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행복한 교육

경기 이의초등학교 ‘세종도서관’

과학과 그림책이 만났다고?

글_ 이순이 편집장


  무더위가 한층 기승을 부리는 여름, 학교도서관에서 보내는 시간은 책 읽는 ‘즐거움’에 ‘시원함’과 ‘반가움’이 더해져 일석삼조다. 7월 30~31일 이의초등학교(교장 김재현) 세종도서관에서는 여름방학을 맞아 ‘과학, 그림책과 마주보다’라는 특강이 마련됐다. 책과 과학의 만남으로 학생들은 도서관에서 즐기는 과학실험에 푹 빠져들었다. 책 읽는 즐거움으로 가득한 이의초등학교 세종도서관 안으로 들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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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도서관에서 준비한 여름방학 특강 ‘과학, 그림책과 마주보다’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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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도서관에서 준비한 여름방학 특강 ‘과학, 그림책과 마주보다’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 - 2]


  여름방학이지만, 복층으로 이뤄진 2층 세종도서관(미디어실)에 20여 명의 4~5학년생들이 모여들었다. 오늘은 ‘과학, 그림책과 마주보다’를 주제로 열리는 여름방학 특강의 첫날. 에르디아(ERDIA, 비경쟁토론)의 이향근 강사는 그림책 <머리하는 날>(사계절)과 연계하여 ‘이황화결합’ 실험을 준비했다.


‘과학, 그림책과 마주보다’


   처음으로 머리를 하는 아이에게 미용실은 어떤 공간일까? 신기하면서도 두려운 공간일 것이다. 친구의 생일 파티에 초대 받은 여자 아이는 복잡한 마음으로 미용실에 들어서는데, 머리하는 과정도 편안하지 않다. 아이는 뽀글뽀글 파마머리를 하고 생일 파티에 간다. 생일 파티 주인공은 친구들에게 “뽀글뽀글 폭탄이래요?”라고 놀림을 당하던 남자 아이. 그 애와 똑같은 머리를 하고 한껏 꾸민 모습에서 간질간질한 마음도 엿볼 수 있다.


  <머리하는 날>을 함께 읽은 이의초등학교 4~5학년 아이들은 어떤 마음일까? 파마가 어떻게 됐을지 ‘기대하는 마음’에, 자신의 생일 파티에 올 친구를 기다리는 ‘설레는 마음’에, 폭탄 머리를 한 남녀 주인공의 볼이 빨개진 장면에서는 ‘사랑 가득한 마음’을 짐작해 본다. 사춘기의 문턱에서 외모에 대한 고민을 해봤을 아이들에게 공감되는 내용이다. 이향근 강사는 사춘기의 심리를 엿볼 수 있는 재미있는 그림책에 파마의 원리가 담긴 ‘이황화결합’을 과학실험으로 가져왔다. 


  산화·환원 반응을 이용해 파마의 원리를 설명하면 이렇다. ① 머리카락에 파마약(환원제)을 바른다. 이때 약품 내 수소와 반응하여 이황화결합이 끊어진다. ② 좀 더 화학반응이 잘 일어나도록 모양을 잡아주고 열을 가한다(결합). ③ 바뀐 형태를 고정하고 과산화수소나 산화제로 수소를 제거하면 다시 이황화결합이 생긴다. ‘이황화결합’은 녹말용액, 비타민C용액, 요오드요오드화칼륨을 이용한 ‘산화·환원 실험’을 통해 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물에 요오드요오드화칼륨(2ml)을 넣으면 황색으로, 다시 녹말용액(2ml)을 넣으면 검은색으로 변한다. 이때 다시 비타민C용액(10ml)를 넣으면 물이 맑아지는데, 이는 요오드요오드화칼륨이 녹말보다 비타민C와 더 잘 반응하기 때문이다. 


이런 그림책 수업은 처음이라는 송정민(5학년) 학생은 “실험을 하면서 파마의 원리를 조금은 알게 됐고, 물의 색이 변하는 것이 무척 신기했다.”라고 했으며, 김민재(4학년) 학생은 “머리카락이 단백질 한 가닥으로 이뤄진 줄 알았는데, 여러 가닥으로 이뤄졌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7월 31일에는 <부엌칼의 최대 위기>라는 책을 읽고 패스트푸드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 강사는 “고불거리는 면의 탄성력을 실험을 통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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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부모와 함께하는 책 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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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윤섭 작가와의 만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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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혜나무 ‘고전 읽기’ ]

 
전교생이 책 읽는 즐거움에 빠졌다


  경기도 광교 신도시에 위치한 이의초교는 45학급의 전교생 1,200명이 넘는 규모가 큰 학교다. 장서구입에 연간 3천만 원의 예산을, 도서관 운영비로 연간 1천만 원을 집행할 만큼 학교 차원의 지원도 적극적이다. 김재현 교장은 “책 읽기 활동은 학생들이 책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높이고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창의적 독서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있으며 학교 차원에서도 다방면으로 지원하고 있다.”라고 설명한다.


