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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특성화고 신산업 분야로 재구조화 추진 중

강원도교육청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은 특성화고를 근본적으로 혁신하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강도 높은 특성화고 재구조화를 추진하고 있다. 도내 단 3교였던 마이스터고를 추가 지정해 총 7교의 마이스터고를 운영하면서 전문성을 강화했고, 기존 직업계고는 학교명과 학과명 동시 개편이라는 전략적인 변화도 추진했다. 그 결과 2020년 77%에 머물던 특성화고 신입생 충원율이 2024년에는 85%까지 상승하는 성과를 냈다.

| 편집실 사진 | 한국항공고등학교·강원생명과학고등학교



  강원특별자치도 특성화고 재구조화의 핵심 키워드는 ‘강원특별자치도형 신산업 분야 마이스터고 4교 신설’과 ‘4차 산업혁명 대비 학과 개편’으로 볼 수 있다. 인구소멸지수가 높은 지역에 있는 특성화고 중 4교를 선정, 신산업 분야로 재구조화를 추진했다. 새롭게 지정된 마이스터고는 한국항공고, 국방과학고, 산림과학고, 세무금융고 4교로 이들 학교에는 인프라 구축을 위해 총 276억 원의 예산을 편성하여 지원할 계획이다. 기숙사 시설을 갖춘 특성화고에는 타지역 학생들이 다수 유입된다는 연구결과를 토대로 신설된 마이스터고에는 기숙사도 함께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항공정비 관련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한국항공고는 올해 신입생을 모집했고, 나머지 마이스터고는 2026년에 첫 신입생을 맞이할 예정이다.


  또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관내 직업계고에 대해선 학교명과 학과 개편을 통해 상생과 발전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컨설팅을 진행했다. 학과 개편 시에는 개설된 학과 운영을 위해 필요한 기자재, 실습실, 교사연수 등 필수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한 학급당 교육부에서 2억 5천만 원, 도교육청에서 2억 5천만 원 총 5억 원을 지급했다.


  지금까지 재구조화에 참여한 특성화고는 관내 총 31교 중 14교다. 일례로 소양고는 강원생명과학고로 변경하면서 반려동물케어과·카페N디저트과·플라워가드닝과가 신설됐고, 원주공고는 미래고로 새롭게 출범하면서 원주 최초의 미용 관련 학과인 뷰티케어과가 있는 직업계고로 탈바꿈했다. 그러면서 강원생명과학고는 올해 신입생 모집률이 정원대비 149%까지 올랐고, 미래고의 뷰티케어과는 24명 모집에 47명이 지원하면서 1.95:1의 경쟁률을 자랑했다.


  신입생 모집이 어려운 시기에도 이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건 ‘학교 단위의 신청서를 심사하고 학과 중심의 개편’을 추진했던 종전 방식을 과감하게 버리고, 교육청이 주도하여 학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고 개별학교의 전문성과 고유성을 강화하는 컨설팅을 추진한 것이 주요했다. 도교육청 중등교육과 이재철 장학사는 교육청이 주도하는 재구조화는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에 추진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이 장학사는 “보통의 재구조화는 교사의 전공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의 방향성은 달랐다. 학교의 입지적 특성, 인근지역에 동일계열 학과 배제, 학생 수요, 학교에 정체성 부여, 학교명과 학과명 동시 개편 등 꼼꼼하게 분석해서 도교육청이 주도적으로 추진했다. 교사가 새롭게 배워서 가르쳐야 하는 학과는 희망하는 교사에 한해 교당 2명씩 6개월간의 전문적인 연수 기회를 제공했고, 동일 시군에 중복되는 학과의 과도한 경쟁을 방지하기 위해 거점학교로 통합 이전했다.”라고 말했다.


  학교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재구조화를 추진하면서 정원미달을 호소했던 학교들은 이제 성적과 실력을 겨뤄야 갈 수 있는 학교로 재도약했다. 이 장학사는 “높아진 경쟁률 덕분에 입학에 성공한 학생들이 자부심을 갖고 학교생활을 하게 된 것도 장점이다.”라고 덧붙였다.


