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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광역시교육청 - 학교공간혁신 프로젝트 “‘배움’과 ‘성장’이 있는 공간, 함께 만들어요”

울산광역시교육청

‘건강한 생태계, 행복한 동반관계, 마을과 함께하는 배움공동체, 배움문화 배움공간 공진화, 우리학교·우리울산’. 올해로 5년째를 맞는 울산학교공간혁신 프로젝트의 기본 철학이자 추진 방향이다. 울산 강남초와 성광여고 사례를 통해 학교공간혁신 프로젝트 속으로 들어가 본다.

글-편집실 / 사진 제공-강남초등학교·성광여자고등학교


울산교육청의 학교공간혁신 프로젝트는 올해로 운영 5년째를 맞는다. 2019년부터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면서 ‘학습과 놀이, 쉼과 휴식이 균형을 이루는 삶의 공간으로서의 학교 공간’을 만들어 가고 있다. 지난해까지 학교급별로 총 29개 학교가 참여하였으며, 올해도 내황초, 삼산초, 수암초, 삼남중, 일산중 등 5개 학교가 참여한다. 학교 건축공간이 아이들의 인성과 미래를 결정한다는 공공건축학자들의 지적처럼, 이 프로젝트는 학교가 학생들의 배움과 성장을 지원하는 공간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


학교공간혁신 프로젝트는 학교의 노후공간 개선뿐만이 아니라 학생, 학부모, 교직원, 건축전문가 등이 함께 참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공급자 중심의 획일화된 학교 공간이 아니라, 미래 세대인 학생들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유연한 공간으로의 변화를 모색한다. 프로젝트 참여자가 모두 함께하는 ‘배움난장’ 워크숍은 이 프로젝트의 강점 중 하나다. 배움 중심의 학교문화를 공간으로 재구조화하는 쟁점을 발굴하고, 실행하는 능력을 키우는 이 프로그램은 올해 ‘UIA 대한민국 골든큐브 어워즈’에서 학교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학교공간혁신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울산 강남초와 성광여고의 사례를 소개한다.


강남초, 공간 사용자와 건축전문가가 함께 만들다!

‘책을 읽으며, 때로는 친구들과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며 우주를 꿈꾸는 아이들’. 울산광역시 남구 소재 강남초 가온누리 도서관에 가면 흔히 만날 수 있는 광경이다. 울산 시내 중심가에 자리 잡은 강남초 아이들은 3년 전만 해도 방과후에 뛰놀거나 쉴 수 있는 공간이 부족했다. 아이들이 마음껏 쉬면서 책도 읽고, 학습도 가능한 공간을 돌려주기 위해 공간혁신을 서두른 곳, 바로 도서관이 있는 별관이었다. 2020년 강남초는 울산학교공간혁신 프로젝트 대상학교로 선정되면서 그 꿈을 이룰 수 있었다.


이곳의 공간혁신 프로그램 ‘다담다담 프로젝트’의 주제는 ‘공감(共感), 공간(空間)을 채우다’였다. 곧 ‘학교 구성원과 소통하며 함께 만들어 가는 공간, 학생·교사·학부모가 편안한 공간, 학생들의 창의성을 키우는 공간’으로의 변신을 꾀하는 프로젝트였다.

중앙 원형 도서대중앙 원형 도서대

교내 미니무대교내 미니무대


강남초의 학교공간혁신 교육과정은 1, 2차의 ‘배움난장’과 총 10회차의 디자인 워크숍으로 재구성되어 운영되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김화정 교사는 “아이들은 호계초, 고헌초 등 타 학교 혁신공간을 탐방하며 직접 자신들이 원하는 공간의 변화를 상상하고, 이때 보았던 다른 공간을 통해 아이디어를 발산하는 단계로 진전될 수 있었다.”라며 프로젝트의 경험담을 전했다. 그러면서 김 교사는 “다른 학교 탐방 시에는 교사와 학부모, 학생 등이 동시에 함께 참여하면서 토의하는 과정 등을 거칠 때 교육적인 측면에서 더욱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이처럼 강남초의 가온누리 혁신공간은 전문 디자이너에 의한 일방적인 재구조화가 아니라, 학교의 사용자들과 함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수정과정을 거치면서 새로 태어났다.



