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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력·탐구력·토론능력 키우는 미래형 교수학습 ‘IB교육’

대구광역시교육청

  국내에서 국제 바칼로레아(International Baccalaureate, 이하 IB)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가 가장 많은 대구는 올해 60개 기초학교를 포함해 총 92개 초·중·고교에서 IB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거나 도입을 준비 중이다. 관내 전체 455개 초·중·고교의 약 20%에 해당한다.


대구광역시교육청은 2019년부터 창의력과 비판적 사고력을 갖춘 창의융합형 미래 글로벌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국제 바칼로레아(International Baccalaureate, 이하 IB) 프로그램을 도입해 관내 초·중·고교에서 운영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도입 5년, 대구가 주도하는 IB교육

  IB프로그램은 스위스에 본부를 둔 비영리교육재단인 IBO(International Baccalaureate Organization)가 개발·운영하는 국제인증 교육과정이다. 그동안 IB프로그램은 국제학교나 외국인학교 등에서 영어로 진행되면서 귀족교육 혹은 특권교육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대구광역시교육청에서 운영하는 IB프로그램은 교육청 예산으로 IB프로그램을 한국어로 번역해서 제공되기 때문에 신청 학교와 학생들이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점도 이점으로 꼽힌다.


  현재 관내에서 IB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는 총 92개교다. 올해 시범운영을 시작한 기초학교 60교, 관심학교 5교, 후보학교 13교, 그리고 월드스쿨로 인증받은 14교가 대구에 있다. 전국의 IB월드스쿨이 총 20교인 점과 관내 후보학교 중 7교가 연내에 월드스쿨로 합류할 예정인 점 등을 고려하면 대구가 IB교육을 주도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IB프로그램, 어떻게 다른가?

  교육청이 IB프로그램에 주목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먼저는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한 글로벌 인재 양성에 적합하다는 것과 ‘교육과정-수업-평가’가 가장 일체화된 프로그램이라는 판단에서다.


  IB수업과 전통적 수업을 비교해보면 전통적 수업에서는 지식 전달을 목적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끊임없이 지식의 암기를 확인하고 강화할 수 있도록 수업을 설계하는 게 특징이었다. 이 때문에 질문의 주체는 교사이고 학생들은 출제자의 의도에 맞게 주어진 문제를 해석하고 답안을 작성해야 문제해결이 되는 방식이다. 하지만 IB수업에서는 지식이 도구로 사용된다. 지식에 대한 내용 파악을 바탕으로 깊은 이해를 도모하고,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개념을 탐구하고, 이 같은 탐구과정을 통해 일반화된 지식을 획득하여 다른 환경과 맥락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전이 가능한 역량’을 키워주도록 수업이 설계된다. 스스로 의제를 설정하고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해결하는 과정의 반복을 통해 학습자의 ‘생각하는 힘’과 ‘학습력’이 성장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당연히 끊임없이 던지는 질문의 주체는 학생들이다.또 수업내용과 활동을 바탕으로 학습의 과정과 내용을 평가받기 때문에 ‘교육과정-수업-평가’가 가장 일체화된 교실수업이 가능하다는 것도 IB프로그램을 주목한 중요한 이유이다.


  대구광역시교육청 이윤경 대외협력담당관은 “도입 초기에는 대구광역시교육청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단 두 곳에서만 시작하다 보니 IB본부를 설득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전국적으로 여러 시도교육청에서 IB교육을 도입하고 있다. IB교육이 더욱 확산되어 학생들의 사고력, 학습력, 자기주도성을 키워주는 학교 교육과정으로 정착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포산중학교 2학년 교실에서 IB역사 수업이 진행 중이다. IB역사는  동적·논쟁적·심층적인 탐구에 기반해 수업이 이뤄진다.포산중학교 2학년 교실에서 IB역사 수업이 진행 중이다. IB역사는 동적·논쟁적·심층적인 탐구에 기반해 수업이 이뤄진다.


교사들이 모여 국어교과 평가와 관련된 교과협의회를 가지고 있다.교사들이 모여 국어교과 평가와 관련된 교과협의회를 가지고 있다.

포산중학교, IB월드스쿨로 한 단계 도약

  대구광역시 달성군에 위치한 포산중학교(교장 성희경)는 2020년 12월에 후보학교, 2022년 12월에는 IB월드스쿨로 인증받으면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MYP(Middle Years Programme)를 본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IB MYP 세계적 맥락-IB프로그램은 국제적 마인드와 세계적 맥락을  중시한다. 단원 계획 시 세계적 맥락과 연결하여 수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IB MYP 세계적 맥락-IB프로그램은 국제적 마인드와 세계적 맥락을 중시한다. 단원 계획 시 세계적 맥락과 연결하여 수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김정희 교감은 “우리학교는 2015 개정 교육과정과의 조화를 통해 학생들이 국가교육과정을 이수하면서도 스스로의 실질적인 미래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국제적으로 공인된 IB MYP를 운영하고 있다.”라면서 중학교 프로그램인 MYP의 경우 평가방식이 전통적인 평가방식과 차별화된다고 설명한다.


