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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글로벌사업개발 매니저 SK플라즈마 민경석 매니저 - 세계 곳곳에 ‘삶의 희망’을 심다

글·사진 편집실

  바이오 글로벌사업개발 매니저는 한마디로 '세계인의 건강을 도모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의약품이 닿지 않는 곳에 전달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거나,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에게는 새로운 의약품으로 삶의 희망을 불어넣어 주기도 한다. 이달에는 바이오 글로벌사업개발 매니저의 세계에 대해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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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플라즈마는 국내에 두 곳밖에 없는 혈액제제 바이오의약품 개발사 중 한 곳이다. 바이오의약품이란 원래 ‘자연에 있던 것을 자르거나, 필요한 성분만 뽑아내거나, 정제해서 인체에 필요한 성분만 투여하도록 만든 제품’을 말하는데 혈액제제(사람의 혈액을 원료로 하여 만들어진 모든 치료용 물질)도 그중 하나다.


  민경석 매니저는 SK플라즈마에서 글로벌사업개발 업무를 담당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국내 바이오의약품 및 기술을 세계에 수출하는 업무다. 최근에는 희귀난치성 질환을 위한 바이오의약품 솔루션으로도 사업영역을 확장해 수출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사업개발 매니저로서 실무에서 중요한 것은 ‘협상의 기술’이라는 민경석 매니저는 “협상의 기술이야말로 일종의 종합예술 같다.”라고 소개한다. 파트너와 마주 앉은 협상에서는 말하는 포인트, 상대의 표정과 말투를 통한 상황 분석, 파고드는 시점과 논리 등의 협상 기술이 특히 중요하단다. 바이오 보건산업에 몸담으면서 “인류가 더 건강할 수 있도록, 소중한 사람과 함께 시간을 더 보낼 수 있도록 돕는다면 얼마나 행복할지를 늘 생각한다.”라는 민경석 매니저다. 다음은 바이오 글로벌사업개발 민경석 매니저와 나눈 일문일답.



하나, 바이오 글로벌사업개발 매니저는 어떤 일을 하나?


  바이오의약품 사업개발 업무를 한 줄로 표현하면, ‘회사가 보유한 역량으로 매출을 만들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유관기관과 협상하는 일’이다. 이 사업개발 업무를 역할별로 분류하면 크게 라이선싱 업무(In + Out), 위탁생산, 기술이전으로 나눌 수 있다. 라이선싱(Licensing)이란, 우리가 가진 라이선스(면허)를 회사 외 파트너와 제휴를 체결해서 판매 권한을 분배하는 업무다. 쉬운 말로 완제품 수출을 위한 업무다. 


  글로벌사업개발 매니저는 각 국가에서 어떤 병으로 고통받고 있는지, 전체 국민 중에서 그 병으로 고통받는 인구는 얼마나 되는지, 환자 수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인지 등등을 먼저 파악한다. 위탁생산이란 제조기술에 초점을 맞추어 이 기술을 판매하는 업무다. 이러한 과정을 조율하며, 매출과 이익을 분석하고, 계약을 체결하는 업무를 글로벌사업개발 매니저가 담당한다. 



둘, 이 분야에서 일하게 된 특별한 동기가 있다면?


  바이오 보건산업의 밝은 미래를 내다보며 선택하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글로벌사업 부문을 선택한 계기는 세상은 넓으니까, 그 무대에서 일해보고 싶었다. 여기에 개인적인 사유도 중요하게 작용했다. 만 여덟 살 때, 어머니께서 뇌수막염으로 돌아가셨다. 이 일이 성인이 된 후 ‘보건의료’의 근본적인 역할과 발전에 관심을 가지도록 이끌었다. 체계적인 협업으로 이루어진 기업에서 인류가 건강한 모습으로 소중한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얼마나 행복할지 상상하면서 보건산업 분야에서 일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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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 지금까지 진행해 온 주요 글로벌사업 프로젝트를 소개하면?


  NATO(북대서양조약기구)를 통해 아프가니스탄 군대에 우리 의약품을 지원한 바 있다. 후에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철수하고 추가적인 입찰은 없었지만, 전쟁에서 우리 의약품이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사례였다. 이후부터는 세계 곳곳에 전쟁이 일어나면 더 주의 깊게 보게 되었다. 몽골에 질병 진단 제품을 수출한 것도 기억에 남는다. 

  현지 실험실의 오염으로 마트에서 직접 표백제를 사서 손수 청소를 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성사된 거래였다. 또 독일의 전시회에 참가했을 때는 퀴즈쇼를 진행하고, 상품 당첨 이벤트를 준비하는 등 부스 홍보를 위해 애썼던 기억이 있다.



