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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양보호구역을 아끼는 마음을 키우러 "바다읍 지키리 놀이터"로 놀러오세요!

황유리 명예기자

<바다읍 지키리 놀이터>는 해양 보전 가치가 높은 지역의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제주환경운동연합에서 진행하는 찾아가는 해양환경교육 프로그램이다. 대정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은 8월의 마지막 주와 9월의 첫 주에 걸쳐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였다. 대정초등학교는 남방큰돌고래의 주요 서식지인 대정읍에 있는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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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하고

해양보호구역과 해양생물에 대해 살펴본 후 "미니 와일드" 카드게임과 "해양생물보호자" 보드게임을 하고 있는 학생들


<바다읍 지키리 놀이터>는 총 3일에 걸쳐 이루어졌다. 2차시 동안 이루어진 1일차 교육은 제주의 해양보호구역과 해양생물에 대해 알아보는 활동으로 구성되었다. 학생들은 해양보호구역이 무엇이며,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에 알아본 후 다양한 해양생물을 탐색하였다. 이어서 배운 내용을 즐겁게 내면화 할 수 있는 카드 및 보드게임을 하는 시간도 있었다. 카드에 적힌 해양생물의 이름과 특징을 확인하며 즐겁게 게임을 이어가는 동안 학생들의 앎도 차곡차곡 쌓여갔다.


제주에 드나드는 철새에 대해 알아보고 있는 대정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제주에 드나드는 철새에 대해 알아보고 있는 대정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


교육 2일차에서 학생들은 2차시에 걸쳐 제주 연안습지 및 철새, 해양 등에 대해 알아보았다. 제주 남서부 해안에 살고있는 대정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제주 동부에 있는 철새도래지의 이야기는 더욱 흥미롭게 다가가는듯 하였다.


해양보호구역에 서식하는 철새들로 놀이판이 꾸며진 해양보호구역에 서식하는 철새들로 놀이판이 꾸며진 "철새빙고" 게임을 하고 있는 학생들


하도리에 많은 철새가 모이는 이유는 무엇일까?하도리에 많은 철새가 모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2일차 교육에서도 제주 환경과 더욱 즐겁게 가까워질 수 있는 게임들이 이어졌다. 첫 번째 게임은 '철새빙고'였다. 해양보호구역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철새들 스물 다섯 마리와 함께하는 빙고 게임을 통해 학생들은 평소 익숙하지 않은 이름과 생김새의 철새를 자연스럽게 익히는 시간을 가졌다. 시끌벅적 즐거운 웃음소리는 덤이었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환경과 인간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며 "플라스틱 아일랜드" 보드게임을 하고 있는 학생들


두 번째 게임은 '플라스틱 아일랜드'였다. 이날 교육에서 학생들은 플라스틱을 비롯한 쓰레기가 결국 인간에게도 치명적인 위험으로 돌아온다는 사실 또한 익혔던 것과 연관된다. 바다로 둘러싸인 섬이자 관광 산업이 발달했다는 제주특별자치도의 특성을 생각해보면서, 학생들은 환경보호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삶과 연결하여 생각해보았다. 이렇게 이틀에 걸친 교실에서의 교육 프로그램이 마무리되었다.


<바다읍 지키리 놀이터> 프로그램의 3일차 교육 프로그램은 신도리해안으로의 제주 바다 현장교육이었다. 학교 밖에서 직접 제주의 자연을 만끽하는 이 활동은 학교 소재지에 따라 성산 수마포구, 오조리 철새 도래지, 차귀도 등에서 이루어진다. 대정초등학교는 서귀포시 서부권에 위치한 학교로, 5학년 학생들은 차로 1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신도리해안으로 교육을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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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정화 활동을 하기 전 신도리 해안과 남방큰돌고래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학생들


신도리 해안은 남방큰돌고래가 자주 출몰하는 곳으로 알려져있다. 특히 재작년에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들이 촬영된 지역이기도 하다. 신도리 해안에 도착한 학생들은 우선 남방큰돌고래의 생태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제주 연안에서만 출몰하는 남방큰돌고래는 개체 수가 많지 않다고 한다. 돌고래 쇼 등 상업적인 목적으로 활용하고자 남획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에 안타까움의 탄식을 뱉는 학생들도 있었다. 남방큰돌고래는 먼 바다로 나아가지 않고 해안 가까이에서 지내 사람들의 눈에 잘 띄는 것이라고 한다. 좁은 지역 안에서 번식을 하는 특성이 있는 남방큰돌고래는 새끼를 낳아도 멀리 보내지 않기 때문이다.


해양정화 활동을 하고 있는 대정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신도리 해안에서 해양정화 활동을 하고 있는 대정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


언뜻 보면 깨끗해 보이는 풍경이지만, 돌틈 사이를 들여다 보면 알록달록한 쓰레기가 숨어있었다.언뜻 겉으로 보기에는 깨끗하게만 보이는 바닷가 풍경이지만, 돌 틈 사이사이를 들여다 보면 알록달록한 쓰레기가 여기저기 숨어있다.


플라스틱병부터 스티로폼 조각까지, 금세 묵직해진 마대자루플라스틱병부터 스티로폼 조각까지, 학생들이 찾아낸 쓰레기로 금세 묵직해진 마대자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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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으로 밀려든 쓰레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그물 등 어업 활동에서 생겨나는 쓰레기다.