  도교육청은 특성화고 재구조화와 함께 다가올 인구소멸에 대비해서 해외 유학생 유치를 통해 학교가 성장하고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2월부터 강원도교육연구원에서는 ‘해외 우수 유학생 유치를 위한 연구 용역’을 추진 중이다.


  이 장학사는 “경상북도교육청은 이미 4개국 48명의 해외 우수 유학생 입학을 받았다. 연구 용역 결과가 나오면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도 해외 우수 유학생 유치를 준비할 계획이다. 해외의 우수한 유학생이 특성화고에 입학하면 특성화고의 글로벌화와 외연 확대에도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첨언했다.


1. 한국항공고 재구조화와 항공정비사 교육과정을 도입 추진한 문명호 교장한국항공고 재구조화와 항공정비사 교육과정을 도입 추진한 문명호 교장

2. 항공정비시스템학과 학생들이 항공정비사 면장 취득을 위해 항공정비 실습에 참여하고 있다.항공정비시스템학과 학생들이 항공정비사 면장 취득을 위해 항공정비 실습에 참여하고 있다.


3. 항공정비 실습기종인 경비행기 Cessna172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김성우 학생과 송성재 학생항공정비 실습기종인 경비행기 Cessna172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김성우 학생과 송성재 학생


4. 실습기종 Gulfstream3와 A440-300 기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이성혁 학생과 이주환 학생실습기종 Gulfstream3와 A440-300 기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이성혁 학생과 이주환 학생



한국항공고, 5,322㎡ 규모의 격납고·항공기 11대 등 과감한 투자로 전국에서 찾아오는 학교로 비상

  강원특별자치도형 마이스터고로 신규 지정된 4개 학교 중 가장 먼저 문을 연 학교는 태백기계공고다. 지난 5년간 신입생 정원의 50%도 채우지 못해 폐교 문턱까지 갔던 태백기계공고는 2022년부터 개교 수준의 강도 높은 재구조화 작업을 진행했고 2024년도 강원특별자치도형 마이스터고로 지정되면서 행정적·재정적 지원까지 전폭적으로 받을 수 있었다.


  현재 한국항공고에는 대형여객기인 A330 기종을 비롯해 항공기 11대, 1609평 규모의 항공정비시스템관(격납고는 현재 공사 중이다), 항공 엔진, 항공기 원형 인디케이터(계기판) 등 항공정비실습교육에 필수적인 최첨단·최신식의 다양한 항공기종과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기숙형 고교 운영을 위한 기숙사 신축 및 운영비도 지원받아 전교생이 기숙사를 이용하면서 항공정비교육에 전념하고 있다.


  한국항공고는 단일 학과인 항공정비시스템학과만 운영하고 있다. 항공정비시스템학과에 3개 반을 개설하고 올해 초 신입생을 모집했는데 정원인 48명을 훌쩍 넘는 60명의 학생이 지원했고, 입학생 중 46명은 타 지역에서 유학을 왔다는 점도 눈여겨볼 점이다. 이번에 입학한 신입생 중 36명의 학생은 항공정비사 면장 과정을, 12명의 학생은 항공역량 과정을 공부하고 있는데 두 과정 모두 과정형평가를 통해 항공산업기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항공정비사 면장 과정을 선택한 학생은 수업시간을 통해 2410시간의 실습교육을 이수하기 때문에 항공정비사 면장 시험에 응시할 땐 실기시험을 면제받고 이론과 구술시험에만 응시하면 되는 이점도 있다.


  또 항공역량 과정을 선택한 학생은 항공산업기사 자격취득이나 무인항공 자격, 타 산업기사 자격을 추가로 취득 후 항공부사관, 항공 관련 기업, 공기업, 항공우주 관련 대학진학까지 폭넓은 진로를 선택할 수 있다. 고강호 교사는 “기존 자동화기계·특수기계·전기 등을 전공했던 교사들이 6개월간의 장기심화연수와 방학 중 다양한 항공 직무연수를 받으면서 항공 분야를 새롭게 접목하는 노력을 하고 있으며, 다수의 항공 관련 대학과 교육과정 연계협약을 맺어 교육의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 학교가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았고, 타 도시에서 찾아오는 학생들로 인해 지역 내 인구증가와 경기회복과 같은 희망도 생겼다.”라고 말했다.


