다.


챗(CHAT) 수업 모형 설계챗(CHAT) 수업 모형 설계


챗(CHAT) GPS 융합프로젝트 탐구 과정챗(CHAT) GPS 융합프로젝트 탐구 과정



수업 고민, 수업 혁신 연구의 출발점

  2023년 수업혁신사례 연구대회(챗GPS 융합프로젝트로 미래핵심역량(CPR)도 키우기)에 참가하여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고민으로부터 수업 혁신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였다.

첫째, 교사 주도 수업에서는 잠만 자는 아이들, 어떻게 이들을 배움에 참여하게 할까?

둘째, 디지털 네이티브 학생들의 흥미를 끄는 에듀테크(인공지능·메타버스) 활용 수업은 어떨까?

셋째, 정답만 찾는 교육에서 미래 핵심 역량을 키워주는 영어 수업 혁신은 어떻게 해야 할까?



수업 혁신의 열쇠로 연구의 문을 열다

  앞서 언급한 수업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열쇠로서 다음과 같이 수업 혁신 연구의 문을 열어 보았다.

첫째, 개별화 맞춤형 영어 수업을 위한 에듀테크 환경을 조성한다.

둘째, 디지털 네이티브들을 위한 영어 의사소통 환경을 조성한다.

셋째, 국제 문제 해결 위원회 활동으로 지속 가능한 삶의 방향을 제시한다.



수업 혁신을 위한 수업 모형 설계

  본 연구에서는 챗(CHAT) GPS 융합프로젝트를 개발 및 적용하여 학생들의 미래 핵심 역량을 신장하고자 하였다. 여기서 챗은 영어 수업에서 학생들 상호 간에 토의·토론(Chat)을 활성화하고, 에듀테크(인공지능과 메타버스)를 활용하여 학생들이 활발히 상호 작용하도록 함으로써 교실 안팎, 온오프라인에서 영어로 의사소통할 기회를 최대한 자주 제공하도록 설계한 영어과 교수·학습 모형이다. 또한GPS는 Global Problem Solvers의 약자로, 지속 가능한 삶의 방향을 주도적으로 제시할 줄 아는 진취적이고 소통에 능통한 학생들을 말한다. 


  다시 말해 ‘챗GPS 융합프로젝트’는 학습자 스스로가 국제 문제라고 인식한 현상을 찾아 진로 계열이 유사한 동료 학습자들과 각종 국제 문제 해결 위원회(Global Problem Solving Committee)를 조직하여 모둠별 프로젝트 핵심 질문을 선정하고, 영어와 타 교과 지식, 개인별 선정 도서와 영어신문 읽기를 통해 습득한 지식을 융합하여 학생 수준의 실현 가능한 해결 방안을 찾아 제시하는 학습자 참여 중심 프로젝트이자 영어과 교수·학습 모형을 말한다.



프로젝트 설계의 시작, 핵심 질문을 던지며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 국제 사회의 문제는 무엇이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급격한 기후 변화와 변화무쌍한 지구 환경의 위기 속에 예측 불가능한 미래를 살아가야 할 학생들이 다가오는 여러 문제 앞에서도 원활한 의사소통을 바탕으로 창의적이고 유연한 사고의 문제해결 역량과 정보의 홍수 속에서 비판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고정되고 분절된 교과 지식에만 머무르지 않고 교과서에서 학습한 내용을 넘어 다양한 지식들을 융합·적용할 수 있는 각종 국제 문제 해결 위원회를 조직하여 학생들 스스로 지속 가능한 삶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교과 융합프로젝트를 설계하였다.



메타버스·인공지능 활용 디지털 프로슈머로 거듭나다

  프로젝트 마지막 단계에서는 국제 문제 해결 위원회별로 탐구한 국제 문제와 발생 이유, 해결 방안을 인공지능과 메타버스 산출물을 활용하여 친구들에게 설명하도록 하였다. 스테이션 교수 활동을 위해 위원회별로 정해진 시간 동안 스테이션을 돌며 각자 맡은 역할을 수행하였다. 여기서 산출물을 제작하기 위한 에듀테크는 인공지능 기반 북크리에이터와 메타버스 가상현실 전시관과 증강현실 머지큐브 콘텐츠를 구현한 코스페이시스 에듀가 대표적으로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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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메타버스 VR 가상 전시관 제작 활동메타버스 VR 가상 전시관 제작 활동


4. 메타버스 AR 머지큐브 콘텐츠 제작 활동메타버스 AR 머지큐브 콘텐츠 제작 활동



가장 큰 수업 혁신의 변화는 학생 주도성으로부터

  교사 주도의 강의식 수업에서는 늘 자기만 하던 두 명의 학생들이 인공지능과 메타버스를 활용한 학생 주도 활동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며 두각을 나타내더니 디지털 세계와 가상공간에서는 새로운 역량을 발휘하며 자신들만의 독특하고 흥미로운 콘텐츠들을 제작해내었다. 이들이 보여준 긍정적 변화는 주변 학생들의 배움과 창작 욕구를 자연스럽게 자극해 내어 교실 전체의 열정적인 참여 분위기 조성과 함께 완성도를 갖춘 결과물들이 나오게 되었다. 이러한 인공지능과 메타버스 도구를 활용한 에듀테크 교육은 영어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개별화된 학습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해주었다. 


  본 연구를 통해 첫째, 2015 개정 교육과정과 2022 개정 교육과정의 방향성을 반영한 영어과 교수·학습 모형인 챗(CHAT) GPS 융합프로젝트를 개발하였다. 

  둘째, 에듀테크(인공지능·메타버스)를 활용한 챗GPS 융합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영어 학습에 대한 흥미도와 만족도가 증가하였다. 

  셋째, 프로젝트 활동 결과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지속 가능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미래 핵심 역량(의사소통 역량, 문제해결 역량, 비판적 성찰 역량)을 신장하였다. 


  <대한민국 교육트렌드 2023>에서 김진경은 “정말 큰 변화는 멀리로부터가 아니라 발밑으로부터 온다.”라고 했다. 이제는 발밑까지 가까이 다가온 디지털 기술의 변화와 이에 대한 발 빠른 적응과 다양한 에듀테크를 유연하게 수업에 적용할 줄 아는 교사 개인의 역량이 너무나도 중요한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 따라서 무엇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져야 하는 한 명 한 명의 소중한 우리 아이들의 맞춤형 교육을 위해, 우리 교사들이 걸어갈 디지털 수업 혁신과 교실 혁명을 향한 도전의 길을 열렬히 응원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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