학생들은 안전에 유의하며 돌 사이사이에 숨어있는 온갖 쓰레기를 바삐 주웠다. 수거하는 쓰레기의 조건은 '500원짜리 동전보다 큰 크기'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지나치게 크거나 무거운 폐기물도 안전을 위해 줍지 않도록 하였다. 더운 날이었음에도 학생들은 모두 진지한 얼굴로 환경정화 활동에 임했다. 주워도 주워도 끝이 없는 쓰레기에 놀라움을 표하는 학생들도 있었으며, 돌과 돌 사이에 단단히 박혀 잘 빠지지 않는 쓰레기를 두고 오는 얼굴들에는 아쉬움이 묻어나기도 하였다.


환경정화 봉사활동을 하며 학생들이 신도리 해안에서 수거한 쓰레기환경정화 봉사활동을 하며 학생들이 신도리 해안에서 수거한 다양한 유형의 쓰레기

외국어 상표가 적힌 쓰레기는 해양환경 보호를 위한 국제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걸 알려준다.외국어 상표가 적힌 쓰레기는 해양환경 보호를 위한 국제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걸 알려준다.


20분 남짓의 시간 동안 모은 쓰레기는 여러 개의 자루를 금방 채웠다. 원래는 해양 정화 활동을 마친 후 수집한 쓰레기의 종류와 수를 분석해 기록하는 모니터링이 이어질 예정이었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정책 수립, 외교 등에 활용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날은 강렬한 햇빛과 무더위로 인해 많은 학생들이 지쳐 이 과정은 생략하였다. 대신, 학생들은 자신들이 주운 쓰레기 중 일부에는 중국어, 일본어 등 외국어가 적혀있는 것을 보며 다른 나라에서 버린 쓰레기도 우리나라 바다로 흘러들어 오고 있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하였다. 또한, 반대로 우리나라에서 버리는 쓰레기가 다른 나라의 해양을 오염시킬 수 있다는 사실 역시 생각해보기도 하였다.


신발과 양말을 벗고 시원한 물속으로 풍덩!신발과 양말을 벗고 시원한 물속으로 풍덩!

'바다 놀이터'에서 해양생물 친구들과 놀고 있는 학생들'바다 놀이터'에서 해양생물 친구들과 놀고 있는 학생들


사흘에 걸친 교육 프로그램의 마지막 활동은 <바다읍 지키리 놀이터>라는 교육 프로그램 제목과 꼭 어울렸다. 학생들은 신도리 해안가 한쪽에 자리한 얕고 넓은 물웅덩이에서 다양한 해양 생물과 만나 놀았다.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도 열심히 해안 곳곳을 누비며 환경정화 활동을 한 학생들에게 주어진 신나는 물놀이 시간이었다. 물장구를 치는 대신, 신도리에 살고 있는 다양한


강사진이 나누어 준 뜰채와 통을 들고 삼삼오오 물속을 관찰하는 학생들은 연신 담임 선생님들을 부르며 자신이 발견한 해양생물을 자랑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우리반 어린이들, 옆반 어린이들, 옆옆반 어린이들까지 밀려드는 자랑과 탄성에 바삐 대답해주느라 몸은 힘들었지만, 맑은 물에서 해맑게 돌아다니는 아이들의 얼굴은 따가운 햇빛도 잠시나마 잊도록 해주었다. 다음에도 이런 현장체험학습을 올 기회가 있다면, 해양생물의 이름과 생김새를 미리 알아와서 "이게 뭐예요?" 하고 묻는 아이들에게 자신있게 답해주고 싶다는 생각도 하였다.


"선생님, 이게 뭐예요?" "흠... 다슬기? 보말? 사실 선생님도 잘 모르겠다 이따 같이 찾아보자...!"

"아니 아니, 방금 (커다란 게가) 저기 돌 틈새로 들어갔어! 저걸 들춰보자!"



"선생님, 제가 저기서 친구들이랑 잡은 생물들이에요! 이 게 크죠?"



"이거 보세요! 이것도 방금 잡았어요! 기다리면 움직일까요?" "글쎄 선생님도 잘 모르겠는데, 같이 지켜볼까?"



"이거 봐 얘들아! 내가 방금 찾았어, 크지?" "우와!"


해양생물들과의 신기하고 반가운 만남이란 짧았다. 물놀이를 마무리하며 모두 바다 놀이터로 다시 돌려보냈기 때문이다. 돌고래 떼를 만나는 행운까지는 따라주지 않았지만, 햇살을 잔뜩 받은 푸른 바다가 만들어내는 윤슬까지 함께한 '바다읍 지키리'로의 나들이였다.


"선생님, 더워요! 에어컨이 안 시원해요!" "너무 힘들어요 선생님" 우리 열두 살 어린이들은 학교로 돌아오는 길에도, 교실로 돌아와서도 한동안 열기를 식히기 전까지 덥고 힘들다며 아우성이었다. 마찬가지로 땀에 흠뻑 젖어 손부채질을 바삐 하던 선생님은 살풋 웃으며 말했다. "그러게 덥긴 했다, 그치? 그래도 이 피로와 더위가 곧 다 가시고 나면, 오늘의 보람과 즐거움이 더욱 선명하게 기억될 거야, 얘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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