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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수학 수업에서 프로젝트 학습 도전하기 논리를 키우는 수학 주제 탐구 보고서

박정숙 양재고등학교 수석교사

  과정중심평가가 평가의 메인으로 떠오르면서 매시간 활동지를 풀게 하고 활동지를 모아 학기 말에 검사하는 평가 방식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활동이 담긴 평가를 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과정중심평가라고 했지만 내가 가지고 있던 이미지는 제7차 교육과정 시기의 수행평가와 비슷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제7차 교육과정을 가르치던 시기에 중학교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그 당시 여러 가지 활동을 했지만 2~3시간에 걸쳐서 했던 활동 중 하나는 장난감 자동차와 경사로를 이용해 변수를 조정한 실험 계획을 짜고, 실제 실험을 통해 데이터를 구하고, 그 결과를 표와 그래프로 나타내 해석하는 활동이었다. 이 활동을 했던 경험이 현재는 통계 보고서 쓰기, 수학 용어 발표 영상 만들기, 수학 개념을 활용한 카드뉴스 만들기, 이솝우화 다시 쓰기 등과 같은 다양한 프로젝트 학습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활동 중 어느 과목을 가르치더라도 사용할 수 있는 수학 주제 탐구 보고서 쓰기 활동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고자 한다. 보통 보고서 쓰기라고 하면 분량이 5~6페이지에서 많게는 10페이지 내외인 경우가 많은데, 여기서는 2~3페이지 분량을 목표로 한다. 분량이 많으면 학생들이 직접 과제를 해결하기보다 다른 곳에 있는 자료를 복사해서 다시 정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형식도 간단히 서론, 본론, 결론으로 제시하도록 한다. 단 각각에 어떤 내용이 들어가야 하는지 안내하는 것은 필요하다. 학생들에게 안내할 자료를 ppt로 만들면 교사 스스로도 과제에 대해 정리하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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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선정 후 피드백으로 방향 잡기

  주제 탐구 보고서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학생들이 자신에게 적합한 주제를 찾는 부분이다. 따라서 과제를 설명하고 주제를 찾는 시간을 공들여 제시해야 하고, 학생들의 과제는 맨 마지막 한 번에 받는 것이 아니라 매시간 정리해서 낼 과제를 제시하도록 한다. 예를 들어 ‘주제 찾기’를 하는 시간이라면 그 시간이 마치기 전에 ‘내가 찾은 주제’, ‘주제 선정 이유’ 등을 제시하도록 한다. 


  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해 매시간 학생들의 과제를 확인하고 피드백하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 온라인 협업도구인 패들렛(Padlet)을 사용해 학생들이 과제를 제출하고 댓글로 피드백하는 방식을 취했다. 효과적인 피드백 방식은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주제 탐구의 경우 중요한 것은 방향을 잘 잡아주는 것이다. 그대로 진행해도 되는 상황인지, 변형해서 진행해야 할 상황인지, 아니면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 필요한지에 대해 분명히 제시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주제를 찾았으면 이 주제를 어떻게 탐구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다양한 책을 읽고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하기도 하고, 공학 도구를 이용해 실행해 보는 과정이 필요한 경우도 있고, 간단한 설문 조사를 하거나, 공공데이터를 활용해서 이를 정리해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주제를 선정해서 해결하는 일반적인 전략으로는 다음과 같이 크게 4가지 전략이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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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과제를 2020년 양재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미적분 수업 시간에 제시했을 때, 가장 인상적인 보고서는 ‘미분으로 해석한 뉴턴의 방법: 점화식의 극한값으로 함수의 영점 구하기’였다. 이 학생이 이 주제를 선택한 이유는 경시대회에서 ‘(2+√3)5의 값보다 작은 최대의 정수를 구하시오.’라는 문제가 나왔는데, 이 문제를 제대로 풀었는지 잘 모르겠고, 다른 해결 방법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뉴턴의 방법을 활용해 해결 방법을 찾아보겠다는 것이다. 본론은 온라인 수학 학습도구인 지오지브라를 이용해 그래프를 그려서 근삿값을 구하는 과정을 기술하고 있고, 결론은 점화식이 지나치게 복잡해서 반복적인 과정을 통해 답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설명하고 있다. 결론이 다소 뻔하다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주제를 잡은 시작점이 좋았고 논리적인 서술 방식이 인상 깊었다.


수준에 따라 탐구 주제·학습 내용 제시

  그 어떤 것도 하기 어려운 학생들은 기존에 다른 학생들이 했던 탐구 주제를 적어주고, 그중에서 탐구 주제를 고르게 하는 방법도 있다. 실제로 프로젝트 학습을 처음 시도할 때는 막연하지만, 두 번째 진행하게 되면 전에 학생들이 시도했던 작품을 분석하는 활동부터 시작할 수 있어서 좀 더 세련된 작품을 볼 수 있다. 교사가 프로젝트 학습을 시도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시도해 보는 노력과 우리 학교에 맞는 과제를 찾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각 학교마다 처한 상황과 학생들의 수준이 달라 다른 학교에서 성공한 과제를 그대로 가져와서 적용한다 해도 그대로 운영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매년 수업을 진행하면서 느끼는 것은 교사도 해마다 조금씩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사한 프로젝트 학습을 진행하고 있지만 방법 면에서도, 학생들을 대하는 측면에서도, 내가 처한 문화적인 면에서도 계속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어 작년 내용이라 하더라도 수정해서 적용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학생들의 경우엔 이 과제에 얼마나 진심을 담아 참여했는가에 따라 반응이 달라지는 것 같다. 자신이 궁금하고 호기심을 가졌던 내용을 탐구한 경우와 숙제이기 때문에 과제를 선택하는 경우가 다르고, 중간에 교사의 피드백에 대해 얼마나 고민했는가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실제로 프로젝트 활동을 통해 자신의 학습 방법이 많이 변했다고 말한 학생들은 대학교에 가서도 보고서 쓰는 과제를 잘 해내는 경우가 많았다.  


  프로젝트 학습은 비교적 장시간에 걸쳐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시간 확보가 중요하다. 수학과의 경우 진도의 압박을 받는 경우도 많고, 한 학년을 여러 명의 교사가 가르치기 때문에 평가에 대한 관점이 서로 달라 장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공통 과목보다 진로 선택 과목에서 활용하기에 더 적절한 경우가 많다. 앞으로도 모든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과제로 변형하고, 각 과제마다 활동 팁을 제공하고 싶다. 




패들렛을 사용해 반별 과제를 제출하도록 하고, 댓글로 피드백이 이뤄졌다.패들렛을 사용해 반별 과제를 제출하도록 하고, 댓글로 피드백이 이뤄졌다.


실제 학생이 제출한 수학 주제 탐구 보고서 예시실제 학생이 제출한 수학 주제 탐구 보고서 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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