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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① 서울불암초등학교, 대전중일고등학교 교육공동체의 힘 모아 매일 등교 추진

글 _ 이순이 편집장

  여름방학,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2학기 등교 확대를 준비하던 교육계는 어려움에 직면한 상황이다. 특히 밀집도가 높은 과대학교·과밀학급은 더욱 어려움을 호소한다. 

  본지에서는 과대학교·과밀학급의 학사운영에 도움을 주고자 지난 1학기 방역 지침을 준수하면서도 시차 등교와 시차 급식 등을 통해 매일 등교를 추진해온 서울불암초등학교와 대전중일고등학교를 다녀왔다. 


고학년이 등교할 때쯤 저학년의 하교가 이뤄진다. 고학년이 등교할 때쯤 저학년의 하교가 이뤄진다.



서울불암초등학교

  7월 8일 오전 10시 50분, 3교시 원격수업을 끝낸 서울불암초 금도경(6학년) 학생은 다음 수업을 위한 등교준비를 서두른다. 11시 20분경 교실에 들어선 도경 학생은 등교 확인을 거친 후에 11시 30분쯤 친구들과 함께 급식실로 이동해 조금 이른 점심을 먹는다. 4교시(12:00)는 운동장에서 진행되는 체육수업이다. 완전하지는 않지만, 조금씩 일상을 찾아가고 있다. 


  금도경 학생은 “지난해 원격수업을 하는 동안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서 집중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라며 “매일 등교해서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고, 교우관계도 수업태도도 좋아졌다.”라고 말한다. 


  서울시 노원구에 위치한 불암초등학교(교장 김성희)는 전교생이 926명으로 서울에서도 규모가 큰 학교에 속한다. 비슷한 규모의 많은 학교가 밀집도 2/3 상황에서 원격수업과 대면수업을 병행하는 형태로 1학기 학사운영을 해왔지만, 불암초는 방역을 강화하고 시차 등교와 시차 급식을 통해 매일 등교를 유지해 왔다. (7월 12일부터는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 


  밀집도 분산을 위해 1~2학년의 경우, 매일 오전에 등교한다. 월·수·금은 8시 50분, 화·목에는 오전 9시 30분에 각각 1교시를 시작한다. 40분 수업을 쉬는 시간 없이 블록타임으로 운영하며, 오후 12시 15분부터 오후 12시 55분까지 급식을 먹고 하교한다. 3~4학년은 오전 8시 50분에 1교시를 시작하여 오후 12시 15분에 5교시 수업을 마친 후 급식을 먹고 하교한다. 6교시가 있는 화요일은 집에서 선생님이 올려놓은 영상을 시청하거나 과제학습을 하며 보낸다. 반면 5~6학년은 1~3교시에는 실시간 쌍방향 원격수업을, 4~6교시에는 각 교실에서 대면수업을 진행한다. 3교시와 4교시 사이에는 70분의 여유시간이 있는데, 이때 학생들은 등교를 준비하고 학교에서 급식을 먹는다. 오전에 수업을 끝내고 하교하는 1~4학년과 학교 공간을 교대로 사용한다. 


  대면수업 중심으로 운영하는 1~4학년과 달리 5~6학년 담임과 교과전담교사는 원격수업과 대면수업을 동시에 진행하기에 수업에 대한 피로도가 훨씬 크다고 한다. 김정규(6학년 담임) 교사는 “원격수업은 새롭게 준비해야 하며 대면수업은 기존의 방식대로 아이들을 이끌어 나가야 하기에 힘든 것은 사실이다. 원격수업의 장점과 대면수업의 제한적 환경을 고려해서 수업하고 있다.”라며 “아직 부족한 면이 있지만 매일 만나고 소통하면서 생활지도, 학습확인, 학생 건강상태 체크 등이 원활해졌다. 학교는 만남과 소통의 공간이다. 전면 등교를 하고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다.”라고 설명한다.


  매일 등교에 대한 불암초 교육가족의 생각은 어떨까? 지난 6월에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생과 학부모 80% 이상은 매일 등교가 학생의 학교생활 적응력을 높이고 기초학력을 보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특히 괄목한 만한 부분은 선생님들의 답변이다. 이 질문에 교원의 23.8%는 ‘그렇다’라고 응답했으며, 76.2%는 ‘매우 그렇다’라고 응답했다. 매일 등교에 대한 선생님들의 자발적인 의지와 노력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한편, 900명이 넘는 학생이 매일 등교하는 만큼 불암초는 보이지 않는 위험과 항상 싸우고 있다. 학교에 상주하고 있는 방역 인력은 총 8명으로 이들은 학생들이 교실을 드나들 때 만지는 문고리나 화장실 등을 수시로 소독하고 있다. 


  학교 방역에 있어 가장 큰 위험 요소로 손꼽히는 것이 ‘급식’이다. 불암초는 2개의 급식실과 일부 교실에서 시차를 두고 급식을 진행하고 있다. 지정 좌석으로 운영되는 급식실과 교실에는 모두 개인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다. 이경아 교사는 “1학년은 별도의 급식실에서, 3학년은 각 학급 교실에서, 나머지 학년은 시차를 두고 급식실을 이용한다.”라며 “오후 수업이 있는 5~6학년이 먼저 급식을 마치면 방역 요원이 중간에 한차례 소독함으로써 위험을 최소화하고 있다.”라고 설명한다. 한편, 학교급식을 희망하지 않는 1~4학년은 오전 수업을 마친 후 바로 귀가할 수 있으며, 5~6학년은 집에서 점심식사를 한 후에 등교할 수 있다.


