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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 안의중학교 - ‘행복교육’이 가져온 농촌 작은학교의 변화

글 _ 편집실

  교육부에서 주관한 ‘2021 농어촌 참 좋은 작은학교’에 선정된 함양 안의중학교(교장 박영진)는 2020년부터 학생들에게 1인 1악기, 예쁜 손글씨 쓰기, 행복한 농장 등 ‘행복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작은학교의 장점과 지역적 특성을 살린 알찬 교육을 펼치고 있다. 그 결과 점차 줄어들던 학생 수가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2009년 이후 12년 만에 3학급에서 5학급으로 증설되며 학교도 고무적인 분위기에 휩싸였다. 꽃잎이 흩날리는 봄날, 행복한 학교를 꿈꾸는 안의중학교를 찾았다. 



음악 시간. 안의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기타를 연주하고 있다.음악 시간. 안의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기타를 연주하고 있다.



악기를 연주하며 경청을 배우는 아이들

  지난 4월 11일 4교시, 안의중 2학년 1반 학생들이 잔디밭 운동장에 둘러앉았다. 학생들은 ‘안의중학교’라고 새겨진 기타를 메고 조율하고 있었다. 1년에 2~3번씩 날씨가 좋은 날이면 학생들은 교실을 나와 야외수업을 받는다. 이날 음악 시간에 배울 곡은 장범준의 ‘벚꽃엔딩’. 


  김준(음악과) 교사는 “얘들아, 친구 따라가려고 하지 말고 천천히 하자. 끝까지 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하며 기타 코드를 알려주었다. 학생들은 자신의 손끝에 집중하며 기타 선율에 귀 기울였다. 합주에서 중요한 것은 남보다 빨리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친구들과 호흡하며 함께 하는 것. 


  “기타 실력은 천천히 시간을 두고 올릴 수 있어요. 학생들이 친구들의 연주를 듣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친구들과 합주할 때 소리가 다르다는 것을 알면 함께 바꿀 수 있어요. 학생들이 그런 과정을 한 번씩 경험하면 경청의 자세가 생겨 생활에서도 연장되더라고요.”

김준 교사는 악기 교육의 목적을 이렇게 설명했다. 



음악 시간. 안의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기타를 연주하고 있다.음악 시간. 안의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기타를 연주하고 있다.


전교생 88명 중 60여 명이 참여하고 있는 브라스앙상블전교생 88명 중 60여 명이 참여하고 있는 브라스앙상블


  안의중은 학생들에게 하나 이상의 악기를 가르치고 있다. 하나 이상의 악기를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은 학생들의 삶에 자신감을 불어넣는 일이자, 노력을 통한 성취의 성과물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음악 수업 외에도 방과 후에 ‘브라스앙상블’을 통해 악기를 배운다. 브라스앙상블은 트럼펫, 트롬본, 유포니움, 호른, 튜바, 타악기 등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다. 지역 관현악단 등 강사들이 학생들의 교육을 맡고 있으며, 학교에서는 악기를 지원하고 있다. 


  현재 전교생 88명 중 60여 명이 브라스앙상블에서 악기를 배우며 친구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평소 갈고닦은 실력은 연말 학교 축제와 정기연주회 때 그 진가가 발휘된다. 브라스앙상블은 2019년 대한민국 학생 오케스트라 페스티벌(앙상블부 학교 부문)에서 동상을 받았을 정도로 탄탄한 실력을 자랑한다. 하지운(3학년) 학생은 “처음에는 악기를 다룰 줄 몰랐는데,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며 악기도 배우고 실력도 키울 수 있었다. 악기를 배우면서 좀 더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고 음악 분야에 관심도 생겨났다.”라고 말했다. 



개발새발 글씨에서 명필로 거듭나는 시간

  또 다른 수업. 1학년 1반 교실에서는 필사하는 학생들의 손놀림이 분주했다. “빨리빨리 쓸 필요 없지? 예쁘게 적어보자.” 박혜정(국어과) 교사의 말에 학생들은 필사책에 연필로 또박또박 글씨를 써 내려갔다. 박혜정 교사는 “글씨체를 못 알아볼 정도의 악필인 아이들이 있다.”라며 “글씨체는 자신의 정체성이 담긴 고유한 식별 도구로 종이에 글씨를 써본 경험이 많지 않은 학생들에게 글씨체 교육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 시간을 통해 글씨체 교정뿐만 아니라, 글씨를 대충 쓰려는 자세를 되돌아보고 자신만의 아름다운 글씨체를 완성하게 된다.


