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행복한 교육

학생 선거권을 바라보는 교육 가족의 생각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지난해 국회를 통과하면서 오는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사상 처음으로 만18세 청소년에게 선거권이 부여됩니다. 대략 14만 명의 청소년이 그 대상으로 ‘교실의 정치화’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와 함께 학생들의 권리와 인권을 반영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기도 합니다. 편집실에서는 ‘학생 선거권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학교 선거교육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져야 할까?’를 주제로 다양한 교육 가족의 의견을 들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편집실 주>



양지훈 - 안산공고 교사

  그동안 선거연령 하향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졌습니다. 공직선거법이 개정되어 이제는 만18세가 되면 선거권이 부여됩니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선거’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유권자가 된 일부 학생들이 정해진 절차에 따라 선거에 참여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또한, 학교 밖 청소년들도 ‘선거권’에 대하여 이해할 수 있도록 선거교육이 필요합니다.

  올해 유권자가 된 만18세 학생을 대상으로 선거운동에 올바르게 참여하는 방법과 불법 선거운동 사례를 소개하고 선거 방법과 절차를 안내하면 선거를 처음 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선거교육은 교육과정에 제시된 것처럼 ‘민주주의’, ‘선거’, ‘선거 제도’ 등을 다루는 교과와 연계시켜 가르친다면 학생들은 선거의 의미와 기능, 중요성에 대해서 배울 수 있습니다. 또한, 교과 시간 이외에도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교과서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있는 ‘선거’ 관련 자료를 활용하여 선거교육을 할 수 있습니다.


유연상 - 다정초 교사

  현재 초등학교에서도 민주시민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런 교육이 초, 중, 고등학교까지 지속적으로 연계해서 이루어진다면 만18세 청소년들이 선거권을 갖는 것도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학교 선거교육은 학생회 업무담당자 또는 담임선생님께서 하시며, 학생에게 말 또는 영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양정미 - 능주고 교사

  고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투표권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습니다. 오히려 정당에 관한 빠삭한 정보를 수업 시간에 말을 해서 제가 더 놀랐던 것 같아요. 만18세 이상의 청소년들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는 것 또한 굉장히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김진원 - 운산초 교사

‘어른이 되면 할 거야’, ‘아직 어려서 판단력이 부족해’라는 말로 유예하기보다는 아이들이 직접 참여하면서 책임감 있는 자세를 갖는 데 있어 투표권을 주는 것은 좋은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학교의 선거교육은 실제 과정을 보며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학교는 대표를 뽑는 과정을 거칩니다. 최대한 사회에서 하는 과정과 같게, 포스터 및 공약집을 가지고 분석하는 과정을 통하여 삶과 연계되어있음을 교과와 융합하여 느낀다면 좋은 교육이 될 것입니다.


김경민 - 한국교원대 파견교사

  ‘학생이 선거권을? 아직 어린데!’라고 우려를 나타내는 어른들도 많습니다. 실제적으로 민주시민교육이나 관련 토의토론, 찬반교육 등의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었는지에 대한 염려는 당연한 것입니다. 하지만 민주시민사회에서 학생은 민주시민교육을 받고 다양한 정치중립적 의견들을 판단할 수 있는 역량이 길러지고 있다고 봅니다.

  학생들의 권리와 인권에 관심을 갖고 학생들을 대변할 수 있도록 선거권을 부여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선거권이 확대되고 있는 역사적 흐름의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앞으로 다양한 교과와 교실과 가정의 삶 속에서의 여러 가지 방법으로 민주시민교육이 실제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학교와 가정에서의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박지원 - 전주반월초 교사


선거도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 스스로 참여한 선거에 결과를 보고 스스로 느끼는 바가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면 당선과 낙선 후보 공약에 따른 정책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학생들에게 본인들의 선택에 따라 어떠한 결과가(정책 차이)가 생기는지 등 교육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김인순 - 장흥장평중 교장

  만18세 선거권 부여는 청소년들이 인권의 사각지역에서 벗어날 계기를 마련했다고 생각합니다. 세계에서 제일 불행한 청소년의 권리는 어른들의 시혜만으로는 회복하는 것에 한계가 있습니다. 다소 늦었지만, 비로소 주권자로서 자신들의 권리를 찾고 당당하게 현재의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입니다. 경험에 의하면 청소년들은 믿어주는 만큼 현명한 행동을 한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또한, 존중받는 만큼 다른 사람을 존중합니다. 따라서 청소년들을 믿고 지원하면 오히려 장기적으로 청소년의 선거 연령은 더 낮추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리라 믿습니다.

