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교육
기후변화 대응 전문가_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원

글 _ 양지선 기자

 기후위기는 모두의 과제, 특정 직업에 국한되지 않아


기후변화 대응 전문가는 기후변화에 따라서 우리 생활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분석하고, 기후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방법을 제안한다.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원은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대안을 연구하고 정책을 자문하는 명실상부 기후위기 전문가다. 이 연구원을 만나 직업인으로서의 이야기와 미래 직업 전망에 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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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기후변화를 넘어 기후위기의 시대라고 한다. ‘변화’라는 단어로는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심각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기후위기에 대응해 정부는 2050년까지 이제까지 의존해왔던 화석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탄소중립사회를 만들어, 지구 환경보전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룬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중대한 과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나오는 수많은 질문에 답해줄 전문가가 필요하다.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원은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대안을 연구하고 정책을 자문하는 명실상부 기후위기 전문가다. 지난 1999년 환경운동 시민단체인 녹색연합에서 활동을 시작한 그는 KDI 국제정책대학원 공공정책학 석사,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박사 과정을 마쳤다.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K-뉴딜 위원회 자문위원, 국무총리실 녹색성장위원회 위원, 국무총리 그린뉴딜 특별보좌관을 역임하고 현재 광주시 그린뉴딜 정책자문관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앞으로는 특정 직업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기후변화 문제를 고려하게 될 거다. 건축가는 제로에너지 건물을 만들어야 하고, 도시계획가는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는 도시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일반 기업도 지속 가능성을 염두에 둔 ESG 경영(환경보호·사회공헌·윤리경영의 줄임말)을 강조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기후위기 해결이 우리 사회가 맞닥뜨린 가장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한 이유진 연구원은 “미래에 어느 분야에서 일하게 되든 기후위기에 대해 인식하고 자신의 직업 안에서 대응하는 지혜를 모아야 함께 위기를 넘길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 연구원과의 일문일답.


하나, 기후변화 대응 전문가로서 현재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한 마디로 설명하자면 우리가 부딪친 ‘기후위기’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탄소중립’, ‘그린뉴딜’이란 단어가 요즘 많이 들릴 거다. 우리나라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세계 7위,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11위 국가다.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녹색산업 성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30년 안에 우리가 현재 의존하는 화석에너지로부터 완전히 탈출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 엄청난 도전이 성공할 수 있도록 여러 대안을 모색하고, 연구 보고서를 작성하고, 정책을 자문하는 역할을 한다. 많은 사람에게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는 강연도 하고 있다.


둘, 진로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이정전 교수님의 책 <녹색경제학>을 읽고 많은 영향을 받았다. ‘인간이 환경을 파괴하고, 파괴된 환경이 또다시 인간을 파괴하는 악순환을 끊는 방법은 무엇일까.’ ‘인간의 경제활동이 야생동물의 멸종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스스로 이런 질문을 던지고 답하며 고민해왔다. 그 고민의 과정에서 녹색연합이라는 환경단체를 후원하다 자원활동을 하게 됐고, 환경에 대해 좀 더 깊이 공부하고 싶어 환경대학원에 진학했다. 도시와 에너지 정책을 전공하고 경제학, 행정학, 도시계획학 등 다양한 영역을 공부한 것이 기후 문제를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됐다. 



광주형 3대 뉴딜 대강좌에서  ‘2021년 국내외 그린뉴딜 정책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강연한  이유진 연구원광주형 3대 뉴딜 대강좌에서 ‘2021년 국내외 그린뉴딜 정책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강연한 이유진 연구원


이 연구원은 “정책을 만드는  사람뿐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기후변화 문제에 해법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이 연구원은 “정책을 만드는 사람뿐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기후변화 문제에 해법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셋, 일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점과 반대로 어려웠던 점은?

  직접 제안한 정책이 실현되거나 행동을 통해 실제로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게 된 것을 겪으며 보람을 느껴왔다. 녹색연합에서 활동했던 지난 2000년, 주한미군이 한강에 다량의 독극물을 무단 방류한 사건이 있었다. 이 일로 2001년 한미SOFA(주한미군지위협정) 개정 시 환경 관련 조항을 신설하게 됐다. 또, 중국과 한국의 웅담거래실태를 조사해 보고서를 쓴 것이 반향을 일으켜 웅담 채취용 사육곰을 구출하고, 국내외 웅담 밀거래를 중단하자는 움직임도 있었다. 최근에는 서울시에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생산을 늘리자는 에너지자립마을 정책을 제안했는데, 아파트 베란다에 미니 태양광을 설치해 전기를 생산하는 시민들이 늘어나게 된 것을 볼 때 뿌듯하다. 