  이경아 교사는 “지난해부터 계속해서 학부모와 선생님들의 의견을 수렴해 왔다. 누가 시켜서 했다면 시행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매일 등교는 지난해부터 누적된 사항이 반영된 결과물이며, 가정에서 뒷받침이 되고 학교에서도 준비가 되어 있었기에 가능했다.”라고 설명한다.


1 오전 수업 중인 저학년 교실1 오전 수업 중인 저학년 교실



오전 수업 중인 중학년 교실2. 오전 수업 중인 중학년 교실


시차를 두고 이뤄지는 급식(고학년)3. 시차를 두고 이뤄지는 급식(고학년)



대전중일고등학교

  대전중일고등학교(교장 임재정)는 코로나19로 학사운영에 어려움을 겪던 지난해 연말, 코로나19 장기화를 염두에 두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맞춰 새 학년 학사운영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중일고는 전교생 642명에 24학급 규모로 학급당 학생 수는 26.8명 수준이다. 밀집도 1/3 상황에서는 고3 중심의 등교가 이뤄지며, 밀집도 2/3 상황에서는 3학년은 매일 등교, 1~2학년은 오전과 오후로 나눠 사실상 전교생이 매일 등교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임재정 교장은 “원격수업이 대면수업에 비해 부실하게 운영되는 상황이었고, 무엇보다 학생들의 사회성 형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선생님들은 학생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았고 정체성의 혼란도 겪었다. 방역 지침을 지키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선생님과 치열하게 고민했다.”라고 말한다. 


  전체 교직원이 참여하는 회의를 수차례 진행하면서 밀집도 2/3 상황에서 전교생이 등교하는 지금의 학사일정을 마련하였으며, 운영 방식에 대한 대안을 촘촘하게 준비했다. 오전 등교하는 학생들은 평소보다 이른 8시에 등교하여 4교시 수업을 마친 후 점심을 먹고 12시 25분경 하교한다. 5교시 원격수업은 오후 1시 20분부터 시작된다. 반면 오후 등교를 하는 학생들은 9시경 원격수업을 시작해 3교시 수업을 마친 후 등교를 준비한다. 오전에 등교한 학생들이 하교하는 12시 25분쯤 오후 등교가 이뤄진다. 오후에 등교한 학생들은 급식 후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대면수업을 받는다. 수업은 50분에서 45분으로 축소하여 운영 중이다. 


  이재하 교감은 “이수단위가 높은 과목은 등교수업 시간표를 연속으로 편성할 경우 선생님들의 피로도가 상당하다.”라며 “과목별 단위수를 고려하여 시간표를 고르게 편성했다.”라고 말한다. 국어, 영어, 수학 등의 주요과목은 75% 이상을 대면수업으로 구성했다. 그밖에도 학년을 교차로 수업하는 교사나 이동수업을 해야 하는 교사들은 시간이 겹치는 문제가 발생해 요일별로 시간표에 반영했다. 예를 들면, 3학년 화학과 1학년 통합과학 수업을 맡은 과학 선생님의 경우, 월·화·수는 1학년 시간표에, 목·금은 3학년 시간표에 반영하는 식이다. 등교가 1시간 빨라진 만큼 늘어난 선생님들의 근무시간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학교는 대안으로 교사 탄력근무를 도입했다. 오전 등교 시에는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근무하고, 오후 등교 시에는 출근 시간을 1시간 늦춰 오후 5시까지 근무한다. 


  시차 등교에 대해 중일고 학생·학부모는 66.7%가 ‘매우 만족’, 혹은 ‘만족’이라고 응답했다. 만족하는 이유로는 ‘생활 및 학습태도의 개선’과 ‘학업 결손 최소화’를 꼽았다. 향후 시차 등교에 대한 유지 여부에 대해서는 80% 이상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지난해 생활패턴이 완전히 무너졌다.”라는 김세희(2학년) 학생은 “매일 학교에 가기 때문에 수업이 중단된다는 느낌이 없고 무엇보다도 친구들과의 소통이 늘면서 관계가 좋아졌다.”라고 설명한다. 임재정 교장은 “지난 한 학기 매일 등교를 해봤더니 밀집도를 준수하고 자가격리 기본만 잘 지켜도 감염이 확산 되지 않더라.”라며 “조바심을 내지 않고 지금처럼 교육공동체가 힘을 모아 슬기롭게 2학기를 준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한다. 



대전중일고 2학년생들이 오후 등교를 하고 있다.대전중일고 2학년생들이 오후 등교를 하고 있다.


밀집도를 낮추기 위해 시차 급식을 하고 있는  중일고 학생들밀집도를 낮추기 위해 시차 급식을 하고 있는 중일고 학생들


오후 등교한 학생들은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대면수업을 진행한다. 오후 등교한 학생들은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대면수업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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