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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학교는 경험의 공간, 온라인 국제교류로 너의 날개를 펼쳐봐!

글·사진 _ 김성희 인천공항고등학교 교사(2021-2022 유네스코 아태교육원 다문화가정대상국가와의 교육교류활동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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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님! 저 지금 말레이시아 친구들과 인권 회의 중이에요. Emerald가 PPT 내용을 조금 더 준비했는데 발표 시간을 늘릴 수 있나요?”


  오늘도 카톡방에서 학생들이 질문을 한다. 말레이시아 학생들과 한 팀이 되어 세계의 문제와 미래사회의 전망을 토론하는 수업이다. 우리 학생들이 영어를 잘하기 때문에 말레이시아 학생들과 팀별 토론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냥 자연스럽게, 한국의 한 교실에서 토론 수업을 준비하듯, 온라인에서 외국 학생과 팀별로 토의하고 결과물을 발표하는 자리를 마련해준 것이다. 처음에는 영어 실력 때문에 쭈뼛거리던 학생들이었지만 수업 상황이 닥치자 손짓, 발짓, 파파고 등을 동원하여 열심히 토의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내가 우려했던 것과 달리 빠르게 변화하는 수업 방식에 유연하게 적응하고 있었다. 


학교는 경험을 제공하는 ‘놀이터’ 

  학교란 무엇일까? 짧지 않은 교직생활 동안 세상은 점점 넓어지고 온라인이라는 무기를 앞세워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걸 몸소 체감한다. 오래전 교직에 첫발을 내디딜 때 보았던 예쁜 학생들의 눈망울에 이제는 더 넓은 세상을 자신의 개성으로 휘젓고 다니고 싶다는 호기심이 발동하는 것을 매번 보게 된다. 교사로서 이제 학교는 학문을 전하는 상아탑에서 벗어나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놀이터로 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학생들은 ‘학교’가 아니더라도 지식을 접하고 배울 공간이 너무나 다양해졌다. ‘학교’는 지식 경쟁에서 아이들을 이끄는 공간이 아니라 이제는 삶의 지혜를 기를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이런 고민이 들 찰나 교육부와 유네스코 아태교육원에서 주관하는 다문화 대상 국가와의 교육교류 사업 공문이 눈에 띄었다. 바로 이것이 우리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기회라는 확신이 들었다.



교실 안으로 들어온 세계시민교육

  ‘온라인 국제교류’란 온라인 공간에서 양국 학생들의 문화와 학문을 교류하고 학생들의 세계시민 역량을 강화해 나가는 데 목적을 둔다. 유엔에서 제시한 17개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실천하며 미래사회를 이끌어 나갈 학생들의 국제화 감각과 상호문화이해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세계시민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모두가 공감하지만, 막상 교육 현장에 적용해 나가려면 여러 난제가 따른다. 특히 입시를 앞둔 인문계 고등학교에서는 자칫하면 학생들에게 불필요한 활동으로 낙인찍혀 외면당할 수도 있다. 처음 이 교류를 시작할 때 가장 큰 고민도 바로 이것이었다. 어떻게 하면 온라인 국제교류를 통한 세계시민교육을 자연스럽게 교실에서 진행할 수 있을까?

  나는 3가지에 초점을 두고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 


‘한국-필리핀 굿모닝 코리아’ 줌(Zoom) 수업 화면‘한국-필리핀 굿모닝 코리아’ 줌(Zoom) 수업 화면


01 우선, 학생들이 주인공이 되는 온라인 국제교류 활동을 기획했다. 학생들의 요구(Needs)를 분석하고 학생들이 선도(Lead)하는 활동을 만들었다. 인문계열 전공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해외 학생과 사회문제를 논하고 싶어 했으며 자연계열 전공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외국 학생들과 함께 생태 탐구를 진행하고 싶어 했다. 


  이에 인문계열 전공 희망 학생들을 위해 미래사회를 위한 SDGs 사회문제 토론 수업을 기획했다. 한국 학생과 말레이시아 학생이 한 팀이 되어 코로나19 이후 교육 격차, 인권문제, 이주민 문제, 환경문제 등 총 4개의 주제에 대해 온라인 카카오톡, 줌(Zoom) 회의 등에서 토론한 후 발표하는 수업이다. 주제별로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상황을 비교 분석하고 해결책을 내놓는 이러한 토론 수업은 한국 고등학생들에게 익숙한 토의 발표 형태이나 언어가 영어라는 점, 외국 친구와 한 팀이 된다는 점이 새로운 도전이 되었다. 


