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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재난관리 전문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백용 선임연구위원 - 복합재난 융합 연구로 ‘스마트’한 창의적 해결 찾는다

글·사진 _ 편집실

  홍수, 지진, 화재 등 복합재난 관리를 주로 연구해 온 백용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위원. 그는 실질적인 이윤보다는 국민에게 제공해줄 수 있는 기술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이를 ‘스마트’하게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스마트 재난관리 전문가로, 재난관리 역구개발기술을 적용해 실질적인 기술 투자까지 일궈낸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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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여 일자리 분야에 많은 변화가 시작되고 있는 가운데 유망직종으로 떠오르고 있는 직업이 바로 스마트 재난관리 전문가다. IT기술과 최첨단 장비를 융합하여 재난관리 시스템을 기획, 개발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이 직종은 요즘과 같은 위기 대응 시대에 그 중요성이 날로 부각되고 있다. 백용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속해있는 복합재난대응 융합연구원(이하 융합연구원)은 지진과 홍수, 화재의 재난관리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건설기술연구원을 주축으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을 비롯한 세 개 기관의 직원들이 한 사이트에 모여 복합재난관리에 대한 해결점을 창출하는 것이다. 재난 관련 전문 분야는 지금까지 확실한 기반이 정립되지는 않았지만 향후 정부가 최첨단 정보를 활용하여 재난 안전에 대한 기술 개발을 지원할 예정이기에 미래 성장성이 높은 직업이라고 볼 수 있다. 5년간의 지반함몰 연구단장을 시작으로 지진을 비롯한 재난관리 분야에서 전문적인 연구 활동을 이어온 한국기술연구원 백용 선임연구위원과 만났다. 



하나, 스마트 재난관리 전문가는 구체적으로 어떠한 일을 담당하는가?

  주로 재난과 안전 분야에서 홍수, 지진, 화재 등의 재난관리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 2016년에 재난대응융합연구단이 설립된 이래 3년 넘게 연구를 진행해왔다. 2020년 2월에 연구가 종료된 이후 연구원으로 원대 복귀하게 되어 현재 선임연구위원으로 종사하고 있다. 우리 융합연구단은 지진과 홍수, 화재 이 세 가지 재난관리에 대한 솔루션을 제안하기 위해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둘째, 재난관리 전문가로서 그간 수행해온 활동을 소개한다면?

  우리 융합연구단은 출연연구기관이 25개가 있는데 25개의 각각의 연구기관의 장점을 묶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융합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건설기술연구원을 주축으로 지질자원연구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철도기술연구원의 세 개 기관의 직원들이 일산의 사무실에서 근무하며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 이렇게 하나의 사이트에서 융합하여 복합재난을 연구하며 성과를 낸 것은 융합연구단이 최초일 것이다. 


  또한 이에 그치지 않고 융합연구단이 개발한 기술을 주상복합건물인 일산두산위브더제니스에 적용했다. 보통 50층 이상의 건물을 초고층 빌딩이라고 하며 일반 건축물과는 다른 특별법으로 관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4위의 초고층건축물을 보유한 나라다. 불이 나면 사다리차가 고층까지 올라가지 못하지 않나. 그래서 화재 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에 직접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우리 팀이 개발한 기술이 적용된 것이다. 이 기술을 양도해서 건설기술연구원 제1호 연구소 기업을 만들었다. 연구원이 기술투자를 해서 사업체까지 가게 된 실질적인 사례가 된 것이다. 

복합재난대응연구단장을 맡아 3년 넘게 연구를 진행해 온 백용 선임연구위원복합재난대응연구단장을 맡아 3년 넘게 연구를 진행해 온 백용 선임연구위원

셋째, 스마트 재난관리 전문가의 길로 들어선 계기는?

  2014년에 송파구 석촌호수 일대에서 싱크홀이 많이 발생했었다. 제 전공이 지반이다. 싱크홀이 발생한 이후 국토교통부에 의해 지반함몰 연구단이 만들어져서 연구단장으로 5년간 연구를 수행했다. 지반재해에 관해 연구하다가 2016년경에 지진이 발생한 후 지진을 주된 분야로 연구하게 됐다. 다른 분야는 연구원들과 함께 융합연구를 진행했다. 



