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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심리상담사 케이스포츠심리상담센터 김미선 대표 - “선수를 사랑하는 마음이 가장 먼저입니다”

글 _ 편집실

  운동선수들에겐 신체적인 요소는 물론 심리적인 요소도 매우 중요하다. 현대 스포츠의 세계에서 심리상담사의 역할이 새롭게 부상하는 이유다. 스포츠심리상담사는 스포츠심리학에 관련된 전문지식을 갖추고, 선수들의 심리상태를 발전시키고 강화해 주는 역할을 맡는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13년 동안 겪은 선수 생활의 힘든 역경을 사과 상자 8개 분량의 일기장에 고스란히 기록해 놓았다는, 케이스포츠심리상담센터 김미선 대표로부터  스포츠심리상담사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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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심리상담은 선수 개별적인 1:1 상담, 팀별 상담, 유소년부터 국가대표, 프로선수까지 그 대상과 연령층도 다양하다. 최근에는 선수에서 지도자로까지 그 범위도 더욱 확대되고 있다. 특히 지도자 상담과 연계한 선수의 상담일 경우에는 그 효과가 더욱 크다는 장점이 있다. 서울 중구 충무로에 있는 케이스포츠심리상담센터 김미선 대표는 올해로 13년 차인 스포츠심리상담사다. 스포츠심리상담사의 제1 자격요건은 “선수를 사랑하고, 현장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장 먼저”라고 말하는 김미선 대표. 운동선수 출신의 선배로서 선수들이 덜 힘들고,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심리상담이 필요한 곳이라면 늘 어디든지 달려간다. 특히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돕는 심리상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김 대표. 최근 이를 위해 케이스포츠심리상담센터는 인천의 한 초등학교와 업무협약을 맺고, 야구부의 무료 심리상담을 지원하기로 했다. 다음은 김미선 대표와의 일문일답. 


먼저, 스포츠심리상담사로서의 요즘 근황은?

  이번 주엔 대한체육회에서 진행하는 기초 종목 선수를 대상으로 한 청소년 국가대표 후보선수 900명에 대한 상담 교육을 수행했다. 전국에서 지역별로 교육이 이뤄지기에 무척 바쁘게 한 주를 보냈다. 또 서울시체육회 인권교육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어 여기에도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스포츠심리상담사의 업무 영역을 좀 더 구체적으로 소개한다면?

  스포츠심리상담사는 운동선수들이 경기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온전히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다. 스포츠 활동에는 체력적인 요소와 기술적인 요소도 중요하지만, 심리적인 요소도 매우 중요하다. 선수들이 목표를 설정하고, 동기 부여, 불안과 슬럼프·트라우마 등 안 좋은 경험을 어떻게 극복하고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는지 등 심리적인 영역에 대한 상담과 교육을 수행하게 된다. 이로써 선수들이 운동을 지속할 수 있는 동기를 강화하고, 운동 수행 능력을 꾸준히 향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스포츠심리상담사가 된 계기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대학교까지 농구선수로 활동했다. 처음 운동을 시작할 때는 또래보다 장신이라는 요소가 장점이었다. 그런데 운동신경이 좋지 않아 선수 생활 내내 열등감을 가졌다. 경쟁에서 늘 지거나 성과를 내지 못하니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던 시기였다. 그때 스스로를 다독이며 썼던 일기장이 8개의 사과 상자에 고스란히 보관되어 있다. 안타깝게도 당시에는 이러한 부정적인 생각을 전환하고, 환기해줄 마땅한 대상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대학원에 진학하고 스포츠심리학을 공부하면서 망치로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았다. 외국의 선수들은 올림픽과 같은 큰 경기에 나가면 스포츠심리상담사가 동행한다는 거다. ‘아, 스포츠심리학 영역에서 이런 직업도 존재하는구나!’ 나의 선수 시절처럼, 힘든 시기를 겪는 후배들에게 스포츠심리상담사가 되어 ‘희망’을 전파해야겠다는 소명의식이 생겼다. 애초에 전공하려던 스포츠의학에서 스포츠심리학으로 마음을 바꾼 계기다. 박사학위를 마친 후에는 대학에서 스포츠심리학 강의도 맡는 등 현재로서는 이 분야를 알리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스포츠심리상담사로 일하는 매력은? 그리고 보람을 느낄 때는?

  이 일을 하다 보면, 선수의 목표와 꿈이 나의 목표와 꿈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 꿈이 이루어질 때 무엇보다 큰 보람과 이 일의 매력을 느끼게 된다. 지난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의 상담을 진행한 바 있다. 다행히 국내에서 치러진 대회라 선수가 경기할 때 관중석에서 함께할 수 있었다. 신체적 한계로 슬럼프를 겪었지만, 나와 상담 과정을 거치면서 선수가 마침내 온전한 자신감과 기량을 되찾은 사례다. 마침내 올림픽 무대 최고의 자리에 올라선 것이다. 프로선수도 스포츠심리상담에서는 예외일 수 없다. 학교폭력과 관련, 오랜 트라우마에 시달리던 한 선수도 상담을 통해 이를 극복하고, 그해 최고의 신인선수로 거듭날 수 있었다. 

