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교육
안동 신성초등학교 자유학구제 순풍 달고, 작은 학교 비상하다

이순이 편집장

안동의 작은 학교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자유학구제(작은 학교 학구를 큰 학교 학구까지 확대·지정하되 큰 학교에서 작은 학교로만 전입이 가능한 한 방향 학구제)로 지정된 신성초에 23명이 전학했으며, 올해에는 15명의 신입생이 입학할 예정이다. 작은 학교의 매력과 인성교육을 중시한 교육과정이 학부모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폐교 위기의 학교는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학교는 겨울방학을 맞이했지만, 아이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등교해 돌봄교실에서 생활한다. 1학년 아이들이 각자 완성한 블록 작품을 들고 포즈를 잡고 있다. 학교는 겨울방학을 맞이했지만, 아이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등교해 돌봄교실에서 생활한다. 1학년 아이들이 각자 완성한 블록 작품을 들고 포즈를 잡고 있다.




  안동의 작은 학교로 손꼽히는 신성초등학교(교장 김현광)에 최근 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신성초는 낙동강이 유유히 흐르는 구담교를 거쳐 정리된 넓은 농경지를 지나 작은 동네와 들과 산자락으로 둘러싸인 아득한 곳에 둥지를 틀고 있다. 1949년에 개교하여 올해로 2,950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학교지만, 몇 해 전에는 학생 수가 20여 명으로 감소하면서 ‘폐교’ 수순을 밟을 뻔한 아찔한 순간을 경험하기도 했다.


  한국교육개발원에서 발표한 2020 교육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 수는 601만 명으로 매년 꾸준히 감소 추세에 있다. 이는 10년 전(782만 명)과 비교하여 23%가량 줄어든 수치이며, 실제로 그동안 학생 수 감소로 인해 전국적으로 3,834교가 문을 닫았다. 경북은 전남(828교)에 이어 두 번째 많은 729교가 폐교됐다. 신성초가 위치한 안동에서도 17곳의 학교가 문을 닫았으니 작은 학교가 처한 현실 앞에서 위기감은 더욱 컸다.



휴게공간이 필요하다는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탄생한 ‘꿀잼 상상 누리터’휴게공간이 필요하다는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탄생한 ‘꿀잼 상상 누리터’


작은 학교 자유학구제로 다시 찾은 활기

  지난 2020년은 코로나19로 전국의 많은 학교가 어려움을 겪었지만, 작은 학교였던 신성초는 과밀학교(급) 대상에서 제외되어 비교적 원활하게 등교하여 대면교육이 이뤄졌다. 


  여기에 경상북도교육청에서 작은 학교 자유학구제를 도입함에 따라 안동시 풍천면 일대에 조성된 신 도청 인근에서 전·입학 학생이 크게 늘면서 학교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자유학구제란 작은 학교 학구를 큰 학교 학구까지 확대·지정하되 큰 학교에서 작은 학교로만 전입이 가능한 한 방향 학구제이다. 작은 학교에 대한 통폐합에서 작은 학교를 살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한 것이다. 경북은 지난해 초등학교 29개교에서 자유학구제를 실시하여 9개 학교에서 한 학급씩 증설되는 효과를 거두었으며, 올해는 중학교까지 확대하였다. 도교육청 차원에서는 지역 내 과밀학교(급)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작은 학교를 살리는 윈윈전략으로 손꼽힌다. 지난해 자유학구제로 지정된 신성초에 23명이 전입했으며, 올해에는 15명의 신입생이 입학할 예정이다. 작은 학교의 매력과 인성교육을 중시한 교육과정이 학부모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집에서 가까운 학교를 포기하고 10km 떨어진 학교를 선택한 것이다.


단층으로 이뤄진 작은 학교지만, ‘행복한 학교’를 향한 큰 뜻을 품고 있다단층으로 이뤄진 작은 학교지만, ‘행복한 학교’를 향한 큰 뜻을 품고 있다



고학년을 위한 겨울방학 영어 특별캠프고학년을 위한 겨울방학 영어 특별캠프



농촌 작은 학교의 숨은 저력

  김현광 교장은 경상북도교육청에서 장학관으로 근무하던 시절, 작은 학교를 살리기 위해서 학구를 개방할 것을 제안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해 9월 신성초로 발령을 받으면서 그동안 머릿속으로 구상해 오던 작은 학교의 이상적인 모델을 구현하는 데 열정을 쏟고 있다. 


  “작은 학교를 믿고 찾아온 아이들이 즐겁고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고 싶다.”라고 한 김 교장은 모든 교육활동의 중심에 학생을 두고 행정력과 교육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신성초는 2019년 디지털교과서 선도학교, 미래형 선비학교, 녹색학교 가꾸기 사업 등을 실시했으며 2020년에도 각종 공모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소프트웨어(SW) 선도학교, 경상북도교육청 지정 다문화정책학교, 대구교육대학교 농어촌교육실습학교, 경북형 공동교육과정 운영, 창의융합형 과학실 구축, 농산어촌 영어캠프 운영학교 선정 등 각 부문에서 교직원들이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교육활동이 제한된 상황에서 작은 학교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원격수업 기간 중 3~6학년은 1인 1태블릿 PC를 제공한 실시간 수업 운영으로 학부모들의 호평을 받았으며 1~2학년은 담임 교사들이 주 2회 학습꾸러미를 직접 가정에 배부하며 학생들의 학습활동을 살폈다. 또한, 등교수업이 실시된 후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전교생이 모두 등교했으며, 방과후학교 정상운영과 방학 중 2주간 영어 특별프로그램 운영으로 코로나19 상황에도 위축되지 않는 교육활동을 펼치고 있다. 


