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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정 안에서 키워지는 핵심역량

글_ 온정덕 경인교육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최근의 교육 동향에서는 학생들이 지식을 소유하는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상황이나 의미 있는 맥락에서 지식을 활용하고 실제적인 과제를 수행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목표는 역량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움직임에 반영되었고 독일, 캐나다, 싱가포르, 호주, 뉴질랜드 등 여러 나라에서 국가 교육과정을 역량 중심으로 설계하고 있다.

 


  역량은 범교과 차원의 일반 역량과 교과와 관련된 교과 역량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부터 총론에서는 일반 역량을, 각 교과에서는 교과 역량을 규명하였고, 이를 함양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교과교육과정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개정 교육과정 ‘핵심역량’ 도입
  총론에 제시된 핵심역량은 일반 역량에 해당하며, 학생의 학교생활 전반을 통해서 기르고자 하는 능력이다. 구체적인 핵심역량은 (1) 자아정체성과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의 삶과 진로에 필요한 기초적 능력과 자질을 갖추어 자기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자기관리 역량, (2)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다양한 영역의 지식과 정보를 처리하고 활용할 수 있는 지식정보처리 역량, (3) 폭넓은 기초 지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전문 분야의 지식, 기술, 경험을 융합적으로 활용하여 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창의적 사고 역량, (4) 인간에 대한 공감적 이해와 문화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삶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고 향유하는 심미적 감성 역량, (5) 다양한 상황에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고 존중하는 의사소통 역량, (6) 지역·국가·세계 공동체의 구성원에게 요구되는 가치와 태도를 가지고 공동체 발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공동체 역량이다.

 


  교과 역량은 교과를 통해 길러주어야 할 능력을 의미한다. 2015 개정 교과교육과정에서는 교과 고유의 역량을 규명하였고, 학생들이 그러한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 어떠한 지식과 기능 및 태도를 습득해야 하는지 학습내용을 선정하고 조직하였다. 그리고 이를 성취기준에 반영하였다. 성취기준은 학습의 결과로 학생이 알아야 할 것과 할 수 있어야 할 것을 의미한다. 역량을 반영한 성취기준은 수행기준의 성격을 띠며 단순한 지식 습득이 아닌, 학생이 아는 것을 적용하고 지식을 가지고 할 수 있어야 할 것을 나타낸다.

 


  역량 함양을 목표로 하는 교육에서는 학교 학습의 결과가 이후의 학습이나 삶에서 부딪치는 과제와 일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모든 학생들이 교과 역량을 계발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밝혀진 특정한 교수·학습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학생이 특정 맥락 속에서 지식과 기능을 습득하고, 이를 새로운 상황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수행과 탐구 중심의 학습활동이 강조된다. 역량 중심 교육과정을 실행하는 해외사례를 분석한 연구에서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교수·학습 방법은 협력학습, 발표학습, 탐구학습, 토론 등과 같은 민주적이고 학생 참여적인 수업 방법이다. 또한 프로젝트 학습법을 사용하여 통합적인 수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성취기준을 보고 그 성취기준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어떠한 교수·학습 방법을 사용할 것인지는 실제로 수업하는 교사의 전문성과 경험에 근거한 노하우에 달려있다.

 

 

과정중심 평가로의 전환
  학생들이 미래사회에 요구되는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할 때에는 평가의 목적과 평가에 대한 관점이 달라져야 한다. 지금까지는 주로 학습한 것에 대한 평가(assessment of learning) 위주였다면 이제는 학습을 지원하는 평가(assessment for learning)와 학습으로서의 평가(assessment as learning)가 균형 있게 이루어져야 한다.

 


  역량 기반 교육과정과 수업에서는 학생 개개인이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계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따라서 평가에서는 학습의 최종 결과물만 보는 것이 아니라 학습의 과정에서 학생들이 어떻게 어느 정도로 잘 하고 있는가에 대한 정보를 획득하고 피드백을 제공한다. 이를 위해 교사는 다양한 평가방법과 도구를 사용하여 ‘모든’ 학생이 교육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평가 방법의 다양화는 평가 빈도뿐 아니라 여러 형태의 학습 증거를 수집함을 의미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과정중심 평가를 강조하며 동시에 수행평가를 확대할 것을 권장한다. 수행평가는 “중요한” 교육내용을 이해하였는지 학생의 수행 과정과 산출물을 보고 평가하는 방식이다. 학생이 교과 고유의 탐구 및 사고 기능을 활용하고 지식을 맥락 속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이때 평가는 수업과 별개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수행과제가 교수·학습의 부분으로 통합된다.

 

 

 


  총론과 각론의 연계성, 그리고 교육내용과 교수·학습 및 평가의 일관성은 교육에서 의도한 결과를 실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총론의 핵심 역량은 교과뿐 아니라 학교생활 전반에서 길러져야 하는 것이지만 교과 교육에서는 교과에서 특히 길러주어야 할 능력을 통해 구체화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역량을 도입함으로써 기대하는 효과는 교수·학습의 초점을 ‘교사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로부터 ‘학습자가 배운 내용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어야 하는가’로 이동시키는 데 있다. 이를 통해 학교에서 배운 지식이 실생활에서 활용되고 확장되는 즉 학습의 전이가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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