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행복한 교육

과학실이 변하니 학생·수업·교사가 변한다

과학교육 우수학교_ 인천 관교여중·울산 이화중

글  양지선 기자


교육부는 과학교육종합계획(2016~2020년)을 수립하면서 이공계 분야 우수 인재를 양성하고, 과학수업 및 과학교육 공간혁신, 과학교사 역량 강화 지원 등 관련 정책들을 추진해왔다. 그 가운데 ‘창의융합형 과학실 모델학교’는 미래형 과학학습 환경을 조성하고 실험·실습 위주의 학생 참여형 과학탐구 활동 강화를 목표로 하여지난해까지 총 120개교가 선정됐다. 창의융합형 과학실 모델학교 중 우수학교 두 곳을 소개한다.



관교여중

각기 다른 용도의 과학실 두 곳 구축

  인천 관교여자중학교(교장 임재경)는 창의융합형 과학실 모델학교로 선정된 지난 2017년, 기존에 있 던 과학실 두 곳을 각기 다른 용도로 구축하고 각각 사이언스존과 코스모스존이라 이름 붙였다.

  사이언스존은 학습영역과 실험영역이 분리돼 강의 식 수업 후 탐구활동을 진행하는 수업에서 활용된 다. 무선환경에서 1인 1태블릿PC를 사용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어플을 이용한 가상실험이 가능해졌다. 코스모스존의 경우 모둠활동이 가능한 협업영역, 학습 및 실험영역, 3D프린터·3D펜을 활용할 수 있 는 정보처리 영역으로 공간을 분리했다.

  이지혜(과학) 교사는 “과학실을 새롭게 구축하고 매 년 3월 첫 과학시간에 스마트기기 활용 방법과 주 의사항을 모든 학생에게 지도한다.”라며 “학생 중심 형 수업이 이뤄지면서 집중도나 산출물의 질적 수 준, 성취도가 매우 높아졌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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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블릿PC를 이용해 실험하는 모습 (위,아래)]


매주 수요일 ‘사이데이’…전교생에 개방된 과학실

  공간이 변하니 수업 내용에도 자연스럽게 변화가 생겼다. 생활 속 경험에서 문제를 인식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해내는 과정으로 학생들의 역량을 끌어냈다. 가장 최근에는 코로나19 예방수칙 안내 동영상을 제작하고, 증강현실을 이용해 카메라로 포스터를 비추면 해당 동영상이 나오도록 만드는 수업을 진행했다. 이처럼 생활과 밀접한 내용을 과학수업에 접목하고 다양한 기자재를 이용하게 되니 학생들 사이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났다. 이 교사는 “과학수업 이외에 방과후, 주말 등의 시간을 활용해 스마트기기를 사용하고 싶다는 학생들의 요구가 증가하고, 자연스럽게 과학동아리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가 높아졌다.”라고 했다.

  관교여중은 매주 수요일을 ‘사이언스 데이(Science Day)’로 정하고 전교생에게 과학실을 개방해 필요한 기기를 활용할 수 있게 한다. 지난해 교내 과학동아리 학생들은 이곳에서 코딩로봇 보드게임, 3D프린팅으로 만든 앙금퍼즐, 노트북 방탈출 게임 등 중2학년 과학수업 자료를 직접 제작했다.

  교사들에게도 큰 변화가 일어났다. 학생 중심 활동의 수업이 늘어나면서 교과 재구성과 평가 방법의 다양화가 이뤄져야 했다. 이 교사는 “선생님들 간에 대화도 더 많아지고, 연수도 많이 들으면서 열심히 공부하게 됐다.”라며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들도 잠재력을 발휘하고 역량을 강화시키는 큰 계기가 됐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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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실에서 직접 만든 분광기로 햇빛을 비춰보는 학생들 ]

“과학실 구축, 학교 구성원 전체의 협력으로 가능”

  이처럼 눈에 띄는 성과가 있었지만, 이 교사는 과학실 구축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인테리어를 변경하고 미래형 교구를 구 축하는 것, 두 가지 모두 진행하는 데에는 비용 과 시간, 담당교사의 에너지가 너무나 많이 소 모된다.”라며 “담당교사만이 아닌 과학교사, 관 리자, 행정실 모두의 관심과 협조가 있어야만 가능하다.”라고 강조했다.

