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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매립장이 시민을 위한 수목원으로. 해운대수목원의 화려한 변신

안현욱 명예기자

  쓰레기 매립지는 꼭 필요한 시설이지만 동시에 주변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부산시 해운대구 석대동에 위치했던 쓰레기매립장은 1987년부터 1993년까지 7년간 쓰레기매립장으로 활용되었으며 쓰레기 침출수에 악취, 유해가스 문제로 인해 오염지로 방치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오염된 부지가 장장 11년간의 재조성 사업을 통해 시민의 곁으로 돌아오고 있다. 전체 면적 약 62만㎡(19만 평)로 부산시민공원의 1.4배에 달하는 거대한 부지가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생태복원사업’을 기본목표로 수목 유전자원의 보전·증식 및 전시, 산림 치유 및 휴양의 공간을 제공하는 자연 친화적인 국내 최대 공립수목원으로 우뚝 서게 된 것이다.

  이러한 배경과 목표 속에서 시민의 행복실현에 주안점을 두고 미래 세대에게 이어질 녹색 문화자산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는 ‘해운대수목원’. 폭우가 쏟아지는 다른 지역과 달리 마른장마가 이어지고 있는 부산의 8월. 부산을 넘어 국내 최대 규모를 지닌 ‘해운대수목원’을 찾았다.


▲ 해운대수목원 입구▲ 해운대수목원 입구

  복원된 환경과 어우러지는 다양한 테마의 주제정원

  ‘해운대수목원’은 840억 원(국비 179억 원, 시비 661억 원)의 예산을 들여 현재까지 1단계 조성이 완료된 상황이며 드넓은 부지와 394,194개의 목본, 초본 식물을 바탕으로 장미원, 초식동물원, 미로원과 같은 30개의 주제 정원과 가족, 학생, 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견학·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두고 있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해운대수목원’은 쓰레기 매립지를 재조성하여 만들어진 시설이다. 따라서 과거 매립장이었던 장소에 있던 제방으로 인한 높이 차이가 일부 존재하는 등의 지형적 특징을 지니고 있으며 여기에 재조성 과정에서 평지, 언덕, 습지 등을 만들어 다양한 종류와 식물과 동물들이 어우러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냈다.

  이러한 특징을 바탕으로 여러 테마 정원과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방문객들이 다양한 식물들을 관찰하고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각각의 테마를 지닌 정원은 특정 식물군이나 생태계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 다양한 주제정원들이 존재한다▲ 다양한 주제정원들이 존재한다.

  주로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이 많았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식물원 내에 위치한 미니동물원의 존재였다. 미니동물원이라곤 하지만 원체 넓은 부지 덕분에 여타 동물원들과는 달리 동물들에게 충분한 공간이 주어졌고, 타조, 당나귀, 양, 염소 등과 같은 초식동물들이 여유롭게 자리하고 있었다.


▲ 미니동물원의 인기동물 타조▲ 미니동물원의 인기동물 타조

  특히 양 떼 같은 경우 시간대별로 수목원 안에 자유롭게 풀어두어 자녀들이 가까이에서 동물들을 느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물론, 온순한 초식동물이긴 하나 작은 아동들에겐 위험할 수 있으니 보호자의 지도아래 지켜볼 수 있도록 하자.


▲ 가까운 곳에서 양과 같은 초식동물들을 접할 수 있다.▲ 가까운 곳에서 양과 같은 초식동물들을 접할 수 있다.

  동물원 구경이 끝났다면 수국, 허브, 꽃치자들이 심어진 완만한 경사로(월가든1: 중간에 계단 존재, 월가든2: 무장애길)를 따라 장미원, 미로원 등이 위치한 수목원의 윗부분으로 올라갈 수 있다. 국내 최대 공립수목원이라는 이름이 걸맞게 전체 규모가 광활하다 할 수 있으며, 수목원 중심부 장미원을 비롯하여 참나무원, 잔디광장, 미로원, 철쭉원, 봄꽃원, 침엽수원 등 다양한 테마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특히 장미원의 경우 수목원이 자랑하는 인기명소로 장미가 활짝 피는 5월쯤에 방문한다면 만개한 장미꽃이 반겨줄 것이다(수목들이 가지는 특징상 5월과 10월에 수목원의 가장 화려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대상자별 체험프로그램으로 견학부터 자연교육까지 한 번에

  ‘해운대수목원’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숲 해설, 관람카트 체험과의 단순 견학 프로그램과 더불어 장애인, 아동, 가족과 같은 대상자별로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들을 무료로 제공하여 환경보호와 생태계 복원의 중요성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장애인 대상 프로그램인 ‘달리는 그린휠’의 경우 초식동물원과 각 주제정원을 숲해설가와 함께 둘러보고 허브 향주머니 만들기, 자연물을 활용한 자연놀이 등을 통해 그들의 감각을 자극하고 다른 참가자들과 함께 활동하는 과정에서 참여자들이 협동심과 소통 능력을 배우는 등 사회적 기술을 향상할 수 있다.


▲ 자녀들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제공: 반디도시생태학교)▲ 자녀들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1 (자료제공: 반디도시생태학교)


▲ 자녀들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2 (제공: 반디도시생태학교)▲ 자녀들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2 (자료제공: 반디도시생태학교)


  유아 및 초등학생을 포함한 가족을 대상으로 한 ‘수제 화분 만들기(모기 쫓는 계피 화분)’는 아동들이 모기의 생태를 알아보고, 모기가 싫어하는 허브종류의 자연물과 데코찰흙, 계피 스틱으로 모기를 쫓는 화분을 만드는 과정으로 아동들이 모기를 공부하며 생태학적 지식을 쌓고, 모기와 같은 작은 생물들도 생태계의 일부분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또한 가족 단위의 공동 활동을 통해 가족 간의 유대관계도 강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환경 교육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교실

  ‘해운대수목원’은 현재까지 1단계 조성 과정이 완료된 상황으로 부산시는 국내 최대 규모의 공립 수목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25년까지(예정) 2단계 조성 과정을 통해 약 213,000㎡ 부지에 생활체육시설 등을 확충할 예정이다. 또한, 방문객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이벤트를 통해 수목원의 활용도를 높이고 있었다.

  이처럼 해운대수목원은 그 자체로 하나의 성공적인 환경 재생 프로젝트로, 다른 지역에서도 벤치마킹할 수 있는 훌륭한 사례가 되고 있다. 이곳을 방문하는 모든 이들은 쓰레기 매립지가 어떻게 아름다운 자연 공간으로 변모할 수 있는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며, 자연스레 지속 가능한 환경 보호가 어떤 것인지 피부로 느끼게 된다.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환경 교육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교실이다.

  이번 여름. 자녀들과 해운대 수목원을 방문하여 자연 속에서 가족의 화합을 도모하고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소중한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지 추천해 본다.


◾이용안내

-개원일 : 화요일 ~ 일요일

-휴원일 : 월요일(단,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그다음 평일), 1월1일, 설날ㆍ추석 당일

-관람시간 : 오전 9시 ~ 오후 5시 (입장마감: 오후 4시 30분)

-프로그램 예약: 부산광역시 통합예약시스템 (https://reserve.busan.go.kr)

-프로그램 문의: 반디도시생태학교(☎051-610-0071)

-입장료, 주차료 :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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