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행복한 교육

학교 미디어 교육 현장_경기 소명여고

교실로 들어온 미디어 콘텐츠
“웹툰·유튜브가 수업 교재로!”

글_ 양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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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명여고 김면수 교사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현장. 김 교사는 학생들이 즐기는 미 디어 콘텐츠를 수업 주제로 가져와 흥미 와 공감을 이끌었다. 올해 초에는 교과연구 회 교사들과 함께 미디어 리터러시 수업 교 재 <미디어 리터러시 수업>(사진2)을 출판 하기도 했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은 이제 누구나 실감하고 있지만, 어떤 방식으로 교육이 이뤄져야 하는지 어려움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실제 교실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소명여자고등학교(교장 이순복)의 김면수 교사(국어)는 지난해까지 3년간 교과연구회에 참여해 동료 교사들과 함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연구해왔다. 김 교사의 미디어 리터러시 수업 현장을 들여다보자. 


  지난 8월 30일 3교시 ‘언어와 매체’ 시간, 소명여고 2학년 3반 교실 스크린에는 요즘 인기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의 한 장면이 틀어졌다. 마돈나의 노래가 나오고 복고 패션을 한 주인공들이 화면을 채운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이 드라마는 레트로를 요즘 시대에 맞게 재해석한 ‘뉴트로’ 코드로 인기를 끌고 있다.

  교탁에 선 김면수 교사는 “1980년대의 이미지가 유행하는 것은 풍족하고 여유로웠던 과거를 그리워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보여주는 것으로 현재의 결핍을 드러낸다. 요즘 미디어 콘텐츠를 분석해보면 이처럼 레트로 요소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유행하는 80년대 시티팝 장르의 음악, 레트로 디자인을 차용한 라면 패키지 등 학생들에게 친근한 콘텐츠를 예로 들었다. 학생들 사이에서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이다.”,

  “유튜브 추천 동영상에서 본 적 있다.”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김 교사는 “레트로가 확산하는 데 미디어의 역할이 무척 크다. 미디어를 통해 레트로 콘텐츠가 사회 전반적으로 유행하게 됐는데, 이는 네트워크 효과로 이어진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김 교사는 레트로 이미지를 차용해 학교 홍보 영상 만들기를 다음 시간의 수업 과제로 내걸었다.



# 사례
‘유튜브’를 활용한 미디어 수업-편협한 정보에서 벗어나 세상에 참여하기


STEP 01 
나의 유튜브 시청 바라보기

하루 평균 시청 시간, 주로 찾아보는 채널, 즐겨보는 콘텐츠, 유튜브를 보는 이유, 나에게 유튜브란? 등의 항목에 답하면서 유튜브를 평소에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분석해본다. 반 친구들이 작성한 조사 결과를 집계해 ‘우리 반의 유튜브 시청’ 결과를 인포그래픽으로 표현하고, 어떤 경향성이 나타나는지 토론해본다.

STEP 02 
인기 동영상 분석하기

유튜브 ‘인기’ 탭을 클릭해 인기 있는 동영상 중
5개를 골라 제목, 게시자, 조회수, 콘텐츠, 간략한 내용 요약을 작성해본다. 해당 영상에 달린 댓글 중 인상 깊었던 댓글을 3개씩 골라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보고, 인기 동영상들이 갖고 있는 특징이 무엇인지 이야기해본다.

STEP 03 
유튜브의 정보 편향성 살펴보기

‘페미니즘’에 대한 자료를 조사하고 발표하는데, 조사 도구로는 모둠별로 ‘유튜브’, ‘인터넷 포털’,
‘책’ 중 하나씩 선택한다. 같은 주제에 관해 조사한 내용들을 서로 비교하고, 각 미디어를 통해 얻은 정보들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왜 그런 차이가 발생하는지 분석해본다.

STEP 04 
유튜버가 되어 영상 올려보기

나만의 콘텐츠를 찾기 위해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과 잘할 수 있는 것, 꿈꾸고 있는 것을 먼저 생각해본다. 콘텐츠를 정했다면 동일한 콘텐츠로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유튜버들의 동영상을 분석해 장점을 정리하고, 차별화 전략을 세워본다. 채널명과 예상 시청자, 촬영 장소, 주요 콘텐츠를 담은 기획안을 작성한 후 동영상을 직접 제작해본다.


무분별하게 미디어에 노출된 학생들

  김 교사는 이처럼 미디어 교육에서 현시대를 대변하면서 학생들의 흥미와 공감을 일으키는 주제를 선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기 아이돌의 뮤직비디오, 웹툰, 유튜브 방송, 영화 등 학생들이 실제로 즐기는 대중문화 콘텐츠를 수업의 주제로 삼고 그 속에 담긴 의미를 분석하면서 비판적 사고를 기르도록 하는 것이다.

