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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학자금대출 제도 도입 방안 - 평생교육 시대, 학점은행제 학습자에 학자금대출 지원

글 _ 윤은정 교육부 대학재정장학과 사무관

  걸그룹 EXID 하니와 치즈인더트랩의 배우 박해진. 둘 사이의 공통점은? 정답은 바로 학점은행제로 학위를 취득하고 있거나 취득한 연예인이라는 점! 지난해 EXID 하니는 한 방송프로그램에서 학점은행제를 통해 심리학 전공에 도전하고 있다고 밝혀서 대중의 응원을 받았으며, 배우 박해진은 학점은행제 학위취득으로 유명해져서 학점은행제 홍보대사로 활동하기도 했었다. 이제 학점은행제는 바쁜 직업·경제활동 속에서 틈틈이 시간을 내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거나, 평생학습에 도전하려는 사람들에게 ‘대세’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학점은행제 역시 학위 과정에 해당하는 만큼 만만치 않은 학습비가 평생학습에 도전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학점은행제 학위취득자 94만 명··· 양적 성장 거둬

  학점은행제를 통해 학위를 취득한 사람은 1998년 제도 시행 이후 94만 명에 이르고 있다. 또한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 매년 등록하는 학습자 수는 과거 제도 시행 이후 10년간 연평균 3만 명에 미치지 못했으나, 2008년 이후 급증하기 시작해서 2020년부터는 매년 16만 명을 넘어서는 등 양적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정보화시대가 본격화되면서 평생교육의 중요성과 직업훈련, 자기 계발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었다. 평생교육·훈련을 통해 개인의 역량은 확대되고, 확대된 역량을 통해 새로운 삶의 기회를 찾아가는 선순환 구조가 확인은 되었지만, 소득에 따라 평생교육·훈련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의 격차가 발생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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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석 기반 학점은행제, 전문대 등록금과 비슷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서 실시한 ‘2020년 학점은행제 학위취득자의 사회적 경로 조사’에 따르면, 학점은행제 학위취득자의 20%가 학위취득 과정에서 어려운 점으로 ‘경제적 비용’을 꼽았다. 학점은행제 학위취득자들은 학부생과 동일하게 경제적 부담을 느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으로 학점은행제는 학습비가 대학에 비해 ‘저렴’하다는 인식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의 통계를 기반으로 한국장학재단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학점은행제 교육훈련기관 중 원격교육시설은 1인당 학습비가 연평균 77만 원 수준으로 부담이 낮은 편이나, 출석기반시설의 경우 직업훈련원 533만 원, 평생교육시설 439만 원, 대학 부설 평생교육원 328만 원으로 전문대학 평균 등록금 600만 원에 육박한다. 전문대학의 경우 국가장학금이 지원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저소득층의 경우 출석 기반 학점은행제에 참여하는 것이 오히려 전문대에 입학하는 것보다 경제적 부담은 더욱 높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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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점은행제 학자금대출을 위한 협력체계 구축

  현재까지는 평생교육·훈련의 기회를 누구에게나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필요성은 인정됐지만, 법적·제도적 한계로 학자금대출을 지원하는 것은 어려웠다. 해외의 경우 직업교육훈련의 일환으로 대학생 학자금대출과 유사한 조건으로 평생교육 학습자에게 학자금대출을 지원하는 상황이었으나 우리나라는 그간 고등교육의 형태로 학점은행제를 바라보지 못했던 상황이 지속되었다. 그에 따른 대안으로 학점은행제 협의회는 일부 시중은행과 손을 잡고 신용대출의 형식으로 학습자에게 대출을 지원하였으나, 직장인 신용대출보다 높은 금리로 인해 학습자들로부터 크게 환영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한국장학재단 설립 등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학점은행제 학습자에 대한 법적 기반이 형성되었으며, 교육부는 한국장학재단, 국가평생교육진흥원과 함께 올해 정책연구를 실시하고, 다양한 학점은행제 협의회 담당자와 학습자들을 만나 의견수렴을 거친 결과 ‘한국형 학점은행제 학자금대출’ 제도를 설계할 수 있었다.



일·학습 병행하는 학습자의 특성 고려한 기준 마련

  한국형 학점은행제 학자금대출은 크게 2가지 특성을 가진다. 먼저 기존 학부생과 차별되는 맞춤형 제도 설계다. 학부생의 경우 4천만 원 한도 내에서 C학점 이상의 성적기준을 유지하고, 직전 학기 12학점 이상을 이수해야만 대출을 지원했다. 그러나 학점은행제 학자금대출은 4천만 원 한도와 성적 기준은 유지하지만, 이수학점 적용은 예외로 해서 일과 학습을 병행하는 학습자의 특성을 고려하여 기준을 마련했다. 또한 이자만 내도록 하는 거치기간은 학부생의 10년보다 짧은 8년을 적용하지만, 학년 차등 없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여 직장생활 병행에 따라 학습 기간이 길어져도 상환 부담이 높지 않도록 설계했다. 


  이러한 ‘맞춤형 설계’와 함께 중요한 특징은 바로 재정건전성 및 사업 운영 적정 여부 평가를 통한 기관 선정에 있다. 지난해의 경우 429개 기관에서 학점은행제 평가인정과정을 운영하였으나 이중 절반에 가까운 200여 개 기관은 지난해 1·2학기 평균 학습자 수가 100여 명에 미치지 못하였으며 50여 개 기관은 100~200명 규모로 기관당 학습자 수가 많지 않았다. 학습자가 자신이 선택한 평생학습 시설에서 지속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해당 기관이 스스로 재정여건을 건전하게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 방향이다. 이를 위해 재정건전성이 시스템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관련 기준을 정비하였다. 또한 변칙적 운영을 하지 않도록 사업 운영의 적정성을 항목별로 부여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기관 선정에서 제외하여 사후 운영 관리체계를 확립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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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학기부터 지원, 평생 교육·훈련 활성화 기대

  학점은행제를 통해 나타난 경력변화 조사결과는 학점은행제가 활성화되고 평생교육이 확대되어야 하는 이유와 학점은행제의 긍정적인 영향을 잘 보여준다. 지난 2020년 조사에서 학점은행제를 통해 학습하기 전 직장이 없던 집단은 학위취득 이후 절반 정도가 학업 및 고용변화가 있었다고 응답했으며, 이 중 65%가 취업, 38.4%가 대학편입 및 대학원 진학을 했다고 답변했다. 또한 직장이 있던 집단도 38.6%가 학업 및 고용변화가 있었다고 응답했으며, 이 중 이직 34%, 상급학교 진학 27%, 임금상승 및 승진 25%, 직무이동 18% 등의 비율로 나타나 두 집단 모두에게서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이러한 긍정적 영향이 더욱 확대될 수 있도록 평생교육·훈련 활성화 차원에서 내년 1학기부터 학자금대출이 지원될 예정이다. 이제 학점은행제 학자금대출은 걸음마를 준비하고 있다.


  10월 13일 2023년 도입방안이 발표되었고, 학점은행제 교육기관에 대한 권역별 사업설명회도 개최하였다. 제도 시행 단계에서는 그 무엇보다 학습자에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고, 다양한 학점은행제 교육기관과 학습자가 만족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제도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다. 현재 대학생 학자금대출처럼 성공적으로 정착되어 평생교육·훈련 활성화에 기여하는 제도가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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