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1의 겨울, 성장하기 위해 ‘나’를 채우는 시간
김지선 각화중학교 교사
2020년, 코로나19를 빼면 이야기가 되지 않는 1년이었습니다.
국가, 지역, 성별, 연령, 직업을 떠나 모두가 자신의 자리에서 겪은 재난과 고통의 이야기들을 모두 책으로 엮는다면 전국 도서관을 모두 채우고도 남을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지난해 학교를 새롭게 옮겼고, 오랜만에 담임교사가 아닌 행정지원팀에서 교무업무를 맡아 낯설고도 복잡한 미로의 첫 시작점에서 코로나19라는 엄청난 복병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한 번도 얼굴을 보지 못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나날들이었습니다. 원격수업을 위한 수많은 연수와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으며 드디어 6월 8일 1학년 학생들의 얼굴을 ‘영접’할 수 있었습니다. 이날, 고3부터 이어진 등교수업의 피날레를 중학교 1학년(초 5, 6학년과 함께) 학생들이 마무리했습니다. 5월 중순부터 단계별 등교수업을 기다리면서 설레기도 하고 조금은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대한민국 교육의 중심 가치가 ‘입시’에 있다는 것을 너무나도 선명하게 보여주는 일정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 시기가 중요하지만 중학교 1학년은 인생의 전환 2기라 할 만큼 한 사람의 일생에 미치는 영향이 무척 크다고 생각합니다. 초등학교 고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님들은 느끼시겠지만, 점점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기피하고 혼자 있고 싶어하는 아이들 때문에 그 전과는 낯선 자녀들의 모습을 보고 당황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정하기 싫으시겠지만 당연한 과정이라는 것을 받아들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가족과 조금씩 거리 두기를 하는 동안 아이들은 자기만의 시간, 가족 외 타인과 관계를 맺을 시간을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침나절 이불 속에서 꿈쩍하지 않다가 밤에는 올빼미처럼 활동하는 아이들, 이 아이들은 어떻게 중학교 생활을 준비해야 할까요? 솔직히 정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저마다의 개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