  충남 온양중학교를 졸업하고 태백으로 유학 온 전설(1학년) 학생은 “항공정비사가 되기 위해 입학했는데 첫날부터 저녁 9시까지 공부하는 게 힘들었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항공정비 기초과목과 원어민 선생님과 하는 영어수업이 특히 재미있다. 항공정비사 면장을 취득해서 항공관련 회사에 취업하고 싶다.”라며 다부진 꿈을 밝혔다.



강원생명과학고, 직업교육+ACE 교육 도입 신입생 충원율 50%→149%로 급등

  춘천시에 위치한 소양고는 2023년 3월부터 강원생명과학고로 이름을 바꾸고 새로운 도약을 시작했다. 신입생 모집이 어려웠던 스마트전기전자과·IOT그린전기차과를 폐과하고, 기존에 있던 스마트팜도시농업과를 중심으로 플러워가드닝과·카페N디저트과·반려동물케어과 등의 학과를 신설하면서 대대적인 개편을 진행했다. 그리고 첫해 68명 정원에 92명이 지원하면서 신입생 충원율 135%를 달성했다.


  정윤환 부장교사는 “도교육청에서 예산을 지원받아 최고 수준의 시설과 장비가 있는 실습실을 구축한 것이 다른 학교와의 차별점이다. 학교 이미지가 개선되면서 50%에 머물던 신입생 충원율이 2023년에는 135%, 2024년에는 149%로 크게 상승했다. 교명 변경과 지역사회의 요구를 반영한 학과 신설이 학교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라고 말했다. 최근 2년간 강원생명과학고는 4개의 신설 학과를 통해 총 147명의 신입생을 받았다. 특히 반려동물케어과는 강원특별자치도 내 최초의 반려동물 관련 학과로 매년 지원자 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5. 어질리티훈련 실습 중인 반려동물케어과어질리티훈련 실습 중인 반려동물케어과


6. 전공심화 동아리에서는 기능경기대회나 자격증 취득을 위한 심화수업이 진행된다.전공심화 동아리에서는 기능경기대회나 자격증 취득을 위한 심화수업이 진행된다.


7. 2023 KOREA 월드푸드 챔피언십에서 수상한 학생들이 메달과 상장을 모아 사진을 찍었다.2023 KOREA 월드푸드 챔피언십에서 수상한 학생들이 메달과 상장을 모아 사진을 찍었다.


8. 바이오식품가공과 학생들이 바리스타 수업에서 실습하고 있다.바이오식품가공과 학생들이 바리스타 수업에서 실습하고 있다.


  새롭게 도입한 ‘ACE교육’도 학생들 사이에선 큰 인기다. 전공학과 중심의 직업교육 외에도 악기연주(Aesthetic), 영어연극(Communication), 국외 체험(Experience)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악기연주는 바이올린, 플루트, 피아노 등 다양한 악기 중에서 학생이 원하는 악기를 선택해서 전문가에게 꾸준히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영어연극은 연극을 매개로 학생들의 영어실력과 자신감을 동시에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국외 체험의 경우 2학년 학기 중에 4박 5일간 국외 선진지를 방문해서 해외 문화와 교육시스템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작년에는 일본, 올해 6월엔 싱가포르에 갈 예정이고 모든 비용은 학교에서 지원한다.


  지난해 입학해서 올해 2학년이 된 반려동물케어과 한결 학생은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과목들을 이론과 실습으로 배울 수 있어서 만족한다. 해외연수는 물론 실습재료와 교육자료를 아낌없이 지원해 줘서 경제적인 부담 없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것도 우리 학교만의 강점이다.”라고 말하는가 하면 카페N디저트과 이혜원 학생은 “1년 동안 학교생활을 하면서 전공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성장했다. 우리 학교만의 ACE교육을 통해 다양한 문화와 전공에 대한 식견을 넓힐 수 있는 점도 좋다.”라면서 남은 학교생활에도 기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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