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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분야 인재양성을 위한 공유대학 체계 구축

글_ 김홍오 교육부 산학협력일자리정책과 사무관

  최근 대학 현장의 관심을 받고 있는 키워드 중 하나로 ‘공유대학’을 꼽을 수 있다. 실제로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공동개최한 고등교육 정책포럼(2·3회)에서 공유대학이 논의되기도 하였다. 신자유주의와 경쟁 중심에서 벗어난 공유·협력 세계관 대두,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 공동화 극복 필요성,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온라인 중심 교육의 활성화는 공유대학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키는 배경이 되고 있다. 대학은 재정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공동대응 체계 구축과 교육과정 운영의 효율성 증대가 가능하고, 학생은 교과목과 교육과정의 선택권이 확대되며, 기업이 원하는 수요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고 교육자원 공유를 통한 지역사회 발전을 도모하는 등 공유대학 도입에 따른 기대 효과도 주목받고 있다. 온라인 학습, 인공지능, 학습 분석 등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교육에 접목해서 학습 혁명을 이룰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고등교육의 생태계 변화를 위한 플랫폼으로서 공유대학 수준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신기술분야 인재양성을 위한 공유대학 필요성 증대

  공유대학에 대한 이러한 관심은 신기술분야 인재양성에서도 대두되고 있다. 2020년 11월 국무총리 주재 목요대화에 참석한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미국은 말할 것도 없고 중국 알리바바의 데이터 분석 인력 규모를 보면 우리나라 전체와 (비교해도) 차이가 날 정도로 심각하다.”라고 밝힌 바와 같이 신기술분야 인재의 부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디지털 전환과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본격화되며 첨단분야를 중심으로 산업구조 재편과 일자리 형태의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대학은 경제적, 사회적 변화에 맞추어 인재양성을 위해 노력해 왔으나 기존의 대학별 인재양성 시스템으로는 효과적인 신기술분야 인재양성 체계 구축에 한계가 있다. 교육 콘텐츠, 전문 교수인력, 교육장비 등 인적, 물적 자원이 전반적으로 부족할 뿐만 아니라 대학 간, 지역 간 교육자원도 편중되어 각 대학의 학생들이 신기술분야 교육에 대한 접근성도 낮은 실정이다. 이에 공유와 협력을 통해 대학, 연구기관, 산업체 부처 등 역량을 결집·공유하고 신기술분야의 다양한 융·복합 교육과정을 개발하여 수준별 인재를 양성하는 공유대학 체계 구축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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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양성 체계 구축을 위한 8개 신기술분야 우선 지원

  「디지털 신기술 인재양성 혁신공유대학」(이하 혁신공유대학) 사업은 신기술분야 인재양성을 위한 공유대학 체계 구축을 지원하기 위해 2020년 7월 한국판 뉴딜 발표 이후 신규 과제로 발굴되었다. 한국판 뉴딜을 실현하고 포용국가 인재양성을 뒷받침하기 위한 예산으로 2021년 832억 원이 확보되었다.        

 

  혁신공유대학 사업을 통해 2026년까지 6년간 약 10만 명의 신기술분야 인재를 양성하고 공유, 개방, 협력을 통한 지역 간, 대학 간 교육격차 해소와 국가 수준의 인재양성 체계 구축을 추진할 계획이다. 2021년에는 8개 신기술분야를 우선 지원하는데, BIG3에 해당하는 차세대 반도체, 미래자동차, 바이오헬스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에너지 신산업, 그밖에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주요 분야를 포함하고 있다. 분야별로 4~7개 대학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공유대학 체계를 구성하고 컨소시엄 간에도 교육과정을 공유하는 플랫폼을 구축·운영할 계획이다.


  혁신공유대학 사업의 주요 내용으로 신기술분야 공유대학 체계 구축, 공유 가능한 표준교육과정 개발, 희망하는 학생에게 신기술분야 교육기회 제공, 공유·협력 및 성과확산을 포함하였다.


신기술분야 공유대학 체계 구축

  대학별, 학과별 분절적인 구조를 극복하기 위해 인재양성 협력체계를 구축한다. 신기술분야의 교원, 교육 콘텐츠, 시설, 기자재 등 여러 대학에 흩어져 있는 자원을 공동으로 활용하는 수도권과 지방 간 협업 모델을 마련하고, 산업체·연구기관·학회·민간기관 등 유관기관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여 핵심인재 양성을 위해 상호 협력한다. 교육과정 설계와 조정, 교육 콘텐츠의 최신화, 문제해결형 교과목 구성을 위한 사례개발, 강의제작 참여를 위한 교수요원 발굴 등 인재양성에 실제 필요한 사항 위주로 협력을 추진하게 된다. 