넷째, 스마트 재난관리 전문가로 일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

  2015년부터 재난대응융합연구단이 ‘스마트’라는 용어를 실질적으로 사용해왔다. 지금이야 디지털 트윈, 사이버, IoT, 사물인터넷 같은 용어들이 상용되고 있지만, 그 당시에는 매우 생소했던 용어였다. 우리 팀이 연구해서 보급하다 보니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게 된 것이다. 지금 이러한 전문용어들이 실용화되어 산업계 분야와 일반인들 사이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것이 연구자로서 선구자 역할을 한 것 같아 뿌듯함을 느낀다. 민간 기업에서는 이윤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지만 국책연구기관에서는 이윤보다는 국민에게 실질적으로 제공해줄 수 있는 기술을 고민하고 연구하다 보니 남들보다 조금 앞서간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다섯째, 일본 도호쿠 대학에서 토목공학을 공부하셨다. 유학 경험이 재난관리 전문가로서 활동하는 데 영향을 준 점이 있다면? 

  공부했던 지역이 일본 동북지방의 센다이라는 지역이다. 2011년 3월 11일에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했던 지역이기도 하다. 본래 센다이가 지진이 자주 나는 지역이기에 유학할 당시에도 지진이 다수 발생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지진이 난 경험을 직접 피부로 느낀 것은 재해를 겪어보지 못한 사람이 느끼는 것과는 분명 다를 것이다. 그때의 경험으로 재해에 대한 경각심이 생겼던 것 같다. 그리고 대학에서 사면산사태 분야를 전공으로 학위를 받았다. 2000년도에 연구원에 입사해서 같은 분야로 연구를 지속하다가 지반붕괴로 옮겼다. 결국 지금까지 공부한 것, 경험한 것들이 점으로 연결이 되어 지금에 이르게 된 것이다. 



여섯째, 직업인으로서 스마트 재난관리 전문가에 대한 미래 전망은? 

  사실 재난관리 시스템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지만, 우리 국민의 재난관리 인식 수준은 아직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가 점차 안전 재난을 필수적으로 생각하는 쪽으로 변화해가고 있기에 향후 재난관리 전문가의 전망은 밝을 것이라고 예상된다. 


  현재 우리 국민의 재난 안전에 대한 경각심은 매우 희박하다. 여기에는 우리나라 안전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면도 있겠지만 개개인의 경각심이 미비한 것이 문제다. 앞으로 국가가 재난관리에 관심을 쏟고 투자를 많이 해야 한다. 산업 자체가 활성화가 되어야 재난 관련 분야에 관련된 일자리도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재난관리에 대한 국민적 인식 개선이 이루어지고 정부가 충분한 지원을 해준다면 향후 재난 안전 분야는 더욱 성장할 것으로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스마트 재난관리 전문가를 희망하는 학생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재난·재해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고 인식해야 한다. 지난해 여름 강남에 침수 현상이 일어났지만, 당초 재난에 대한 대책 수립은 없었다. 이제는 이런 반복되는 사이클을 벗어나서 큰 그림을 보고 마스터플랜을 수립해야 하는 시점이며 이것은 향후 스마트 재난관리 전문가의 소임으로 이어질 것이다. 재난은 한 번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원인이 있기에 2차, 3차로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재난관리 분야의 전문가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재난 발생의 근본 원인을 파악할 수 있는 깊은 사고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는 유연함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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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BOX |  스마트 재난관리 전문가를 위한 진로 Tip

  스마트 재난관리 전문가는 최신 스마트 기기를 기반으로 재난관리의 전 과정에 대한 업무를 처리하고 재난의 발생 원인을 분석하여 대비할 방법을 모색하고 전략을 개발한다. 향후 재난 시스템을 개발하는 소프트웨어 회사나 재난과 관련하여 정부의 계획을 세우고 연구를 수행하는 연구 기관 등에서 일할 수 있다. 대학에서 관련 전공이 있지는 않지만, 방재학과, 소방학과, 재난 관련을 공부하거나 정보통신, 컴퓨터공학 등을 나오면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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