  IB본부는 초등학교 PYP(Primary Years Programme), 중학교 MYP(Middle Years Programme), 고등학교는 DP(Diploma Programme)를 운영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MYP의 경우, 수시로 이뤄지는 형성평가와 단원이 종료되는 시점에 치러지는 총괄평가로 학습이 관리된다. 형성평가는 총괄평가로 가기 위한 준비단계로 각 평가기준에 대한 연습 및 피드백이 일상적으로 실행된다. 각 단원 종료 시, 단원별 탐구진술을 얼마나 이해했는가를 평가할 수 있는 과제가 제시되고, 과제 결과물을 통해 이해 여부를 지속해서 파악하고 지도한다.


  “MYP에선 학생주도의 탐구학습, 교과융합, 개념중심학습, 그리고 학생 개별 피드백을 강조한 과정중심평가가 강화된다. 교원의 전문성이 함양되고 학교 교육력이 성장하는 프로그램이 확실하지만 동시에 교사의 일이 많아지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김 교감의 말처럼 MYP 운영을 위해선 교사의 교수법에도 변화가 필요하고 또 밀도 있는 수업 설계와 학생들에 대한 세심한 지도 역시 필수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학교에서 교사, 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IB MYP 운영 도입에 찬성하는 교사 비율이 83%, ‘IB교육이 학생의 성장과 학교 발전에 도움이 된다’에 긍정한 교사 역시 92%나 됐다. 교사 입장에서는 업무가 과중되는 일이지만 IB MYP 도입으로 학생들의 역량 강화와 교사 전문성이 함께 성장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는 것이다.


  반면, IB MYP 수업을 접한 학생들의 반응은 둘로 나뉜다. 생각을 쥐어짜는 것과 장문의 글을 쓰고, 자기의 생각을 발표하는 것이 과거 강의식 수업보다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IB MYP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찬성과 반대 비율은 비등하다. 찬성을 선택한 학생들은 ‘IB수업을 통해 비판적 사고력을 기르고 싶다’, ‘생각을 잘 표현하고 설명하는 능력을 성장시키고 싶다’, ‘넓은 지식과 공동체 간에 협력하는 자세를 배우고 싶다’ 등의 논리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성장을 기대하는 의견이 많았다. 유지수 학생(2학년)은 “단순히 외우는 게 아니라 친구들과 토론하면서 개념에 대해 이해한다는 점에서 IB프로그램을 추천하고 싶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반대 측은 ‘의견을 따라가기 어렵다’, ‘생각하기 힘들다’ 등을 호소하는 학생이 다수를 차지하면서 학생들 수준에 맞는 개별화된 교육이 필요함을 방증하기도 했다. 아울러 학부모들은 IB MYP 교육이 자녀가 미래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역량을 길러주는 교육이라는 것에 78% 이상 동의하고 지지하는 의견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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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 “향후 5년, 운영 경험 토대로 학교 교육력 제고의 기회로 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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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희 대구광역시교육감


Q. IB교육의 최대 강점은?

  지식의 전수를 중심으로 하는 기존 수업과 달리 IB수업은 ‘개념기반 탐구중심 수업’이라는 점이다. IB수업은 개념탐구를 통해 일반화된 지식을 끌어내는 ‘힘’을 키워준다. 배움과 삶이 연결되는 ‘전이 가능한 역량을 키워준다’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교육과정-수업-평가’가 일체화된 교실수업이 가능한 점 역시 IB교육이 가진 강점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Q. 관내에서 IB교육이 활성화되고 있는데, 사업의 성과를 평가한다면?

  전국적으로 20교의 IB월드스쿨이 있는데 그 중 대구지역의 학교가 총 14교이다. 단순히 숫자를 넘어 학생의 성장을 중심으로 일관되고 질 높은 교육활동을 추진하는 학교가 그만큼 탄생했다는 점에서 대구교육의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IB학교의 확산으로 학생들의 학습력과 교원들의 전문성이 상당히 신장되었는데 이는 우리지역의 학교공동체가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순도 높은 교육이 자리 잡은 것으로 큰 의미가 있다.


Q. IB교육과 관련하여 앞으로의 계획은?

  최근에는 여러 시도교육청이 함께 협의체를 구축하고 교원연수를 비롯한 공동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3년 7월 현재, 대구-제주-경기-전남 4개 교육청이 IB도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고 공동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한 2024년 3월에는 IB교육 전문가 1,500여 명이 참석하는 ‘IB글로벌 콘퍼런스’가 대구에서 개최된다. 글로벌 교육동향을 익히고, 다양한 현장사례를 공유하는 것은 교원들의 집단 지성을 제고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대구에서 개최되는 만큼 다수의 교원이 참석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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