공유 가능한 표준교육과정 개발

  신기술분야에서 요구되는 역량을 갖춘 우수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표준화된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주기적으로 질을 관리할 계획이다.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가칭 ‘교육과정심의위원회’ 운영을 통해 컨소시엄에서 개발한 교육과정에 대한 심의 및 환류체계를 구축한다. 또한, 대학 간 교육과정을 공동으로 운영하고 각 대학의 기존 전공과 유기적으로 결합할 수 있도록 모듈형 과정으로 구성하게 된다. 온라인 강좌나 실험·실습 운영 매뉴얼과 같은 대학 간 공유가 가능한 콘텐츠로 개발하되 교육과정을 문제해결형으로 구성한다. 신기술분야 과정, 신기술분야-기존 전공 간 융·복합 과정, 기존 전공과정 간 결합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인증, 학위과정으로 구성한다. 


희망하는 학생에게 신기술분야 교육기회 제공

  전공에 관계없이 희망하는 학생이 신기술분야 교육과정을 이수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대폭 확대한다. 신기술분야 교육과정을 학생들이 수준별, 분야별로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도록 학사제도를 유연화하여 편의성을 제고할 계획이다. 대학 간 학사제도도 상호 개방하여 소속하지 않은 다른 대학의 교과목도 자유롭게 이수할 수 있도록 하고 특히 학생들이 전공선택의 제한이나 취업준비 부담에 대한 걱정을 덜고 신기술분야 교육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공유·협력 및 성과 확산

  각 컨소시엄에서 개발한 신기술분야별 교육 콘텐츠를 사업에 참여하는 대학 전체가 공유·활용하여 학생이 각자 다른 대학에 소속되어 있어도 보다 폭넓게 신기술분야 교육과정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에 더해 지역 간 연계·협력을 통해 어디서나 신기술분야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교육안전망 구축을 중·장기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혁신공유대학 사업을 수행하지 않는 대학에 소속된 학생과 일반 국민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개발된 강좌를 K-MOOC에 탑재하는 등 성과를 공유·확산한다. 


  이러한 혁신공유대학 사업 추진을 통해 다음과 같은 효과가 기대된다. 첫째, 지역 간, 대학 간 역량 차이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고 정원과 소속 대학의 벽을 뛰어넘어 신기술분야 우수 인재 육성을 추진한다. 둘째, 대학뿐만 아니라 산업체, 연구기관 학회, 민간기관 등이 참여하는 공유 플랫폼을 구축하고 산학연계 인재양성을 위한 협력의 장을 마련한다. 셋째, 대학생뿐만 아니라 국민 누구나 양질의 신기술분야 교육을 이수할 수 있는 교육 생태계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계·협력 범위의 확대

  혁신공유대학 추진과정에서 사업 효과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연계·협력의 범위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첫째, 신기술분야별 교육과정 및 사업의 성과·정보·자원 공유, 신기술분야 간 융·복합 과정 개발, 참여 학생의 취업 및 창업 지원 등 다각적 협업 모색을 위해 컨소시엄 간 공유 플랫폼을 구축·운영할 계획이다. 둘째, 신기술분야 인재양성 등 관계부처의 재정지원 사업과 연계할 계획이다. 교육의 질을 제고할 수 있도록 기존 인재양성 사업을 통해 개발된 콘텐츠를 적극 활용한다. 혁신공유대학 참여 학생의 원활한 사회 진출을 위해 기존 사업의 직업훈련, 분야별 학위과정과 연계한다. 연계·협력에 참여할 관계부처 및 기존 사업 참여기관, 전문가, 협력기관을 지속 발굴하고 상호 공유한다. 셋째, 연계·협력을 실무 지원하는 기관으로 산학협력법 제13조의2에 따른 산업교육센터를 지정·운영한다. 교육부는 공모 절차를 거쳐 올해 2월 한국연구재단을 산업교육센터로 지정하였으며 신기술분야 인재양성 협의체를 구성·운영하고 협력기관 및 전문가를 발굴·공유하며, 신기술분야 등 산학협력을 통한 인재양성 현황 종합관리 등을 지원하게 된다. 


공유와 협력을 통해 함께 성장하는 고등교육 생태계 조성

  그동안 우리 대학은 인구구조의 변화, 4차 산업혁명 등 사회경제적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시대를 이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그러나 지금껏 경험한 적 없는 코로나19 팬데믹과 디지털 기술은 고등교육 생태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대학 간 경쟁 중심에서 벗어나 개별 대학이 보유한 역량을 국내·외 대학, 지역사회와 공유하고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는 대학의 노력과 혁신을 지원하여 새로운 고등교육 생태계 조성에 적극 나서야만 한다. 혁신공유대학 사업은 공유성장형 고등교육 체계 구축과 뉴노멀 시대를 이끌어가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촉매제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변화와 신기술분야 인재양성을 선도할 디지털 신기술 인재양성 혁신공유대학 사업에 전 사회적 관심과 응원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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