  다만, 민주시민 교육이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일방적인 지식으로의 민주시민교육이 아니라, 자치를 통한 참여와 삶 속의 존중과 협력을 통한 연대의 경험이 교육과정 속에서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그러기 위해 두 가지 과제가 있는데, 첫째, 학생들의 학생자치가 활성화되어야 합니다. 학생자치회를 통해 자율적 참여와 존중과 협력이 일상화되었으면 합니다. 둘째, 수업과 교육과정 속에서 보이텔스바흐 협약 정신을 받아들이고 실천했으면 합니다. 강요하지 않고 논쟁을 통해 다양한 입장을 이해하며 자신의 견해를 가질 수 있는 교육환경이 만들어졌으면 합니다.


  학교에서 모의 선거는 지식이 아닌 역량을 스스로 탐구하여 생각의 지평을 넓히는 좋은 민주시민교육 중 하나입니다.


손수반 - 대학생

  19살에서 20살이 된다고 해서 갑자기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건 학생들이 주변 친구, 어른들의 의견에 의해 편향되지 않도록 돕는 것입니다. 전에 EBS에서 시민교육 관련한 영상을 본 적이 있습니다. 학생들끼리 정치에 대해 이야기하고 어떤 정당을, 어떠한 이유로 지지한다는 것을 자유롭게 말하는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한쪽으로 치우쳐지지 않도록 가운데에서 중재하는 교사의 역할도 인상 깊었고요. 한국도 이러한 교육이 도입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하헌우 - 구미여고 교사

  저는 학생 선거권이란 관점보다 만18세 청소년 선거권으로 바라보고 싶습니다. 우리 주변에 만18세는 학생들만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많은 세월이 지나면서 예전 18세와 지금 18세는 달라져서 충분히 민주시민으로서 권리를 행사할 만큼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는 입장이 있다면 저는 교육자로서 선거권을 ‘안 주는’ 것이 아니라 좋은 유권자로 ‘키워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저는 학교급·학년별로 단계적 선거교육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고 학년인 고3에 도달하였을 때 그간 배운 선거 참가 지식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래서 저학년 때부터 민주시민교육을 비롯한 기본적인 선거교육이 이뤄져야 하겠고, 이것이 범교과 학습과 같이 학교 교육과정 운영의 필수요소로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구영목 - 혜화병설유치원 부장교사

  OECD 국가 중 대한민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만18세 이상 선거권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청소년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는 문제를 놓고 아직 나이가 어린 사람들의 생각과 판단이 미성숙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도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생각의 깊이와 판단의 정확도는 비단 나이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18세는 청소년을 대표하는 집단으로서 충분히 정치적 결정을 할 능력이 있고,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서도 선거연령을 낮추는 것은 중요합니다. 청소년들은 미성숙한 존재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이며 현재의 민주시민이자 사회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유용한 자원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이뤄져야 하고 청소년들도 당당히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시민임을 인지해야 합니다.

  선거권을 획득한 청소년의 한 표는 나이와 상관없이 성인과 모두 동등한 한 표라는 것이죠. 하지만, 학생 생활 규칙을 전수조사한 뒤 선거법 개정사항을 반영, 선거권 확대에 따른 ‘교실의 정치화’ 우려를 불식시키고 교육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선거법 안내 책자를 조속히 배포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지금 현재 중요하리라 봅니다.

