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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동계올림픽을 알리는 꼬마전령사

글_ 한주희 본지 기자

 

울산전하초등학교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를 누구보다 기다리는 이들이 있다. 평창에서는 한참 떨어진 겨울철 스포츠가 조금은 생소한 울산 전하초등학교 학생들이다. 학교체육(동계스포츠) 시범학교인 전하초는 지난해부터 평창 동계올림픽과 관련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학교방문 프로그램 스포츠체험 ‘공 튕기기’

 

  지난 2011년 7월 7일 남아프리카공화군 더반에서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평창”이 호명되자 수많은 대한민국 국민들이 “만세”를 외쳤다. 평창이 세 번째 도전 끝에 승리를 거두며 2018년 2월 지구촌 겨울대축제인 동계올림픽을 치르게 된 것이다. 50년 남짓의 짧은 동계스포츠 역사를 지닌 우리나라가 올림픽 개최국으로 선정된 것은 동계스포츠 불모지에서 이룬 남다른 쾌거였다.
  그때의 함성을 기억하듯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를 누구보다 기다리는 이들이 있다. 평창에서 멀리 떨어진, 겨울스포츠가 조금은 생소한 울산 전하초등학교(교장 김영헌) 학생들이다. 교육부 요청에 따라 울산광역시교육청이 지정한 학교체육(동계스포츠) 시범학교인 전하초는 지난해부터 평창 동계올림픽과 연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5월 17일에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가 진행하는 학교방문 프로그램으로 학교는 어느 때보다 떠들썩했다. 5학년 학생 200여 명은 오전 내내 다양한 스포츠체험을 즐기며 환한 웃음을 터트렸다.

 

평창 동계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과 반다비

 

 

평창 동계올림픽위원회 운영 ‘학교방문 스포츠체험’
  전하초에서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반다비는 어린이들의 대통령 ‘뽀로로’ 인기 못지않다. 백호와 반달가슴곰을 모티브로 삼은 마스코트에 아이들은 연신 “귀엽다.”며 눈을 떼지 못했다.
학교방문 프로그램이 열린 전하초 다목적강당. 연단 위 대형 스크린을 통해 수호랑과 반다비가 동계스포츠 경기종목을 소개하자 일부 아이들은 몸짓을 따라하며 까르르 웃음을 터트렸다. 영상이 끝나자 봅슬레이 국제심판 자격증을 보유한 김아람 씨가 마이크를 잡고 아이들 앞에 나섰다. 동계스포츠를 주제로 열린 ‘도전, 골든벨’이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해 여러분은 얼마나 알고 있나요? 우리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한 퀴즈를 함께 풀어 볼까요?”
10여 명씩 모여 앉은 아이들은 눈을 빛내며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었다. 평창올림픽 모토인 ‘더 빨리 더 높이 더 힘차게’를 모두 맞추더니 올림픽의 공식 엠블럼 오륜기가 의미하는 5대륙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아메리카도 막힘없이 써내려갔다.
“오륜기의 다섯 색깔인 청색, 황색, 흑색, 적색, 초록색은 각 나라의 국기들이 거의 이 다섯 가지 색깔로 구성된 데서 힌트를 얻어 만들어졌답니다. 그럼 다음 문제, 메달을 가장 많이 딴 성씨는 무엇일까요?”
여러 답들이 나오는 가운데 “김씨”라고 정답을 외치자 와~ 하는 함성이 강당을 울린다. 이색적인 퀴즈로 웃는 사이 평창올림픽에 대한 아이들의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교내 1층에 조성한 동계스포츠 홍보관

 

동계스포츠 주제로 열린 ‘도전! 골든벨’

 

동계스포츠 학습지도자료 워크북

 

 

