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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청람교육포럼_사회변화와 교육

급변하는 사회, 미래교육 방향을 이야기하다


글_ 양지선 기자




[제13회 청람교육포럼은 ‘사회변화와 교육’을 주제로 지난 9월 18일 세종국책연구단지에서 열렸다.]

  인구구조 변화, 4차 산업혁명, 경제 양극화 등 현재 맞이하고 있는 사회변화가 교육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그에 대한 대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한국교육개발원,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한국교원대학교는 지난 9월 18일 세종국책연구단지에서 ‘사회변화와 교육’이라는 주제로 제13회 청람교육포럼을 개최했다. 청람교육포럼은 국책연구기관과 교원양성기관이 협력해 우리나라 교육의 주요 정책과 이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로 올해로 13회를 맞이했다.

  나영선 한국직업능력개발원장은 개회사에서 “저출산 고령화, 사회적 양극화 등 다양한 사회변화에 맞춰 미래교육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며 “여러 가지 교육 이슈에 대해 함께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보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어 류희찬 한국교원대 총장은 “지금 우리나라는 학부모, 학생, 교사 등 학교 구성원들이 공교육을 신뢰하지 못하며, 20세기 학교가 21세기 학생들을 교육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라며 “교육과정, 교실, 교과서, 교사교육 등 모든 것을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라고 꼬집었다.

  이번 포럼에서는 △고등교육 환경 변화와 미래 인재: 교육과정과 노동시장 이행을 중심으로 △ 미래사회의 변화와 고등교육 개혁과제 △교과 교육에서의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실태와 개선 방안 △저출산 시대, 학교정책의 변화와 대응 등 4가지 주제발표가 이뤄졌다.


직능원·KEDI·평가원·교원대 등 4개 기관 공동주최
올해로 13회째…교육정책 및 이슈 관련 소통의 장
고등교육 개혁·저출산 시대 학교정책 등 다뤄



대학, 유연한 학사제도·교육과정 운영 필요


  ‘고등교육 환경 변화와 미래 인재: 교육과정과 노동시장 이행을 중심으로’ 주제에서는 백원영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동향·데이터분석센터 부연구위원이 대학의 전공과 교양과목이 학생들과 노동시장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는지에 대해 분석했다. 최근 국내 기업에서 추구하는 인재 채용이 소위 스펙 중심에서 인성, 의사소통 능력, 창의성 중심으로 변화하는 만큼 대학에서도 시대 흐름에 맞게 교육과정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백 부연구위원은 “연구분석 결과 외국어, 컴퓨터 등 교양 교과와 창의력 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수학 및 기초과학과목, 리더십 양성이나 인성 제고 목적의 소양교육이 월평균 임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라며 “사회계열 졸업생은 공학 및 자연과학계열 전공 과목을 수강한 비율이 높을수록 임금도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노동시장에서 융복합 인재의 성과가 높게 나타난다는 현실을 반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창의융합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대학 교육과정이 전공 영역 간 경계를 허물고 각 대학의 특성에 부합하는 교과목 개발 등을 통해 학생들의 역량을 준비시키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고등교육 개혁 논의…“공유성장형 체제 구축”


  대학의 체제와 인재양성 개혁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현재 고등교육은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지역대학의 위기, 대학졸업자의 낮은 취업률, 일자리와 전공의 불일치, 재정기반 미흡 등 다양한 문제를 당면하고 있다. 조옥경 한국교육개발원 고등교육정책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실태를 이같이 진단하고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먼저 대학 간, 지역사회 간 협력과 연합 등 공유성장형 체제 구축을 대안으로 내세웠다. 조 연구위원은 “인구절벽위기는 대학을 생존경쟁으로 밀어내지만, 소모적 경쟁에서 벗어나 동반 성장하도록 대학의 공공성 강화를 지원하고 연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대학의 진입장벽을 완화하고 교육과정 운영의 유연성을 높여 연령통합적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조 연구위원은 “앞으로 고등교육 수학 연령은 다양해질 전망으로, 성인 학습자의 대학진입경로를 확대해야 한다.”라며 “호주처럼 누구에게나 언제든지 대학교육 이수 기회가 열려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인재양성을 위해 대학이 새로운 일자리 관련 정보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융복합 교육 활성화를 위한 학사구조 개편, 산·학·연 연계 활성화 등이 논의됐다. 이러한 고등교육 패러다임 변화를 위해 재정 지원기반 조성과 대학 거버넌스 개혁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범교과 차원 확대해야


  ‘교과 교육에서의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실태와 개선 방안’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는 노은희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교육과정·교과서본부 선임연구위원이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초·중학교 주요 교과에서의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실태를 점검했다. 교육부는 올해부터 초등학교 소프트웨어 교육을 의무화하고, 중학교에서는 정보 교과를 필수로 지정하는 등 관련 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는 아직 체계적이고 일관성 있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노 선임연구위원은 “설문조사 결과 교사들은 학교교육에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을 인식하지만, 막상 각 교과에서 수업하기는 쉽지 않다고 답변했다.”라며 “현재는 정보·실과 등 특정 교과에만 역할이 집중돼있는데, 교과 간 역할분담과 교육과정 내에 관련 성취기준이 잘 마련된다면 범교과적으로 디지털 리터러시 수업이 가능하다.”라고 밝혔다. 또, 통계청에서 수학교육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한 ‘통그라미(통계패키지)’ 프로그램을 예로 들며 “교사들의 원활한 디지털 리터러시 수업 설계 지원을 위해 각 교과의 성취기준에 맞는 소프트웨어나 디지털 자원이 적절히 제공돼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저출산 시대, 작은 교실·큰 교육공동체로


  저출산 시대의 학교정책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김한별 한국교원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생 수 감소를 위기이자 기회라고 바라봤다. 학교 통폐합으로 인해 지역의 교육 여건이 악화된다는 점에서는 위기이지만, 교사가 학생 개개인에게 집중함으로써 학생의 학업성취나 학교만족도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기회라는 것. 따라서 두 가지 측면을 동시에 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김 교수는 “학생이 줄어드니 교사 정원도 줄어들고 학교도 통폐합해야 한다는 기계적 접근보다는 교육의 본질, 즉 학생의 배움과 성장에 집중해 효율적인 교육을 시행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 학교정책은 “작은 교실, 큰 교육공동체”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는 학급당 학생 수 규모는 줄여나가면서 학교 간 연계와 통합을 통해 학생 간 상호교류를 늘리는 것을 의미한다.

  김 교수는 “해외의 교육혁신 사례를 살펴보면 여러 연령대의 학생들이 함께 교류하는 통합교육을 통해 공동체 의식이 함양되고 인성 및 사회성 발달 등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라며 “우리 사회도 고교학점제를 통해 학년제를 타파하는 시도를 하고 있는데, 학년 간 통합교육이 더욱 활발하게 이뤄져야 할 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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