  반면에 아직 기후변화를 당장 시급한 문제로 여기지 않는 인식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프랑스는 국내선 단거리 항공기 운항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스웨덴은 전국에서 세 번째로 큰 공항을 폐쇄하기로 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에서는 더 많은 공항을 지으려고 하고, 무착륙 관광비행 상품을 내놓기도 한다. 우리가 지향하는 ‘탄소중립사회’라는 방향과 현실이 동떨어져 있어서, 이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의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 


넷, 요즘 기후변화와 관련해 가장 관심 갖는 이슈는?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다. 우리나라 최대 이산화탄소 배출원이 석탄발전소인데, 총 60곳이 있다. 석탄발전소가 하루빨리 문을 닫고 태양광·풍력 같은 에너지로 전환하는 방법은 무엇일지 고민한다. 시민들이 스스로 에너지 생산의 주체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깨끗한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과 더불어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 관련 대안을 연구하고 있다. 이는 앞으로 우리의 생존, 안전과 연결된 문제다. 기후위기에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탄소중립에 맞춰 각종 제도와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다섯, 관련 분야로 진로를 생각하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현재 지구가 어떤 상태인지 관심을 가지고, 기후변화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들이 왜 발생하게 됐는지 관련 내용을 찾아 읽고, 관찰하고, 깊이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나아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 토론하는 것도 중요하다. 혼자서 대안이 잘 떠오르지 않을 때, 문제를 함께 풀어갈 친구들이 있다는 건 즐거운 일이다. 이외에 여러 환경단체의 자원활동에 참여해보면서 미래 진로와 연결할 수도 있다. 



마지막, 기후변화 대응 전문가로서 미래 직업 전망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앞으로는 모든 직종에서 기후와 환경문제를 다루게 될 것이다. 기후위기에 대응한다는 것은 우리의 일상과 모든 경제활동이 바뀌어야 한다는 의미다. 


  정책을 만드는 사람뿐 아니라 산업, 에너지, 교통, 건물, 농업 등 모든 영역에서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 기후변화에 대해 인식하고, 자신의 직업에서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지혜를 같이 모아야 위기를 넘길 수 있다. 반대로 석탄발전소 등 사업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분들은 앞으로 이뤄질 전환의 과정을 받아들여야 한다. 재생에너지 관련 산업의 고용 창출 효과가 크기에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갈 수 있고, 교육을 받아 다른 분야로 직업을 바꿀 수도 있다. 이러한 대안을 연구하는 것이 바로 그린뉴딜이며, 앞으로 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TIP BOX


기후변화 대응 전문가


TIP. 1 하는 일

기후변화 대응 전문가는 기후변화가 기업이나 정부 정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더 나은 환경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내놓는다. 기후변화에 따라서 우리 생활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분석하고, 기후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좋은 방법을 제안한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교육 자료를 만들고 사람들에게 알린다. 정부의 환경 관련 행정, 기상 서비스, 공공기관(공공 서비스), 자연과학 연구 개발업 등의 분야에서 일할 수 있다.


TIP. 2 준비 과정

대학원에서 기상학, 천문학, 환경공학, 환경학 등을 전공하고 석·박사학위를 받으면 유리하다. 기후변화 정책이나 기후변화와 관련한 새로운 연구의 흐름을 배울 수 있는 과정을 한국에너지공단, 한국환경공단에서 개설하고 있으며, 환경 관련 단체에서도 관련 과정을 배울 수 있다. 기후변화 전문가는 온실가스, 지구온난화, 기후변화 협약 등에 대하여 체계적으로 공부해야 한다. 기후변화와 관련된 국내와 외국 정부의 정책 변화를 잘 이해해야 하며, 관련된 새로운 이론과 지식을 지속적으로 찾아보며 학습해야 한다.


TIP. 3 적성 및 흥미

기후변화 영향, 온실가스 배출량, 기후변화 대응 효과 등을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계산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수학과 통계에 대하여 잘 알고 있어야 한다. 해양, 기상, 산림, 농업 등 여러 영역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하며, 자연의 변화에 관심을 가지고 자연을 가까이하려는 사람에게 유리하다. 기후변화가 현재 어떤 상태이며 왜 일어나는지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어야 하므로 평상시 문제를 깊이 있게 탐구하는 성향에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