  스포츠심리상담사로 일하면서 행복을 느낄 때는 ‘내 편’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어제(10월 13일) 끝난 전국체전에서 좋은 성과를 낸 상담 사례자의 학부모들이 메시지를 보내주고 있다. 함께 힘들었던 과정을 공유하면서 감사의 마음을 전해오는 것이다.


스포츠심리상담 영역 외에도 일반심리상담, 미술심리상담 분야도 공부했는데.

  만약 아이가 아프다면, 부모는 그 무엇이든 하게 된다. 스포츠심리학 박사 과정을 공부하면서 일반심리상담이나 미술심리상담 공부는 그런 부모와 같은 마음으로 찾아서 하게 됐다. 마음의 상처가 있는 선수와의 상담 과정에서 그 닫힌 마음을 열게 하는 가장 효과적인 상담기법이 바로 미술치료다. 스포츠심리상담 시 미술심리상담 기법을 병행하곤 하는 이유다.


스포츠심리상담사가 되고 싶은 학생들에게 조언한다면.

  청소년이라면 일반 학생이나 선수 모두 우선 열심히 운동하면서 스포츠 환경의 한계를 경험해 보라고 하고 싶다. 나의 중·고등학교 학창시절은 힘듦을 인내하는 시간의 연속이었다. ‘사람들은 발전하고 성장하는데 나는 왜 해낼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지?’라며 자책하는 순간이 유독 많았다. ‘어린 나에게 왜 이런 고통을 주시나요?’ 하면서 신을 원망하곤 했다. 하지만 이젠 알 수 있다. 학창시절 그와 같은 고통과 인내의 시간을 지나왔기에 스포츠심리상담사가 될 수 있었다는 사실을. 학생선수들에게는 또 현재 겪는 모든 힘든 과정, 그것이 곧 성장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스포츠심리상담사는 타인을 만나 그 사람의 힘든 이야기를 들어주고, 같이 공유하는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스포츠심리상담사로의 진로를 원한다면, 이처럼 자기 스스로에 대한 이해가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한다. 


선수들의 꿈이 이뤄질 때 무엇보다 큰 보람을 느낀다는 김미선 대표 선수들의 꿈이 이뤄질 때 무엇보다 큰 보람을 느낀다는 김미선 대표


직업인으로서의 스포츠심리상담사에 대한 미래전망은?

  스포츠심리상담 영역은 이제 운동선수, 지도자, 선수 자녀를 둔 학부모를 넘어 일반인들도 관심을 두는 단계다. 최근 들어 선수가 아닌 일반인들도 좀 더 전문적으로 스포츠를 즐기고자 하는 욕구와 경향이 늘어나면서다. 또 요즘은 기업에서도 운동선수의 승부 세계에 관심을 두는 곳이 많아지면서 스포츠심리상담사의 초청 강의도 늘어나고 있다.


스포츠심리상담사로서 꿈꾸는 또 다른 계획이 있다면.

  먼저, 스포츠심리상담사 후배들에게 전문 상담사로서의 통로를 열어주는 것이다. 슈퍼바이저로 활동하면서 만난 후배 중에는 학생선수 시절 나에게 직접 상담을 받았던 사람도 있다. 그때의 좋았던 기억으로 이 일을 꿈꾸게 되었다고 한다. 이런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상담센터의 공간을 좀 더 확장해 나아갈 계획이다. 또 상담하면서 겪는 선수들과의 이런저런 사연을 그림으로 그리고 있는데, 언젠가는 이 그림들을 모아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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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BOX | 스포츠심리상담사가 되려면...

  스포츠심리상담사 자격취득을 위해서는 한국스포츠심리학회에서 시행하는 필기시험에 응시해야 한다. 시험과목은 스포츠심리이론, 스포츠심리측정, 스포츠심리상담론, 운동심리상담, 응용스포츠심리상담, 스포츠심리기술훈련, 팀상담, 재활·운동중단·은퇴 상담, 운동학습론 등이 포함되며 자격관리위원회에서 별도로 정하고 있다. 자격증은 1∼3급으로 구분되는데, 현장에서 정식 스포츠심리상담사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2급까지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 또 1급의 경우 총 200시간 이상, 2급은 140시간 이상의 현장수련 활동이 필수 자격조건이다. 일반적으로 초·중등부 학생선수부터 실업팀, 프로선수로까지 상담 대상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스포츠심리학 석·박사 과정까지 공부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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