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행복한 교육

10년간 학생은 줄었는데 학교는 늘었다고?


글   박근영 한국교육개발원 부연구위원


  최근 우리 사회에서 ‘저출산·고령화’ 현상만큼 사회의 다양한 영역을 전방위적으로 위협하고 있는 난제(難題)는 많지 않다. 저출산 현상은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로 이어져 경제/산업 분야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인구 구조의 급격한 변화를 유도해 조세, 국방, 교육, 복지,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직간접적인 문제를 초래한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2018년 0.977명으로 인구조사 이래 처음으로 1명 밑으로 떨어졌고 같은 해 출생한 신생아의 수는 32만 7천 명 수준으로 10년 전인 2008년의 46만 6천 명과 비교해서는 거의 30%가 감소했다.

  교육 분야에서는 출산율 저하가 학생 수 감소로 직결되며, 이는 계속해서 ‘적정 규모의 교사 양성 및 고용’, ‘학교의 신설 및 폐지’, ‘교육재정의 재분배’ 등 다양한 교육현안과 이어진다. 학교의 신설/폐지 문제와 관련해서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학생 수가 감소했으니 당연히 학교 수도 감소했을 것이라고 추론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한 추론이 100% 틀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 학교의 신설/폐지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출산율이나 학령기 인구의 증감 외에도 다양하다. 이 글에서는 지난 10년 동안의 학생 수와 학교 수 변화 통계를 좀 더 자세히 살펴봄으로써 우리나라에서 학교 수 증감에 관한 몇 가지 특징을 알아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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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는 2019년 우리나라 17개 시도의 학교급별 학생 수 및 학교 수, 그리고 2009년에서 2019년 사이 각 통계치의 변화율을 나타내고 있다. 학생 수 증감률에서 붉은색으로 표시된 지역은 학교급별 전국 평균 증감률보다 학생 수 감소가 더 심각했음 나타낸다. 이 자료를 통해 우리는 지난 10년 동안 서울시와 6대 광역시에서 학교급별(특히 중·고등학교) 학생 수 감소가 다른 도(道)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더 심각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학교 수의 증감은 학생 수의 증감에 반드시 비례하지 않았다. [표]의 학교 수 증감률이 제시한 것처럼 모든 학교급에서 학교 수는 10년 전과 비교해 약 3~6%p 증가했으며, 학생 수 감소가 심각했던 서울시와 6개 광역시 중에서는 오히려 학교 수가 더 크게 증가한 곳도 많았다. 그렇다면 이처럼 지역별 학생 수와 학교 수 증감률에 불일치가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서는 학교의 신설/폐지와 관련된 다음 두 가지 속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첫째, 교육이 모든 국민의 의무로 지정된 우리나라에서는 특정 지역에 학령기 인구가 존재하는 이상 중앙정부와 해당 지역 교육청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해야할 의무가 있으며, 학교는 여전히 교육 서비스 체계의 핵심이다. 최근 5년 동안 우리나라 시군구에서 초등학교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지역은 경기도 화성인데, 2014년 69개에서 2019년 92개로 총 23개(33.3%)가 늘어났다. 이 지역에서의 급격한 학교 수 증가는 최근 개발된 동탄 신도시의 인구 유입에 따른 것이다. 즉, 한 시기의 출산율의 감소는 당연히 특정 지역의 학생 인구 변화에 많은 영향을 미치지만, 그보다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좋은 환경을 찾아 거주지를 옮기는 학생들의 ‘이동’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학생들이 다양한 이유로 대규모 이동을 계속하는 이상 학교의 신설 및 폐지는 반복할 수밖에 없는 교육 당국의 업무로 볼 수 있다.

  둘째, 학교 ‘단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비용이 필요한데 그러한 비용 지출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학교 운영의 효율성을 뒷받침할만한 일정 규모의 학생 수가 필요하다. 이러한 사실을 감안한다면 지난 10년 동안 대도시 지역의 학교 수가 상대적으로 덜 감소한 이유는 그 지역 학교들의 학생 규모에서 찾을 수 있다. 대도시 지역의 학교는 원래 많은 수의 학생들이 재학하고 있었기 때문에 최근 여러 요인으로 인해 상당 비율의 학생이 감소했다 하더라도 여전히 학교 단위를 구성하기에 충분한 규모의 학생들이 남아 있다. 그에 비해 재적 학생 수의 절대 규모가 작은 농어촌 지역에서는 학생 수가 감소하게 되면 효율성 차원에서 학교 자체를 유지할 필요까지도 고민해야만 했고 결국엔 학교의 통폐합으로 인해 학교 수 감소가 나타났다고 이해할 수 있다.

  물론 지역 교육청별로 정책적 지향점이 다른 것도 학교 수 증감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위 <표 1>을 보면 전라북도와 경상북도의 초등학생 수는 지난 10년 동안 각각 27.8%와 25.2% 감소하여 감소율로만 본다면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전라북도에서는 초등학교 2개(0.5%)가 증가했지만, 경상북도의 경우 25개(-5.0%)가 감소했다. 2016년 정부는 <적정규모 학교 육성 추진 계획>을 시행하면서 학교 통폐합에 따른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했는데, 경상북도의 경우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2017년 최대 인센티브의 수혜자가 된 반면, 전라북도의 경우 학교 통폐합 정책을 시행하지 않은 것이 학교 수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이해된다(송경원, 2017).


<참고문헌>
송경원. 2017. “인구절벽과 학교-이상한 길을 걷는 진보?” 「우리교육」 2017-3, 44-51.
통계청. 2020. “2019년 인구동향조사-출생·사망통계 잠정 결과.” 보도자료. 2020.02.26.
동아일보. 2020. “서울 초등 입학생 올해 6762명 줄어… 도심 폐교 ‘빨간불’.” 2020. 01. 30. http://www.donga.com/news/article/all/20200113/99193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