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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크 시대를 맞이한 우리 대학의 변화

글_ 김철원 명예기자(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교수)

 

대학, 고급 콘텐츠 개발로 대외 경쟁력 높여야
온-오프라인, 개인-그룹 결합된 교육 병행
K-MOOC 선도 대학 중심의 빠른 확산 추세

 

 

  어느새 사업 2단계 체제에 돌입한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K-MOOC_Massive Open Online Course)는 지난 2015년에 시작한지 불과 4년 만에 36만 명에 가까운 회원가입수와 78만 건에 달하는 수강신청건수에서 알 수 있듯이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교육부에서 발표한 2019 K-MOOC 기본계획에 의하면 앞으로도 2021년과 2024년에 각각 3단계, 4단계 사업을 통해 고도화된 서비스로 발전해 나갈 전망이다.
  K-MOOC는 말 그대로 우리나라 온 국민들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도록 교육의 장을 열어주는 획기적인 시도이자 미래교육을 주도할 수 있는 일대 혁신적 사업이 될 수 있다.
  큰 기대 속에 출범하였기에 한편으로는 우려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사업 초기 단계에서 성과 창출에 대한 조급함을 경계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할 만큼 그 중요성이 강조되는 분야인데 멀리 내다보고 다져가는 인내가 필요하다.
  며칠 전 필자가 근무하는 대학에서 출석(오프라인)수업이 있어 다녀왔다. 수업 도중 K-MOOC를 알고 있거나 이용하는 사람이 있는지 확인해 보았는데 모르는 학생이 상당수였다. 좀 더 멀리 내다보고 대국민을 향한 적극적인 홍보를 해나가면 어떨까?
  또 향후 정부의 재정 지원이 축소되거나 중단된다면 교육 기관들이 자립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도 필요한데 자칫 수료증·자격증 취득을 위한 수익사업형 교육의 집중화 현상이나 각종 유사한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의 난립과 과도한 경쟁 등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K-MOOC의 진정한 수혜자는 학습자가 되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에서 지속적으로 개발, 운영하는 교육과정(강좌)들은 교육 목적에 따라 특정 모듈(module)로 다양하게 구분하고 균형적 발전을 모색해야 한다. 특히 대학교육은 다양한 모듈 중 하나로 고등교육을 대표하는 전문적인 위상을 갖춰야 할 것이다.

 

 

대학, ‘MOOC’ 어떻게 주도해 나갈지 고민해야
  이제 대학은 어떻게 ‘MOOC’라는 마당에서 한층 진화된 교육을 펼칠 것인지 고민하고 주도해 나가야 한다. 과거 교육이 정답 맞추는 능력 배양에 치중했다면 이제는 스스로 다양한 해법을 찾아내는 창의력과 융·복합적 사고를 갖추게 하는 것이 시대적 요구이다.
  이에 부합하는 학습 방법의 구현과 고급 콘텐츠 개발을 통한 대외 경쟁력 향상이 대학에서 특히 집중해야 할 부분이다. 고급 콘텐츠의 개발과 운영은 교수자의 몫이고 이는 기존의 강의식 교육보다 몇 배 이상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작업이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대학에서는 이미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한 미래지향적인 교육과 학습을 병행해 오고 있다. 그러나 인원이 많은 강좌의 경우는 오프라인 교육에서는 물리적인 제약으로 제대로 된 flipped learning(역진행 수업방식)의 실행이 다소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일부 소규모 학부 수업이나 대학원 수업 등에서 ‘이러닝(e-learning)’과 ‘flipped learning’을 병행하면서 학습효과를 향상시키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K-MOOC’를 선도하는 대학들에서도 빠르게 확산하는 추세이다. 온라인 강좌를 통해 이론학습을 선행하고 오프라인에서는 교수자와 학습자들이 다양한 방식을 통해 토론과 발표, 다양한 기법들을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flipped learning’을 병행하는 방식이다. 현재는 시범적으로 개발, 운영되는 수준이지만 점차 그 확산 속도는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그리고 학습 운영방식도 ‘e-learning’과 ‘flipped learning’의 결합에서 발전한 형태로 ‘온라인-오프라인’, ‘개인-그룹’이 결합된 형태의 4사분면으로 구성되어 더욱 다양한 교육과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다(그림1 참조).
  4사분면에서 보는 것처럼 기존의 ‘e-learning’과 ‘flipped learning’의 활동 외에도 ‘셀프 멘토링’과 ‘그룹 멘토링’ 활동이 각각 오프라인과 온라인에 가능하며 이러한 세분화된 학습활동을 통해 궁극적으로 학습 성취도는 향상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런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교수자와 학습자가 다차원적으로 소통해야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과거 교수자의 일방적인 강의에 의한 학습에서, 상호 소통을 통한 쌍방향 학습이 등장했다면 앞으로는 교수자와 교수자, 교수자와 학습자, 그리고 학습자와 학습자가 모두 소통하는 통합적인 다방향 학습이 필요하다. 서로 다른 분야의 교수자들의 협력(cooperation) 강의를 통해 다양성을 무궁무진하게 키울 수 있고, 온라인을 통한 학습자 상호 간의 협력 학습도 그 경계가 무한하다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교수자와 학습자 상호 간의 협력 체계는 교육 콘텐츠의 범위와 질적 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 가능성 역시 무한하게 해 줄 수 있다.
‘학습’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의 이전 학교 교육은 배우는(學) 것에 중점을 두고 학습자가 스스로 익혀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flipped learning’이 가세하면서 배우는 것은 ‘e-learning’에서 해결하고, 익히는(習) 것은 ‘flipped learning’ 등으로 해결하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K-MOOC’가 우리나라 창의교육의 큰 마당을 펼쳐주는 중심이 되어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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