  한편 자연계열 전공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위해 생태 탐구 수업 ‘에코바이오 프로젝트(Eco Bio Project)’를 기획했다. 양국 교사들이 함께 모여 프로젝트 방법을 논의한 후 말레이시아와 한국에서 ‘주제분석-현장 조사-토론–발표’의 동일한 방법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학생들이 수업을 준비하고 발표하는 이 수업은 방과 후 활동이 아닌 동아리 수업과 연계하여 부담을 줄여 진행했다. 약 2달간의 동아리 시간을 활용하여 국립생물자원관 현장 체험, 갯벌 탐사, 생물채집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한 후 학생 팀별 토론 수업을 했다. 이 모든 활동은 교사가 수업 기회를 제공할 뿐 학생들이 수업 구성, 토론 활동, 발표 분석 등 자신들이 주인공이 되어 이끌어 나간 유의미한 시간이었다. 


02 온라인 국제교류의 소통 방법으로 카카오톡, 패들렛, 유튜브, 메타버스, 각종 앱을 최대한 활용하여 학생들의 협력 활동을 이끌고 영어로 소통하는 자신감과 국제 매너를 기르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유도했다. 한국과 말레이시아 학생들의 협력이 주가 되어 온라인 공간에서 함께 소통하며 유튜브 채널을 만들고 나아가 메타버스 공간에서 한 학기 동안 함께 한 프로젝트를 성대하게 마무리했다. 학생 대부분은 대학을 진학한 후에야 외국인 학생들과의 협력 수업 기회를 얻곤 한다. 하지만 온라인 국제교류 수업이 가능한 현시점에서는 10대들도 충분히 외국 학생들과 협력 프로젝트 수업을 해 나갈 수 있다. 언어 소통의 장벽은 온라인 앱이 도와줄 수 있고, 소통 방식의 장벽은 시차만 피한다면 온라인 회의가 무궁무진하게 가능하다. 학생들은 온라인을 통해 외국 학생과 함께 주어진 과제를 토론하고 해결해 나가며 국제무대로 나아갈 자신감과 매너를 기르게 된다. 더불어 ‘나도 영어로 외국인 친구와 함께 문제를 해결했다.’라는 흔치 않은 경험은 학생들의 삶에 자신감을 심어 주게 된다.  


03 양국 교사들과 학생들이 우정을 쌓고 자신의 꿈을 펼치는 배움의 공간이 되는 수업을 설계했다. 예를 들어, 고교학점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약 3개월간 ‘한국-필리핀 굿모닝 코리안’이라는 언어교류 프로그램을 매주 토요일 오전 진행했다. 한국 학생들과 필리핀 학생들은 서로 지난 한 주 동안 지낸 일상을 이야기하고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한 수업을 진행함으로써 멘토와 멘티 관계 그 이상의 우정을 쌓아 나갔다. 나 또한 동료 선생님, 해외 선생님들과 온라인에서 정기적으로 교류하며 그들의 우수한 수업 방식과 세심한 학생 관리에 대해 배우고 한국의 수업 방식을 나누었다. 특히 코로나19 시기 온라인 학습을 효율적으로 해 나가는 방법, 온라인 국제교류의 방향에 대해 논하는 말레이시아 선생님들과의 웨비나(웹세미나)를 수차례 열었다. 우리는 모두 이런 프로그램을 경험할수록 서로에 대한 우정과 신뢰가 쌓이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교사로서 고민을 나누며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었다. 온라인 국제교류를 마친 후 몇몇 학생들이 해외에서 공부하며 자신의 꿈을 찾아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힐 때 나는 이들의 삶에 온라인 국제교류라는 작은 경험이 학생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는 나비효과를 경험했다.

메타버스 공간에서 진행한 학생들의 협력 활동(전시회)메타버스 공간에서 진행한 학생들의 협력 활동(전시회)


온라인 국제교류의 용기, 도전, 희망!

  한 시대 패러다임의 전환은 서서히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용기 있는 도전으로 인식체계가 급변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교육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것은 모두가 느끼고 있다. 온라인 국제교류는 종전의 오프라인 국제교류와는 또 다른 새로운 교육의 도전이라 여긴다. 교사로서 이러한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여 용기를 갖고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에 도전하는 자세가 미래 교육의 희망이 될 것이다. 앞으로 ‘학생들의 삶의 힘이 자라는 수업’인 온라인 국제교류에 함께 하는 선생님과 학생들이 더욱더 늘어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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