  어릴 때는 과학자를 꿈꾸던 학생들이 의무교육 을 받으며 과학에 흥미를 잃었다가, 취업이 잘 된다는 이유로 공대나 의대에 진학하는 것이 익숙한 상황이다. 이러한 현실에 안타까움을 표현한 이 교사는 “교과와 생활 속의 과학을 연 결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과학교육이 한계에 부 딪히고 있다. 학생활동을 늘리고, 다양한 활동 을 제시해주며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줄탁동 시(啐啄同時) 하는 것이 과학교사로서 할 일이 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모두가 꺼려하던 과학실은 노후화된 시설을 개선하고

새로운 기기를 도입하면서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이화중

모두가 꺼려하던 과학실의 재탄생

  울산 외곽지역에 있는 이화중학교(교장 배환득)는 학년별 3학급의 작은 학교다. 교육적으로 소외된 환경이다 보니 학생들의 학교교육 의존도가 높은 편인데, 학교는 지난해 창의융합형 과학실 모델학교로 선정되면서 현대적인 과학실로 학습 공간을 업그레이드하고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학교는 먼저 기존 과학실 옆에 위치한 기술실을 두 번째 과학실(창의융합실)로 추가해 과학실의 실제 공간을 확장했다. 싱크대에서 악취가 나 학생과 교사 모두가 꺼려하던 과학실은 노후화된 시설을 개선하고 새로운 기기를 도입하면서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메이커 수업을 위한 맞춤형 작업대로 학생들의 창작공간이 만들어졌고, 3D프린터와 스마트TV, 1인 1디지털 교과서 수업이 가능한 태블릿PC를 구비해 학습 효율성을 높였다. 내부 벽면은 이동식 칠판으로 개편해 교실 전체가 발표영역이 되었고, 빛이 들지 않아 전체적으로 어두웠던 분위기도 전면 강화유리문으로 교체해 채광을 확보하고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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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부 벽면을 이동식 칠판으로 개편해 교실 전체가 발표영역이 됐다. ]


지역사회 연계 공간으로… ‘모두를 위한 과학실’

  학교는 과학실을 지역사회와 연계하는 공간으로도 만들었다. 교내 과학동아리 ‘징검다리’ 학생들이 인 근의 이화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과학 멘토링 활동을 하며 수업시간이나 동아리 활동을 통해 알 게 된 과학 지식을 공유한 것. 크리스퍼 유전자 가 위 알아보기, 소리의 높낮이와 진동수의 관계 등을 주제로 지난해 총 6번의 멘토링이 진행됐다. 이처 럼 새롭게 만들어진 과학실은 지역사회 과학교육의 구심점 역할을 하기도 하고, 누구나 편안하게 이용 할 수 있는 친근한 공간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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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부 벽면을 이동식 칠판으로 개편해 교실 전체가 발표영역이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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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현미경으로 실험하는 학생들 ]


“지역 전체의 과학교육이 함께 발전하는 기회 되길”

  지난해 전체적인 과학실 구축의 방향을 설정했다면, 올해 학교에서는 본격적으로 새롭게 구축된 과학실에 맞는 다양한 수업 개발과 수업 나눔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재찬(과학) 교사는 “앞으로 더 많은 학교가 창의융합형 과학실 모델학교에 관심을 가짐으로써 울산 지역 전체의 과학교육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학생들에게 과학은 부담스러운 것이 아닌 흥미롭고 재미있는 것임을 알려주고 싶다는 이 교사는 “과학교육이 소수의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에 녹아있는 현상들을 연구하는 것으로 인식한다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