  필사책에 정성스레 손글씨를 적고 난 후, 학생들은 사진을 찍어 학교 온라인카페에 사진을 올렸다. 각자의 게시판을 클릭하면 시간 흐름에 따른 자신의 손글씨 변천사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유수빈(3학년) 학생은 “친구들의 글씨체가 점점 나아지는 게 보인다.”라고 말했다. 연말에는 학교 차원에서 필사대회를 열고 있다. 그동안 읽었던 책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을 옮겨 적는 대회로, 자신만의 글씨체를 선보이는 동시에 사색의 시간으로 삼고 있다. 



필사하며 손글씨를 교정하는 학생들필사하며 손글씨를 교정하는 학생들


  또한, 안의중은 예쁜 손글씨 쓰기와 더불어 종이책 읽기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을 위해 2020년부터 전교생이 함께 아침 독서를 해오고 있다. ‘행복한 책 읽기’ 활동은 독서 습관을 정착시키고 공감과 소통, 경청의 문화를 만들기 위한 것으로, 학생들과 선생님들은 오전 수업이 시작되기 전 8시 30분부터 9시까지 30분간 함께 책을 읽고 내용을 요약해 독서일지를 쓰고 있다. 김은영(3학년) 학생은 “아침 독서를 하면서 도서관 이용이 늘어났으며 책에 대한 관심도가 예전보다 훨씬 높아졌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안의중은 농촌지역이라는 지리적 특성을 활용해 100평 규모의 ‘행복한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농촌에 살고 있지만, 학생들 대부분이 농사를 지어본 경험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학생들은 이곳 농장에서 상추, 깻잎, 고구마, 옥수수 등을 재배하고 있다. 수확한 농작물은 종종 급식 반찬으로 제공된다. 


  농작물을 키우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농촌의 소중함과 농부에 대한 고마움, 그리고 식물을 키워내는 자연의 위대함, 수확의 즐거움 등을 경험하고 있다. 


100평 규모의 학교 농장에서 학생들은 다양한 작물을 직접  재배한다.100평 규모의 학교 농장에서 학생들은 다양한 작물을 직접 재배한다.



학생이 행복한 학교를 꿈꾸다

  이처럼 안의중은 학생들에게 1인 1악기, 예쁜 손글씨 쓰기, 행복한 농장 등 ‘행복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작은학교의 장점과 지역적 특성을 살린 알찬 교육을 펼치고 있다. 그 결과 점차 줄어들던 학생 수가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2009년 이후 12년 만에 3학급에서 5학급으로 증설되며 학교도 고무적인 분위기에 휩싸였다. 박영진 교장은 행복 교육프로그램에 대해 “단순히 학생 수를 늘리기 위한 교육 전략이 아니다. 학생들에게 맞춤형 학습을 제공하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행복’을 지향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안의중의 학생 수는 88명으로 이 중 30%는 대구, 진주, 남원 등 다른 지역에서 온 학생들이다. 안의중은 정규 수업이 끝난 후에도 자습을 원하는 학생들을 위해 교내 독서실을 개방하고 있다. 또 다른 지역의 학생들뿐만 아니라 기숙사 생활을 원하는 학생들에게도 식사를 제외한 기숙사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15명이 ‘제2의 집’인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다. 


  한편, 안의중은 도농 연계를 통한 새로운 교육을 시도하고 있다. 박영진 교장은 “5월경 서울 도곡중학교와 협약을 맺고 생태환경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생태환경교육 취지에 맞게 ‘종이 없는 학습지’ 프로그램을 이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안의중학교는 도곡중학교와 함께 생태, 환경, 역사, 스포츠 등의 교환학습은 물론이고 학교장 허가 교외 체험학습 기회를 확대할 예정이다. 



안의중학교 전경안의중학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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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 Interview_ 박영진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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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교육프로그램의 ‘행복’ 은 어떤 의미인가?

  배움과 학습은 항상 노력에 동반되는 수고라는 것이 뒤 따르기에 학습자가 즐겁게 받 아들이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 다. 이러한 수고와 고통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줄어 들거나 제거될 수 있기에 ‘행복한 노력’이 발생한다. 노 력하면서 행복할 수 있다면 공부와 노동이 놀이가 되 는 법이다. 행복 교육프로그램은 단순히 학생 수를 늘 릴 수 있는 교육 전략이 아니다. 학생들에게 맞춤형 학 습을 제공하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행복’을 지향하자 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안의중학교의 강점은?

  의사결정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선생님들이 저의 결정 을 존중해주기도 하고, 저도 선생님들의 의견을 듣고 결 정을 바꾸기도 한다. 선생님들도 어떤 것이 우리 아이들 에게 더 좋은 것인지 판단하여 결정하려고 한다. 학생들 을 위해 결정했으면 그 일을 좀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계 기가 될 수 있다.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면서 어떤 일을 불가피하게 실행해야 하는 경우, 학생회에 위임하여 학 생들의 결정에 따른다. 학생들도 교장실에 와서 교복 문 제, 점심시간 등 자신들이 겪는 문제에 대해 건의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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