  지난해 전국 도서관 운영평가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한 이의초는 모두가 참여하는 기본에 충실한 독서교육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매일 아침 전교생, 전교사가 참여하는 ‘훈민정독 아침독서’가 그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선택하여 읽으면서 꾸준한 독서습관을 통해 평생 책 읽는 습관을 기른다는 것이다.


  ‘책 읽어주는 어머니’와 ‘책 읽어주는 언니 오빠’ 독서동아리는 독서 입문기에 있는 저학년 학생들에게 ‘독서의 즐거움’을 일깨워 준다. 이들은 많은 사람 앞에서 책을 읽는다는 부담감도 있지만 학부모가 들려주는 구연동화, 언니 오빠가 들려주는 구연동화에 흠뻑 빠져드는 어린 학생들의 모습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심선희 사서는 “25~30명의 어머니들이 독서모임을 통해 좋은 책을 고르는 방법, 책을 잘 읽는 수 있는 방법을 서로 공유하며 구연동화 독서토론을 해오고 있다.”라며 “올바른 독서습관을 형성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라고 말한다.


학교도서관은 교과연계 수업을 지원하는 곳


  심선희 사서는 도서관의 가장 중요한 역할로 “교과연계 수업자료를 충실히 준비하는 것”을 꼽는다. 아이들이 책을 통해 원하는 정보를 얻어서 학습활동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때문에 도서관 업무 중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부분은 교과연계 수업 지원이다. 심 사서는 “진로수업 외에도 도감을 활용한 과학수업이나 미술에 관한 수업 등 도서관에 요청하는 수업자료가 굉장히 다양하다.”라며 “수업 일주일 전에 각 학급에서 필요한 자료를 요청하면 최대한 수업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의초는 교과연계 독서수업의 활성화로 ‘한 학기 한 권 읽기’ 도서관 협력 프로그램 운영하고 있으며 한 학기에 단위(8차시)를 기본으로 질 높은 독서교육을 제공함으로써 인문·사회·과학기술에 기초한 창의 융합형 인재를 키우고 있다.


 지난 6월에는 ‘한 학기 한 권 읽기’ 도서관 협력 프로그램으로 <푸른 사자 와니니>의 저자 이현 작가(4학년 대상)와 <서찰을 전하는 아이> 저자 한윤섭 작가(6학생 대상)를 초청, 작가와의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작가가 되기까지의 과정, 동화 쓰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해 한 권의 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책 속에 담긴 역사적인 이야기(동학, 조선의 보부상, 녹두장군) 등을 저자의 목소리로 생생하게 전해 들으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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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하는 날>을 읽고 발표하는 아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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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읽어주는 언니 오빠 ]


‘고전 읽기’로 책 속에 ‘풍덩’ 빠지는 날


  이해인 시인은 ‘좋은 책에서는 좋은 향기가 나고 좋은 책을 읽는 사람에게도 그 향기가 스며들어 옆 사람까지도 행복하게 한다.’라고 했다. 학기 중에 이뤄지는 이의초의 ‘고전 읽기’가 그렇다. 지혜나무 ‘고전 읽기’ 인문학 동아리 5~6학년생 20여 명은 아침독서 자투리 시간에 오롯이 고전과 마주한다. 4년째 이어오는 동안 <로빈슨 크루소>,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 <박씨전>, <어린왕자>, <쉽게 읽는 백범 일지>, <샤롯의 거미줄>, <난중일기>, <채근담>, <갈매기의 꿈> 등 다양한 인문고전과 만나왔다.


  심선희 사서는 “천천히 읽다 보니 1년에 3~4권 읽는 수준이지만, 함께 모여 낭독함으로써 옛 선인들의 지혜와 사상을 이해하고 생각의 범위를 넓히고 깊이 있는 사고를 기를 수 있는 책읽기를 생활화 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작자 미상의 조선시대 소설로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여성을 주인공으로 청나라에 복수를 하는 내용을 담은 <박씨전>을 함께 읽은 학생들의 소감은 어떨까? 이주연(5학년) 학생은 ‘책의 내용이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었다. 대부분은 옛날 책은 남자가 잘난 것을 뽐내는데, 이 책의 여자 주인공은 그 누구보다도 뛰어났다. 모든 것이 새로웠다.’고 기록했으며, 이유경(5학년) 학생은 ‘책의 내용이 흥미진진하고 몇몇 어려운 낱말은 해석이 나와 있어 이해하기 쉬었다. 박 씨가 처음에는 가여웠지만 허물을 벗고 나니 잘 산 거 같아 보기 좋았다. 하지만 옛날 사람들의 외모지상주의는 요즘과 다를 게 없어 보인다.’라고 적었다. 아침 자투리 시간에 천천히 낭독하다 보면 하루에 읽을 수 있는 분량은 18장 남짓하지만 아이들이 생각을 공유할 수 있으니 그것으로 충분하다. 아침에! 모두가! 날마다! 그냥 읽기만 했는데, 어느덧 책은 소중한 벗처럼 가까이 다가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