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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왜 필요한가? ①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정의와 국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현황

조수연 명예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어린이, 청소년, 성인 등 전 연령층에서 미디어 사용이 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성범죄 등 디지털 피해도 심각한 수준입니다. 어린이, 청소년 대상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3회에 걸쳐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실태와 어린이·청소년, 어르신 대상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실제를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과 실태조사

마을 방송국에서의 어린이·청소년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어르신을 위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코로나19가 우리나라를 덮친 지 벌써 만2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코로나19 펜데믹(pandemic) 속에서 가장 큰 변화는 대면의 비대면. 친구들과 밖에서 뛰어놀아야 할 아이들은 흙 대신 스마트폰을 더 만졌고, 그렇게 미디어와 더 친숙해졌습니다. 미디어가 가장 친한 친구가 되었습니다.

수많은 통계에서도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2021년, 대한민국의학한림원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가 최공동으로 개최한 ‘디지털미디어 과사용과 건강포럼’에서 발표한 ‘디지털미디어 과사용 실패 대국민 인식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디지털미디어 과사용 그룹이 약 2배 증가했다고 밝혔는데요.

구체적으로 동영상, SNS, 게임, 온라인 도박, 포르노 등 모든 디지털 콘텐츠 이용시간이 성인과 청소년 모든 연령대에서 증가했습니다. 이 중 청소년의 경우를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죠. 코로나19 이전 하루 평균 4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과사용 그룹은 38%였지만, 코로나19 이후에는 63.6%로 1.5배 이상 뛰었습니다.

또한 스크린타임, 학습으로의 목적 외 오락이나 여가목적으로의 영상 이용 시간은 청소년의 경우 코로나19 이전 과사용 그룹이 17.3%, 코로나19 이후에는 41.7%로 2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이로 인한 성범죄 등 디지털 피해도 심각한 수준입니다. 서울시가 2021년 7월 12∼19세 초·중·고교생 4012명을 대상으로 디지털 성범죄 피해 실태를 조사한 바 있는데, 856명(21%)이 채팅이나 SNS 등을 통해 디지털 성범죄 위협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미국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학교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출처=한국언론진흥재단)미국에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학교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출처=한국언론진흥재단)


그래서 전문가들은 어린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미디어로 세상과 접촉하는 청소년이 증가함에 따라 각종 범죄에 노출되고, 범죄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미디어 리터러시란 무엇일까요? 특히, 학부모들은 어린이, 청소년의 미디어 리티러시 교육을 어떻게 생각할까요? 해당 궁금증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간한 정부간행물인 ‘미디어 리터러시의 융합적 접근(2020)’을 통해 살펴볼 수 있습니다.

먼저 미디어 리터러시입니다. 우리는 코로나19 이후 청소년들이 미디어를 더 많이 이용하고 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위에서 말한 것처럼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합니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미디어와 리터러시의 합성어인데요. 리터러시(literacy)는 문자화된 기록물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획득하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책을 읽고 정보를 얻었으니까, 책 리터러시 등이 쓰였습니다. 리터러시 앞에 미디어란 단어가 붙여졌으니, 미디어 리터러시는 미디어(매체)를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합니다. 여기서 미디어는 신문, 방송, 인터넷, 유튜브 등 모든 미디어를 포괄하죠.

하지만, 미디어 리터러시는 단순히 읽고 정보를 얻는 능력으로 그치지 않습니다. 유튜브를 보는 능력, 스마트폰을 조작하는 능력 등 ‘기술적 능력’에서 벗어나, 미디어가 주는 메시지를 해석하고,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지식적 능력’입니다.

그래서 미디어 리터러시를 기를 수 있는 교육,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미디어를 무조건 수용하지 않고,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나쁜 미디어는 받아들이지 않는 능력을 길러야 하는데요. 미디어 리터러시의 융합적 접근에서는 사례 연구와 인터뷰, 설문 등을 통해 우리나라 학교에서 진행 중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현황과 한계점, 전망 등을 내놓았습니다.

먼저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대한 인식 및 수요조사를 살펴볼까요. 학부모들의 미디어 교육에 대한 만족도, 교육 현장에서의 교사들의 고민,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품질 향상을 위한 변화를 위해 설문을 진행했고, 1,082명을 대상으로 결과를 분석했습니다.


학부모 응답자 구성학부모 응답자 구성(출처=한국언론진흥재단)


조사 결과, 학부모의 70%는 청소년 대상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했으며, 알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10% 미만입니다. 대부분 학부모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모르는 셈입니다.