  김 교사가 미디어 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는 학생들의 미디어 이용 행태를 가까이에서 지켜봐 오면서 문제점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미디어 환경에 익숙해져 있는 세대인 만큼 미디어 중독도 심하고,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자극적인 콘텐츠에 노출되고 있다는 것. 학교에서는 등교 후 스마트폰을 걷고 있는데, 상담을 해보면 SNS와 유튜브를 하느라 밤을 새는 학생들이 부지기수라고 한다.

  “최근 ‘엄마 몰카’라고 해서 초등학생들이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엄마를 대상으로 한 선정적인 몰카를 유튜브에 올려 이슈가 됐었죠. 분명 심각한 범죄 행위인데도 아이들은 죄의식 없이 이런 영상을 올리고, 또 소비합니다. 이는 표현의 자유로 정당화할 수 없어요. 건강하게 미디어를 이용하고 생산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이는 학생들도 공감하는 부분이다. 평소 1인 미디어 방송을 즐겨본다는 임나비 학생은 “유튜브에서는 거짓 정보를 내보내도 사람들이 쉽게 선동되고, 댓글을 보면 순화되지 않은 표현도 거리낌 없이 한다.”라며 올바른 미디어 교육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고전문학 대신 대중문화 콘텐츠로 ‘살아있는 수업’

  국어 교과를 담당하는 김 교사는 교과 수업에도 미디어 교육을 연계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전에는 염상섭의 <삼대>를 읽어오는 것을 방학 숙제로 냈는데, 옛 소설을 읽기 어려워하는 학생들을 보며 대신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이나 웹툰 <여중생A>처럼 학생들이 재미있어하면서 현실적이고 의미있는 내용을 담은 작품을 보고 분석하도록 하는 방법을 생각했다.

  김 교사는 “어떻게 보면 고전문학이 현대 대중문화 콘텐츠보다 더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것이 편견일 수 있다. 학문중심주의에서 벗어나 현실과 가깝고 생각할 지점이 많은 작품을 다뤄보는 것도 어쩌면 지금 시대에 맞는 ‘살아있는 수업’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콘텐츠에는 이유가 있고, 일단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비판적으로 보는 눈도 기를 수 있다는 것이 김 교사의 지론이다. 그는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것은 전통적인 국어 교육과도 맞닿아있다. 콘텐츠에 담긴 의미를 해석하고 그 뒤에는 작가가 어떤 의도를 담고 있는지 이해하는 것. 이는 국어 시간에 문학작품을 분석해온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덧붙였다.


기존 미디어 교육, 내용 부족·현실 미반영 한계

  아직 대부분의 학교 현장에서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김 교사도 기존의 미디어 교육에 대해 “교과서 안에서 다루는 것은 단순히 매체 간 차이점이나 효과를 비교하는 수준에 불과하고, 매체를 올바르게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내용은 너무나 부족하다.”라고 꼬집었다. 특히 유튜브, SNS처럼 요즘 학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매체에 대한 교육이 전무하다는 것.

  이에 김 교사는 교과연구회 교사들과 합심해 학교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교재를 만들었다. 올해 초 출판한 <미디어 리터러시 수업>이 그 결과물이다. 뮤직비디오, 게임, 광고, 소셜 미디어, 유튜브 등 각 매체를 중심으로 놓고 관련 수업을 구상했다. 교재를 만들면서 중점을 둔 부분은 ‘나의 삶과 연관짓기’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통해 단순히 미디어를 소비하는 수준을 넘어서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어야 한다.”라고 그는 설명한다.


‘미디어’ 그 자체가 하나의 과목으로

  그렇다면 앞으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어떤 방향으로 개선돼야 할까. 김 교사는 정보의 ‘팩트체크’와 대중문화 속 이미지 기호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교육이 학교 교육과정 내에서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나라는 미디어 환경이 잘 갖춰진 만큼 전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학생들의 미디어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능숙하고 자연스럽게 활용하고 있어요. 그에 비해 적절한 교육이 뒷받침되고 있지 않은 것이 안타깝죠. 관련 교수·학습자료가 갖춰지고 나아가 ‘미디어’ 그 자체가 하나의 과목으로 만들어지면서 활발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이뤄지길 바랍니다.”


[ 김면수 교사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TIP ]

1. 미디어를 주제로 활용하기
미디어를 특정 교과를 위한 소재가 아니라 미디어 그 자체가 주제가 되도록 한다. 특히 학생들이 즐겨보는 유튜브, 웹툰 등의 콘텐츠를 수업의 중심으로 삼아 관심도를 높인다.

2. 비판적으로 분석하기
미디어 콘텐츠 속 기호의 의미를 해석하고, 그 속에 어떤 의도가 담겨있는지 논의한다. 특정 매체를 통해 접하게 된 정보는 다른 매체들과 비교하며 ‘팩트체크’ 해본다.

3. 미디어를 삶과 연관짓기
미디어를 단순히 소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생산자로서 나와 공동체의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 방안을 찾아가는 활동을 구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