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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이 직접 참여하고 선택하는 나눔마켓 ‘초록이점빵’을 아시나요?

안현욱 명예기자

무더운 여름의 끝을 알리듯 고요한 가을의 바람이 느껴지는 9월의 한 주말. 부산광역시 동래구에 위치한 동래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아동들이 직접 기획하고 참여하는 나눔마켓 ‘초록이점빵’ 사업이 진행되었다. 이 행사는 아동들이 기획단으로 참여하여 행사의 전반적인 부분을 설계하고 마켓의 물품들을 선택하는 과정을 통해 자발성과 권리주체로서의 모습을 깨달을 수 있도록 운영된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 속에서도 높은 참여도를 보였던 이날 행사 현장을 소개한다.


아동이 직접 참여하고 선택하는 돌봄지원

‘초록이점빵’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공모형 사업을 동래종합사회복지관이 운영하는 형식으로 동래구에 거주하는 7~12세의 취약계층 아동 100명을 선정한 후 사전 욕구조사를 실시. 아동이 ‘초록이점빵’에 직접 참여하여 1인당 10만원 상당의 물품을 선택하게 한다. 즉, 실용성이 떨어지는 보여주기식 현물지원이 아닌 아동의 주체성과 의사를 중요시하는 돌봄지원의 성격을 띄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보호자의 의견이 아닌 스스로가 물품을 선택하고 가져가는 형식으로 인해 참여한 아동들은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 학생들이 직접 신청한 초록이점빵 물품들 1▲ 학생들이 직접 신청한 초록이점빵 물품들 1

▲ 학생들이 직접 신청한 초록이점빵 물품들 2▲ 학생들이 직접 신청한 초록이점빵 물품들 2



행사장에서 참여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어린이날보다 더 즐거운 하루였어요.”, “가정형편으로 인해 평소에 사달라고 하기 어려웠던 물품을 부담 없이 직접 고르고 가져갈 수 있으니까 더 좋았던 것 같아요.”, “가지고 싶은 게 더 많았는데 금액이 제한되어 있으니 더 필요한 게 뭔지 스스로 고민하게 됐던 것 같아요”와 같은 긍정적인 평가를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참여와 의견 반영의 좋은 사례이다.


스스로가 꿈꾸던 모습을 그리는 ‘어린이해방군’

이번 행사는 또 다른 차별점을 지니고 있다. 바로 자발적으로 구성된 ‘어린이해방군’을 통해 기획되었다는 것이다. ‘어린이해방군’이라고 붙여진 기획단에 소속된 7~12세의 학생들은 행사의 컨셉, 나눔마켓 물품, 놀이부스 등을 직접 설계하고 운영한다.


▲ 어린이해방군 회의 모습 1▲ 어린이해방군 회의 모습 1

▲ 어린이해방군 회의 모습 2▲ 어린이해방군 회의 모습 2


‘어린이해방군’에 참여한 학생들은 행사 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있었다면 좋겠다는 회의 결과에 따라 직접 탕후루를 만들어 준비하였으며 ‘초록이점빵’과 함께 운영되는 ‘내가 그린(Green) 놀이터’에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구나 피구 체험을 진행하되 많은 사람이 참여해야 하기에 위험하지 않게 공으로 목표물을 맞춘는 방식으로 하자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을 표현하는 것은 물론 어른들의 지시를 받는 것이 아니라 주도적으로 의견을 제시하여 스스로가 권리를 가진 주체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본 사업의 취지이다.


▲ 그린놀이터 체험 진행 모습▲ 그린놀이터 체험 진행 모습



지역사회의 복지사각지대를 발굴하는 ‘오손도손 상담소’

이날 행사는 지역사회 복지체계의 한 축을 담당하는 동래종합사회복지관이 주최하는 만큼 단순 일회성 행사로 끝내지 않기 위하여 지역의 복지사각지대 위기가정 아동을 발굴하기 위한 ‘오손도손상담소’ 또한 병행 운영하였다. 해당 부스는 물품지원 및 놀이체험과 함께 자연스럽게 진행되기에 위기가정의 아동들을 낙인감 없이 발굴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의미를 지닌다. ‘오손도손 상담소’를 통해 발굴된 가정 중 고위험군 가정은 발견 시 복지관의 중점 사례관리 대상으로 등록되어 가정방문, 자원연계, 상담 등의 다각적인 복지서비스를 지원받게 된다.


참여자들의 자발성을 강조하는 복지체계로 발전되길

‘초록이점빵’은 참여자들의 자발성을 강조하여 취약계층 아동 및 가정의 자생력을 기르고 스스로가 원한 현물을 지원받을 수 있게 운영된다. 또한, 모든 프로그램에 「UN아동권리협약」에 근거한 안전한 의식주의 제공, 학대로부터의 보호, 자기의사의 표현 등의 아동권리를 학습할 수 있도록 기획되어 있다. 아동이 안전한 환경에서 건강하게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는 본 행사가 올해만이 아니라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운영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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