넷, 바이오 글로벌사업을 진행하면서 얻는 보람, 그리고 어떠한 애로사항이 있는지?


  바이오 보건사업은 사업의 특성상 공익성과 분리하기가 쉽지 않다. 원가와 배송 경쟁력을 크게 개선하여 의약품이 닿지 않는 곳에 유통 인프라를 구축하거나,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에게 ‘의약품이라는 삶의 희망’을 전달할 수 있을 때 보람을 느낀다. 반면 협상을 하다 보면, 문화 차이에 따른 애로를 느낄 때가 있다. 


  예를 들어 한국기업에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을 마치고 협상하는 게 정확도와 효율을 위해 중요시된다면, 중남미나 인도 등에서는 데이터를 주기 전에 일단 전화부터 해서 협상하려 하는 식이다. 이때 중남미 파트너라면 축구 이야기는 빠지지 않는다. 문화 차이에서 오는 업무 절차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다섯, 바이오 글로벌사업개발 매니저로서 특별히 갖추어야 할 직업적 역량이 있다면?


  글로벌사업개발 매니저는 프로젝트를 꾸려나가면서 다양한 배경지식이 필요하다. 첫째, 국제정치와 법을 알면 유익하다. 둘째, 사회에 대한 지식이다. 예를 들면, 의약품의 가격 상승과 하락은 제약회사와 현지 병원의 이익에도 영향을 주지만, 건강보험체계가 어떻게 갖춰졌는지에 따라 환자의 의약품 구매력과 수요에 영향을 미친다. 


  셋째, 역사에 대한 지식이다. 전문적인 수준은 아니더라도, 파트너사 혹은 그 나라의 문화와 배경을 이해하면 사업 전략을 수립할 때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넷째, 경제와 재무에 대한 지식이다. 언제 선적을 진행하는가에 따라 원화 매출이 달라지기 때문에 대략적인 환율 예측이 필요하다. 


  바이오산업은 생명과학이기 때문에 당연히 이 분야에 대한 지식이 깊고 넓을수록 유리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역량은 외국어다. 영어는 잘할수록 좋고, 다양한 언어를 구사할 수 있으면 좋다. 수요와 공급을 고려하면, 제2외국어로는 아랍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중국어를 추천한다. 이 중에서도 1순위로는 아랍어를 공부할 것을 권하고 싶다.



여섯, 바이오 글로벌사업개발의 미래 전망은?


  바이오 보건산업의 성장률은 매년 5∼8% 정도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 이 성장률은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계속해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전망과 함께 주요 대기업인 삼성, 롯데, 그리고 구글에서도 바이오 보건사업을 시작하여 포트폴리오를 쌓고 있다. 게다가 복제약을 주로 한국 시장에 판매하던 지난 전통제약사의 사업 방식과 달리, 이제 한국은 생산 기술과 연구개발 기술을 중심으로 세계시장을 향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이러한 사업을 진행할 글로벌사업개발 매니저가 수요 대비 부족한 편이다. 



일곱, 바이오 글로벌사업개발을 담당하는 매니저로서의 목표는?


  바이오 보건산업은 산업통상자원부 결산자료(2022년) 기준 수출 규모 면에서 선박과 무선통신기기에 이어 11위를 차지한다. 이는 대한민국 전체 수출량에서 약 2.4%의 비중이다. 앞으로 바이오 보건산업을 대한민국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산업으로 발전시키는 데 일조하고 싶다. 



TIP BOX | 바이오 글로벌사업 매니저를 꿈꾼다면...


  글로벌사업을 담당하는 매니저에게 가장 중요한 자격요건은 당연히 외국어 능력이다. 이 업무담당자의 절반 이상이 외국 유학 경험자들이다. 하지만 굳이 해외 유학을 가지 못하는 환경이거나, 가지 않더라도 할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글로벌사업개발 매니저를 구인하는 기업 중에서는 유학파 출신도 있고, 또 국내 대학 출신을 선호하는 곳도 있다. 충분한 어학 능력을 갖추었다는 전제에서다. 글로벌사업개발 업무를 진행하다 보면, 외국 파트너와 소통하는 양보다 국내의 협업자와 대화하는 양이 훨씬 많다.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우선 내부적으로 다양한 부서와 회의를 하고, 그 결과를 깔끔하게 정리해서 외국 파트너에게 전달해야 한다. 이러한 업무를 위해서는 먼저 우리 문화에 대한 이해, 한국어를 잘하는 능력도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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