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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등교 개학, 아이들 지도 어떡하죠?

글  김서규 경기대 교육상담학과 겸임교수



Q. 교사의 질문

  온라인 개학 이후 한 달여가 지났습니다. 그동안 원격으로만 아이들을 만나거나, 그마저도 힘든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제 등교 개학을 앞두고 뒤늦게 아이들을 대면하게 됐는데, 어떻게 해야 아이들과 빨리 친밀감을 형성하고 학교생활을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지도할 수 있을까요?


answer

  선생님! 오랜 기다림 끝에 조금 불안하긴 하지만 반가움이 더 많은 대면 개학을 하게 됐네요. 특히 학교생활 경험이 부족한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를 담당하시는 선생님들의 수고가 많으십니다. 등교 개학 이후 지도 방법을 몇 가지 제안드리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개념   친밀감과 사회적 거리두기는 반비례인가?

  아이들은 등교할 때부터 바닥에 붙은 신발 자국 안내표지를 따라 서로 거리를 두고 한 줄로 들어오게 되죠. 교실 책상에는 칸막이로 설치되고,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서로 얼굴이며 표정조차 알 수 없어요. 게다가 서로 모여서 놀이를 하기는커녕 최대한 신체접촉을 하지 않도록 권장되는데, 어떻게 아이들과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을까요? 이런 의문에 대해 개념을 바꿔서 생각해보면, 한 명 한 명에게 새로운 방식으로 더 잘해줄 수 있는 창의적인 기간이 될 수 있습니다. 한국이 K-방역 기준을 세워서 전 세계를 선도하듯, 이번에는 K-교육 기준을 세워보아요! 


01 자기를 알리는 방식

  아이들은 마스크를 끼고 서로 거리를 두고 있으므로 더 적극적으로 자신을 알릴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등교하는 날 부모님께 부탁해서 자기 사진을 1장씩 가지고 와서 소개할 수 있습니다. 그간 학부모님들께 부탁해서 이미 아이들의 사진을 온라인으로 받으신 분은 사진 명찰을 달아주셔도 되고요. 선생님도 자신과 아이들을 알리는 첫 소개를 멋진 비디오로 제작해서 교실 모니터로 보여주셔도 되지요.


02 생활하는 방식

  또한, 아이들은 자기 자리에서 개인용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시간이 늘어납니다. 선생님께서도 개인용 놀잇감(컬러링 북, 종이접기, 연결 큐브, 클레이, 유토 등)을 준비하시게 됩니다. 이런 활동을 하면 자신의 물건을 잘 챙기는 독립성이 늘어납니다. 내성적인 아이들은 등교와 동시에 갑작스럽게 단체활동으로 내몰리다가 지나치게 긴장하는 일이 없어지고, 그 대신 자기를 서서히 드러낼 수 있는 여유를 얻을 수 있어서 유리합니다. 그 결과 따돌림을 예방하거나 현저히 없앨 수 있습니다.


03 공부하는 방식

  30명인 한 학급을 3개 조로 나눠서 등교시키면 학급 인원수를 10명으로 줄이는 효과가 생깁니다. 선생님은 개별 아동을 세심하게 보살필 수 있고, 훨씬 질 높은 교육을 할 수 있습니다. 등교수업과 온라인 수업이 잘 병행된다면 아이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고 조절하는 능력이 발달하고, 다양한 학습방법을 익히게 됩니다.


04 학부모와의 소통

  온라인 개학 때문에 우리 반 밴드나 하이클래스로 원격수업, 생활 안내, 출석 확인을 하시느라 학부모님들과 접촉 빈도가 늘어나셨죠? 물론 수고스러우신 건 이루 말할 수도 없지만, 지금처럼 학부모님들과 가까워지신 적도 없으셨을 것입니다. 그 결과 부모님들은 선생님께 자녀의 특성과 기대에 대한 말씀을 많이 하실 수 있고, 선생님의 의견이나 학급경영에 대해서 좀 더 많은 이해를 하실 수 있어서 오해는 줄고 소통은 더 커지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먹구름 가장자리는 은빛으로 빛나고 뒷면에선 태양이 빛난다는 속담처럼, 어려운 시기에 만난 선생님과 아이들이 더 다정한 만남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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