  학교는 어린이들의 재능과 소질을 키우기 위해 어린이와 학부모의 요구에 맞춘 10여 개의 다양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TBC 코로나19 극복 캠페인에 1, 2학년 어린이들이 출연하여 끼를 마음껏 발휘했으며, 시 울림 있는 학교를 통해 시를 짓고 읊는 활동은 ‘TBC 아이들의 시작’이란 프로그램에, 방과 후 교육활동에 배운 예체능 활동은 ‘안동 MBC 찾아가는 음악회’를 통해 방송에 소개되기도 했다. 또한, 지역 환경을 이용한 ‘자연나눔텃밭’을 조성해 학년별로 가꾸고 있으며 학생들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심어주기 위해 교내에서 직접 병아리를 부화시켜 학생들에게 분양하는 등 농촌 학교만이 할 수 있는 차별화된 활동을 제공하고 있다.



1학년 아이들이 학교 뒷산에 올라 마음껏 뛰놀고 있다.1학년 아이들이 학교 뒷산에 올라 마음껏 뛰놀고 있다.



농촌 학교의 장점을 살려 만든 ‘자연나눔텃밭’에 가을 꽃을 심고 있다. 농촌 학교의 장점을 살려 만든 ‘자연나눔텃밭’에 가을 꽃을 심고 있다.


즐거운 학교생활을 위한 아낌없는 투자

  학교가 다시 활기를 찾으면서 열악한 교육환경을 바꾸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에 다양한 교육활동이 가능하도록 야외놀이터를 조성했으며, 실내에는 꿈과 재능을 키울 수 있도록 놀이터 겸 휴식공간을 조성했다. 이곳에는 아이들의 좌우명을 액자에 담아 가까이에 두고 실천할 수 있도록 갤러리를 만들고 늘 책과 가까이할 수 있도록 서가도 마련했다. 새 학년 시작과 함께 운영될 방송반을 위한 부스도 갖추는 등 아이들을 맞이할 준비도 마쳤다. 추운 겨울, 학교 운동장 한편에는 2월 완공을 목표로 다목적 강당 준공이 한창이다. 가장 열악한 공간이었던 화장실도 아이들의 아이디어를 반영해 휴식이 있는 공간으로 리모델링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으며, 학교 뒷공간에 사육장과 관찰대도 설치할 계획이다. 


  작은 학교 자유학구제 활성화를 위해 올해 제주도 체험학습(울릉도·독도), 계절스포츠, 학부모와 함께하는 독서문학 기행, 요양원 봉사활동, 학부모회 중심 학교 참여교육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실시하여 어린이들의 자존감과 성취감 함양을 위해 노력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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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with


“학교의 주인인 아이들의 목소리를 경청할 뿐”

김현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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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학생, 학부모의 학교에 대한 신뢰가 대단한 것 같다. 비결이 무엇인가?

학교의 주인은 아이들이다. 아이들에게 자존감을 심어주면서 바른 인성을 기를 수 있도록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들은 교장실에 모여 회의를 하는데, 아이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들어주는 편이다. 첫 건의사항은 운동장의 축구 골대를 사달라는 것이었다. 뜻밖의 제안이었지만, 너무 낡은 골대를 바로 교체해주었다. 이후 1학년은 나와 뒷동산에 가서 놀고 싶다고 했고 기회를 봐 아이들을 인솔해서 신나게 놀다 왔다. 4학년은 동요를 듣고 싶다고 건의했다. 고장 난 스피커를 고쳐 사용했으나 금방 고장이 나서 새로 샀다. 제일 일찍 등교해서 아이들을 위해 동요를 트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실내 휴게공간을 조성하게 된 계기는 5학년 학생들의 아늑한 휴게공간을 만들어달라는 건의에서 출발했다. 낡은 신발장을 철거하고 그곳에 아이들을 위한 휴식공간을 만들었다. 졸업을 앞둔 6학년은 평생 기억할 추억을 원했고 자전거를 타고 경주를 다녀왔다. 아이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바로 교육활동에 반영하면서 아이들의 자존감은 높아졌고 학교를 무척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Q2 학교에 새바람을 불어넣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나? 

모두가 행복한 민주적인 학교를 만들고 싶다. 학생 수가 적기 때문에 아이들과 소통이 잘 이뤄지는 편이고 역량을 갖춘 선생님들이 즐겁게 일하면서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학부모 민원을 교장실에서 처리하며 서로 오해가 없도록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민원처리 과정에서 선생님도 상처를 받는다. 선생님이 즐겁게 일하면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아이들에게 많이 나눠주었으면 한다. 


Q3 작은 학교 자유학구제에 대한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비롯되었나?

교감으로 재직할 당시, 대구시에서 칠곡의 작은 학교까지 24km를 매일 통학시키던 학부모들이 있었다. 시골의 작은 학교에서 즐겁게 학교생활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매일 원거리를 통학시켰다. 당시 아이들과 학부모의 만족도가 높았는데, 이런 경험을 토대로 도교육청에서 근무할 당시 작은 학교 학구를 풀어줄 것을 제안했다. 규모가 큰 학교와 작은 학교 모두를 살리는 정책이라고 생각했다.


Q4 아이들이 어떤 인재로 자랐으면 하는가?

행복한 삶을 가꾸는 따뜻한 인재로 자랐으면 한다. 아이들과 3가지를 약속했는데,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인사를 잘하며 감사할 줄 아는 어린이가 되는 것이다. 매달 예의 바른 아이들과 함께 서점에 나가 읽고 싶은 책을 선물해 주고 있다. 그리고 우리 지역에 독립운동가가 많이 있다. 우리 지역 독립운동가를 통해 그들의 나라 사랑 정신을 계승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새 학기에는 특색교육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