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교육
교실에서 감정조절이 힘들어요

글  김서규 / 경기대 교육상담학과 겸임교수


교사의 질문

  초임 교사일 때는 학생들을 대할 때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는 편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학생들이 제 맘처럼 따라주지 않으면 자꾸 화가 나고 욱하는 마음이 듭니다. 어떻게 하면 교실에서 마음을 잘 다스릴 수 있을까요?


answer

  선생님, 교실에서 화내지 않는 분은 지식전달자의 위치를 초월해서 이미 참스승의 반열에 오르신 분이겠지요. 마을 어귀의 큰 느티나무가 저녁이 되면 여러 종류의 새들을 가지에 다 품어주듯, 다양한 학생들이 일으키는 각종 문제와 실수도 넉넉히 감당하시는 훌륭한 선생님이 되는 길은 참으로 어려운 것 같습니다.

  여기 참고가 될만한 것들을 몇 가지 말씀드릴 테니, 현장에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선생님에게 필요한 심리적 자세

  옛날에는 ‘선생님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교사와 학생은 수직적 관계였지만, 요즘에는 수평적 관계로 변했습니다. 아직도 전자의 교사상을 마음에 간직하시면, 학생에게 ‘감히’, ‘버릇없이’라는 시대착오적이고 권위적인 분노를 일으키고, 선생님이 오히려 사회의 손가락질을 받게 됩니다.

  ‘내 말을 잘 들어야 내 학생이지.’ ‘내 관점에 일치해야 참 학생이지.’ 하는 것은 교사의 주관적인 틀로 아이들을 바라보는 오류입니다. 내 가치관을 학생들에게 투사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나를 존경하지 않는다고 여겨 화를 내는 자기애적 습관일 뿐이지요. 이 습관이 ‘나는 교육자니까 내가 옳다.’라는 생각과 결합하면 내 틀 밖에 있는 아이들을 부정적으로 보고, 여러 번 참아 준다는 태도를 취하다가(학생은 선생님의 이 뜬금없는 태도에 전혀 동의하지 않음), 급기야 징벌적 분노를 표출하기 쉽습니다. 이쯤 되면 교육자라기보다 학생을 해코지하는 사람이 됩니다.

  예를 들어, 학생이 수업 시간에 선생님의 말씀에 계속 반론을 내놓으면서 수업 진행에 지장을 주었을 때 인내심에 바닥이 난 나머지 이 아이의 호기심과 창의력은 보지 않고 주의력 결핍/행동 과잉증후군(ADHD) 또는 아스퍼거 증후군(Asperger’s syndrome, 타인의 정서에 공감력이 없는 정신병리)으로 몰아가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교실에서 유효한 방법 세 가지


첫째  아이들이 교칙 위반을 포함해서 별의별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할 때, 욱하는 심정으로 짜증을 끌어올리시기보다 심호흡 후 ‘왜 그랬니?’라고 먼저 물어보시는 것이 분노의 급발진을 막는 데 좋은 방법입니다. 아이의 이야기를 끝까지 경청해주세요. 이 아이의 장래를 위해서 부득이 벌을 주셔야겠다고 판단된다면 원래 생각했던 벌을 반으로 줄이고, 거기서 다시 반을 줄이면 아이의 관점에서 볼 때 알맞은 정도가 됩니다.


둘째  선생님은 학생들이 수업 중 잠자거나 떠들면서 방해할 때, 교권을 침해할 때, 교칙을 반복적으로 어길 때, 학생에게 화를 내고 개인적인 벌을 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것은 공적인 자세로 다뤄야 할 처벌을 사적 보복으로 오해하게 만드는 위험이 있습니다. 학생이 교칙을 어겼을 때는 공식적이고 비감정적으로 벌을 주는 것이 선생님에겐 감정 소모를 막고, 학생에겐 올바른 배움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셋째  학생지도법을 계속 연구하는 것입니다. ‘내가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감정을 표현할 때 무엇을 고쳐야 하나?’를 교무수첩에 기록하고 자주 자신을 관찰해보는 것입니다. 나는 화나면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고함지르거나 비아냥거리거나 윽박지르는 등 불안정한 감정을 자주 표출하는 편인가? 나는 말 안 듣는 학생이 도움이 필요한 학생이라는 걸 인식하지 못하고 오히려 차가운 분노로 방치하는 습관이 있는가? 나는 여러 학생을 개별적으로 돌보기보다,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서 한 학생을 시범적으로 크게 혼내는가? 자신에게 이런 방식이 있다면 밝혀내고, 좀 더 효율적인 방식으로 개선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교사학습공동체나 토론회를 통해서 ‘화내지 않고 지도하는 방법’을 주제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분노는 명상 같은 방법으로 마음을 가다듬어서 개선하기도 하지만, 현장에서 실천적 연습을 통해서 더 많이 개선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