응답한 학부모에게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정의를 설명하고,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필요성을 질문했습니다. 전체 응답자의 85%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는데, 특히 미디어의 과의존, 과몰입을 피하고 위험한 콘텐츠 이용을 자제할 수 있는 자율적인 미디어 이용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서라고 답했습니다. 즉, 보호적인 측면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고 대답한 셈이죠.


청소년 대상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출처=한국언론진흥재단)청소년 대상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출처=한국언론진흥재단)


학부모들은 자녀의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을 가장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유튜브, 아프리카TV와 같은 동영상 플랫폼을 자녀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다면서,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포함돼야 한다고 응답했습니다.

또한, 학교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적용할 때, 자유학기제, 창의적 체험활동, 동아리 등의 활동 형태(33%)와 정규 교과목으로 편성해 운영해야 한다(30%)는 비율이 거의 비슷했고, 학부모의 대부분(95%)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진행되면 자녀를 참여시키겠다고 했습니다. 학부모들은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고,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교육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자녀가 가장 자주 사용한다고 생각하는 미디어 콘텐츠 및 미디어 플랫폼(출처=한국언론진흥재단)자녀가 가장 자주 사용한다고 생각하는 미디어 콘텐츠 및 미디어 플랫폼(출처=한국언론진흥재단)


다음으로 미디어 교육 전문 강사와 현직 교사의 인식과 수요를 조사했습니다. 전체 188명의 미디어 교육 전문 강사는 66명(35%), 교사는 122명(65%)으로, 이들은 책임 있고 안전한 미디어 이용 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과 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비판적 분석, 분별적 이용 능력 향상을 위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습니다.

또한, 전반적으로 청소년들이 미디어를 부적절하게 사용한다고 인식하고 있고, 역시 동영상 플랫폼을 청소년이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미디어로 꼽았는데요. 학부모와 교·강사의 인식이 비슷했습니다.

청소년 대상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현황에 대해서 교·강사는 다양한 미디어 유형과 기능에 대해 알고 실제 이용하는 방법을 학습하거나 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비판적 분석과 분별적 이용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에 교육의 초점을 맞춘다고 응답했습니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영역별 필요성(출처=한국언론진흥재단)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영역별 필요성(출처=한국언론진흥재단)


특히 수업에서 가장 많이 학습하는 콘텐츠로는 뉴스 및 시사정보, 동영상 플랫폼으로 나타났고, 수업은 미디어 콘텐츠 시청 및 감상(60%)이 과반 이상의 응답을 얻었습니다. 그 이외에는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거나 미디어를 놓고 토론한다는 응답이 비슷했습니다.

교·강사는 향후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자유학기제와 융합하거나 뉴시 및 창의적 체험활동, 동아리 활동의 형태 운영을 가장 반겼는데, 교사 집단에서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별도 편성보다는 기존 교과목에 녹여서 수업하는 방식을 더 선호했습니다. 역시 학부모의 의견과 동일했습니다.


학교 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운영 방법에 대한 선호(출처=한국언론진흥재단)학교 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운영 방법에 대한 선호(출처=한국언론진흥재단)


두 집단의 설문 조사를 분석한 결과,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학부모들은 보호주의적인 관점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인식하는 경향이 있었고, 학부모, 청소년을 비롯한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한 캠페인과 홍보가 필요해 보였습니다.

수업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도록 미디어 리터러시 관련 수업 교구 및 자료가 필요하며, 이러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자료들을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손쉽게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의 개설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현재 미디어 리터러시는 뜨거운 감자입니다. 교육부는 2021년 11월, 2022 개정 교육과정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작년에 발표된 교육과정은 학생, 학부모, 교사, 전문가 등 다양한 교육 주체의 참여를 통해 대국민 의견을 수렴했는데,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미디어 교육이 총론에 포함된 점입니다. 이는 학교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중점적으로 다루겠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마을 방송국 동작FM(출처=동작FM)마을 방송국 동작FM(출처=동작FM)


하지만 아직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걸음마 단계입니다. 코로나19 이후, 포스트 코로나 사회에서 미디어의 영향은 더욱 강력해질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청소년에 맞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어떻게 진행해야 할까요? 충분한 답변이 될지는 모르지만, 코로나19 이전부터 지역 청소년을 위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마을 방송국, 동작 FM의 사례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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