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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사귀기에 힘들어하는 아이 어떻게 도와줘야 하나요?

글_ 이영미 『엄마, 나 화났어요』 저자(숙명여대 겸임교수)

 

  Q : 친구 사귀기에 힘들어하는 아이 어떻게 도와줘야 하나요?

 

  A : 친구사귀기가 어려운 아이들을 보면 가족 간의 관계 맺기도 잘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아빠는 늘 바빠서 얼굴보기도 어렵고, 어쩌다 만나면 권위적인 강압과 체벌을 사용하고, 엄마는 늘 걱정과 잔소리가 많다. 이런 관계에서 아이들은 가족만나기를 꺼려하고 회피하며, 가정 밖으로 배회한다.

  관계 맺기의 기본은 가정에서 비롯된다. 즉 사회적 기술습득은 가정에서 출발한다. 가족 구성원의 존재를 존중하고 수용하며, 화목한 분위기와 가족 간의 애착이 형성되면, 타인을 믿고 친밀감을 형성하게 된다.

  부모와 자녀 간에 대화나 놀이의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에 대한 애착이 형성되고 즐거운 경험을 하게 되면 아이들은 사람사귀는 것이 재미있고 자신감도 붙게 된다. 애착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가장 쉬운 방법은 ‘접촉’이다. 좋은 신체적 접촉과 좋은 대화를 주고받는 언어적 접촉은 존중과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전해주기 때문에 아동의 자존감을 높여준다.

  만일 형제 간의 경쟁이나 다툼이 갈등의 원인이라면 서로 간에 지켜야 할 간단한 규칙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로를 해치는 일 즉, 폭력적인 행동은 금물이라는 것, 규칙을 어길 때 감당해야 할 일들을 함께 정해놓자. 그리고 부모는 규칙을 공평하게 이행하도록 도와주면 된다. 이러한 연습은 친구와의 관계 맺기에 적용된다.

  친구를 사귀려고 하면 친구와의 만남의 경험이 있어야 한다. 놀이터가 가장 좋은 장소이긴 하나, 요즘처럼 놀이터에서 친구들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학교친구뿐만 아니라 함께 배우는 과외 활동에서 만난 친구를 초대해서 함께 공유하는 활동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친구를 사귀려면 만나야 하고 만남에는 공유하는 활동이 있어야 한다.

  친구가 놀러왔는데도 놀 줄을 모른다면 아빠나 엄마와 먼저 놀아보는 경험이 많이 필요하다. 아동에게 숙달된 경험을 주고 나서 자신감이 생기면 친구를 만나는 것도 방법이다. 놀이를 할 때 부모는 아이에게 구체적인 칭찬을 하고 아동의 마음을 읽어주는 반응을 많이 사용하도록 한다. 아이에게 이래라 저래라 지시하지 말고 아이가 탐색하는 방법, 활동하는 방식대로 따라가 주면 된다. ‘넌 멋진 아이야, 넌 할 수 있어, 넘어져도 혼자서 일어나는 구나. 실수해도 괜찮아, 다시 한 번 해보면 되지. 그래, 넌 점프를 잘하잖아, 그렇게 하면 되는 거야’ 부모가 나서서 장애물을 없애기 전에 아이가 장애물을 넘을 수 있는 용기를 북돋아주면 된다. 단, 자기를 해치거나 남을 해치는 상황이라면 단호히 개입해야 한다. 아빠랑 장난을 칠 때도 거칠게 다루거나 폭력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욱하는 성질을 자제할 수 있는 감정조절도 부모가 도와줄 수 있다. ‘네가 먼저 먹고 싶구나, 배가 많이 고팠구나, 잠깐 지금은 너의 차례가 아니네, 그렇지 배고파도 기다릴 줄 아는 구나, 넌 그것도 할 수 있구나 등’ 부모의 지지와 인정은 아이의 감정도 조절할 수 있다.

  긍정적 정서와 역할연습을 통한 놀이방법은 규칙과 예절, 배려를 배우게 한다. 이는 아이의 사회성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된다. 부모는 아이들의 사회성을 키우는데도 큰 몫을 하는 자녀의 동일시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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