성광여고 가온채와 누림채, 꿈이 이루어진 공간

울산광역시 남구 삼호산 자락에 자리 잡은 성광여고는 2021년 울산학교공간혁신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곳은 유휴공간이던 옛 기숙사 건물을 고교학점제 운영에 적합한 학습과 휴게공간으로 탈바꿈한 사례다. 프로젝트 참가 이전에는 별관인 동백관이 숲과 인접한 지리적 관계로 벌레들도 자주 나오곤 하여 학생들이 사용을 꺼리던 공간이었다. 그런데 공간혁신과 함께 2층 ‘가온채’와 3층 ‘누림채’는 학생들이 즐겁게 생활하고, 오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배움난장’을 시작으로 학교 공간 디자인 워크숍을 8차까지 개최하여 학생, 교사,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다.

새롭게 변신한 2층의 가온채 공간새롭게 변신한 2층의 가온채 공간

새롭게 변신한 2층 가온채는 수면카페, 열린학습실, 입시준비실 등으로 디자인됐다. 고교학점제 시행을 앞두고 자기주도적 학습공간으로 활용하여 미래 세상의 중심에 서는 학생이 되라는 의미를 담은 공간이다. 성광여고의 공간혁신 업무를 담당했던 윤경은 교무기획부장교사는 “가온채에서 학생들의 사용 만족도가 가장 높은 장소는 수면카페”라면서 “오랜 시간을 교실에서만 지낼 수밖에 없는 고등학생의 현실에서 생각할 수 없는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짧은 쉼, 휴식을 누리고 다시 재충전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전했다.


이 외에도 2층의 다목적 수업실은 거점형 공동교육과정이나 소인수 수업을 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3층의 누림채 역시 자율주방, 노래방, 보드게임룸, 자율카페 등 학생들이 쉼과 사색, 여유를 누릴 수 있는 장소로서 학생들이 선호하는 공간이 됐다.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김민승 학생은 “이전에는 학교가 단순히 학습하는 공간이었다면, 프로젝트에 참가한 이후로는 학교 공간이 내 아이디어로서 재구성되고 새롭게 변화되어 이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신선하고 흥미로웠다.”라는 소감을 들려주었다.

3층에서 가장 인기있는 자율주방 공간3층에서 가장 인기있는 자율주방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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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공간혁신 성공 비결은… 사용자 참여 설계 ‘배움난장’

울산학교공간혁신 프로젝트 총괄기획자 -유명희 울산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Q ‘배움난장 프로젝트’가 올해 ‘UIA 대한민국 골든큐브 어워즈’에서 학교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어요.

- 배움난장은 울산학교공간혁신 프로젝트의 기본철학과 과정을 짧은 워크숍에 녹여낸 것이어서 수상의 의미가 각별합니다.


Q 프로젝트의 콘셉트가 ‘삶과 쉼이 있는 학교’에서 출발하여 매년 조금씩 변화가 있었어요.

- 첫해에는 사용자 참여 설계로 이루어지는 프로젝트의 정착을 위해 ‘행복한 동반관계’를 강조했죠. 2020∼21년에는 학교 공간 재구조화의 핵심사항인 ‘배움문화와 배움공간의 공진화’에 중점을 두었고요. 지난해부터는 학교별 고유문화와 특성을 살리는 ‘우리학교 우리울산’의 방향성을 잘 녹여내고 있죠. 2023년의 ‘다담 프로젝트’ 역시 이러한 방향성이 잘 연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울산학교공간혁신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가장 큰 성과는요?

- 이 프로젝트가 단지 학교 공간을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그치지 않고, 배움공간을 매개로 하여 학생과 교육공동체, 나아가 건축전문가들의 배움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또 이번 경험을 통해 학교 공간의 경직성을 풀기 위해서는 공간 자체보다 학교에서의 교육과 학습에 대한 인식 및 경직성을 재구조화하는 게 더 중요한 과제라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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