협동과 배려를 키우는 스포츠체험


  “올해 희망학교 신청을 받아 430개교 중 성화봉송로 인근의 100개교를 대상으로 학교방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자, 금메달리스트 등 올림픽대회에 참여하는 직업인에 대한 진로특강과 스포츠체험으로 진행되지요. 강원도 외 관심이 낮은 타 지역에서 대부분 해오고 있는데 반응이 매우 뜨겁습니다. 처음에는 마스코트도 잘 모르던 아이들이 올림픽에 가고 싶다고 말합니다.”
  평창올림픽조직위 홍보부 대외교육팀 공성애 씨의 말이다. 아이들은 퀴즈를 모두 풀고 운동장으로 나섰다. 공튕기기, 파이프 공넣기, 판뒤집기 등 6개 스포츠 활동에 아이들은 반별로 돌아가며 모든 활동에 참여했다. 전날 미리 게임의 룰을 배운 교사들이 직접 인솔하자 아이들은 더욱 즐거워했다.
  각 스포츠는 승부나 경쟁보다 협동, 배려 등 스포츠 정신이 중요한 활동으로 이뤄졌다. 여러 명이 함께 협동해서 판을 더 많이 뒤집거나, 서로 이어가며 볼을 튕겨야 할 수 있는 활동이기 때문에 아낌없는 격려가 뒤따랐다. 공 튕기기를 할 때는 공이 자꾸 옆으로 떨어지자 아이들은 서로 비난하기보다 “괜찮아! 괜찮아! 잘 할 수 있어!”를 연호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여러 개 파이프를 이어서 작은 구멍에 공을 넣을 때는 “옆으로” “조금 더 앞으로” “아직, 됐어!” 등 서로 협력해 성공하자 얼싸안고 기쁨을 표출했다. 허태영 군은 “공 튕기기가 제일 재밌었다. 친구들과 서로 협력하니 연속 9번을 튕겼다.”며 환하게 웃는다. 강동훈 교사는 “아이들이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이 부족한데 이번 방문을 통해서 스포츠 정신을 키우고, 서로 화합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교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열정이 원동력이 됐다. 1교사 1연수뿐 아니라 교사동아리를 통해 함께 동계스포츠를 즐기면서 체육활동 최우수학교로 입소문이 났다."  -손은경 교감

 

 

"아이들이 발산해야 친구관계도 좋아진다. 최근 3년간 학교폭력대책자치회의가 0건이다.
울산이 동계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여건은 아니지만, 지역사회의 특성을 반영한 프로그램 개발과 인근 자원과 연계하면서 시범사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다."
-박정유 지도교사

 

 


冬Go동樂(동고동락)으로 동계스포츠 관심 UP


  전하초 학생들의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한 남다른 관심에는 지난해부터 시작한 학교체육(동계스포츠) 시범학교 덕이 크다. 교육과정뿐 아니라 동아리 중심의 다양한 체험과 현장 견학은 동계스포츠에 대한 아이들의 이해를 도왔다. 박정유 교사는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동계스포츠 프로젝트 학습을 운영하고, 학년군별로 학습 지도자료 워크북을 새롭게 개발했다.”며
“교내 동계스포츠 활성화 협의회를 운영하고, 동계스포츠 경기 방법 등에 대한 1교사 1연수, 가정통신문·소식지 등을 제작 배부해 동계스포츠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고 말한다.

 

동계올림픽 미술공모전

 

동계올림픽 프로젝트 수업 결과물

 

쇼트트랙 교내대회

 


  가장 중심이 된 건 동계스포츠 동아리 활동이다. ‘冬Go동樂’은 ‘동계스포츠(冬)! 동아리(동) 활동으로 즐긴다(樂)’는 의미를 지닌 전하초의 특성화된 프로그램이다. 학급별 동계스포츠 학생 동아리를 조직해 연간 34시간 동안 활동하고, 인근 아산빙상장을 이용해 스케이트 기본자세를 익히고 배우며 빙상 종목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시간을 가졌다. 이를 위해 울산과학대학교 스포츠센터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동계올림픽 해설사 협회, 스키장, 눈썰매장 등 지역사회 협조도 구했다. 박 교사는 “99% 학생들이 스케이트를 탈 줄 알 정도로 빙상경기를 좋아한다.”며 “동계스포츠 종목별 기술이 뛰어난 학생과 저학년 학생, 여학생 등 체육소외 계층 및 동계스포츠 기능과 관련하여 배려 대상 학생을 멘토와 멘티로 연결하여 도울 수 있도록 눈송이 교육기부단도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연간 다양한 동계스포츠 활동이 이어진다. 학교동계스포츠 동아리 활동 리그대회, 동계스포츠를 응용한 뉴-스포츠 형태의 전하 동계올림픽, 새로운 축제 문화 형태인 동계스포츠 페스티벌 등이 대표적이다. 강릉에 위치한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체험관 견학, 메달리스트 초청 강연 등도 펼쳐졌다.
  그 결과 지난해 5월과 11월 설문조사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지에 대한 학생들의 인지도는 75.4%에서 90.8%로 높아졌고, 동계스포츠 동아리에 대한 만족도도 학생·학부모 모두 86% 이상, 교사들은 100%로 나타났다. 손은경 교감은 “다양한 시범·연구학교를 운영해 봤지만 학교체육(동계스포츠)이 가장 만족스럽고 효과도 컸다. 교사들도 즐겁게 활동하면서 학교를 역동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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