  다가오는 총선부터 새롭게 선거권을 갖는 만18세 유권자, 늘어나는 권리만큼 책임 또한 늘어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며, 건강한 선거운동, 선거권 행사, 그리고 관심을 바탕으로 민주시민 교육과정에 선거와 다양성 등 비판적 사고력과 주체적 판단력을 키울 수 있는 내용을 담아 ‘교복 입은 유권자’가 의미 있는 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우리들의 역할이 중요하겠습니다.


신종원 - 경북대 입학사정관

  선거권에 대한 문제 제기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드러난 것이라고 봅니다. 미래를 살아야 할 우리가 ‘미래 정책에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주장할 수 없는가’라는 이야기에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선거권을 통해 청소년들이 시민의 역할을 배웠으면 합니다. 교육에 대한 변화도 함께 고려되어야겠지요. 답을 찾는 것이 아닌 협력하고 논의하는 교수법도 어른들은 익혀야 할 것입니다. 학교 내외에서도 많은 이슈가 등장할 것이고, 사회 속에서도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건 어른만이 아닌 이 땅에서 살아가는 누구나가 가져야 할 권리이자 의무입니다. 그게 나이와는 관련 없다고 생각합니다. 청소년들의 선거에 대한 경험과 정책에 대한 고민이 추후 미래의 한국을 더 나아가게 만들 것입니다.


박영현 - 육군 중위

  현재 OECD 가입국 중 만19세 선거권을 고수하고 있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합니다. 대부분 만18세 선거권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만18세 선거권을 주기 위한 과정으로 독일의 ‘보이텔스바흐 합의 원칙’에 대해 교사들이 인지하고 있으면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1. 강제성의 금지 원칙 - 자립적인 판단 능력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
2. 논쟁성 유지 원칙 - 학문, 정치에서 다루는 쟁점들을 학교 수업에서도 재현해보아야 한다.
3. 정치적 행위 능력의 강화 원칙(학습자 중심 원칙) - 학습자들은 정치 상황과 자신의 이해관계를 분석할 능럭을 가져야 한다.

  이 세 가지 원칙은 독일 사회에 민주주의가 성숙하게 자리 잡게 된 배경이 되었습니다. 학생들의 참여가 정치에 관한 관심을 높이고 민주주의가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올바른 정치적 판단을 할 수 있는 교육을 해야 하기에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만약 특정 후보자가 학교로 찾아와 정견발표를 하거나 명함을 나눠주는 등의 행위를 한다면 학교는 본연의 역할인 교육이 정치에 의해 침해받을 수 있습니다. 학교가 정치 선전에 영향을 받아 자칫 정치 현장으로 바뀔 수 있기에 교사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다양한 정치적 관점의 사례를 소개하여 학생들의 생각에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명주 - 문태고 교사

  공직선거법 개정에 대해 궁극적으로 필자 역시 찬성하는 바이지만, 아직 단위 학교에서 구체적인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고 모의선거 교육 불허 등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상급기관에서 분명한 매뉴얼을 배포 및 제공하는 게 먼저인 것 같습니다.

  물론, 시도교육청 차원에서 선거교육을 추진하라고 공문을 보내긴 하지만 일회성인 선거교육으로 선거법 개정이 추구하는 이상을 실현할지는 미지수라고 보입니다. 더군다나 정보의 홍수 속에서도 우리 학생들이 ‘선거’와 ‘투표’에 대해 너무나 무관심하기도 하고 왜곡된 사실과 가짜뉴스에 현혹을 많이 당하기에 변수가 많다고 생각됩니다.

  저는 그저 공직선거법 개정에 따른 투표 가능 연령 인하만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그에 맞게 교원·학부모·학생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거교육을 포함한 민주시민교육이 활성화되어야 하겠지요. 그 예로 모든 단위 학교에는 ‘학생회’ 조직이 있습니다. 학교에 다니는 재학생들은 투표권을 행사하여 학생회 임원들을 선출합니다. 이것도 선거교육이겠지요. 솔직히 민주시민교육은 사회과 선생님들이 많이 담당하시기 때문에, 선생님들의 역량에 따라 차이가 크게 날 것으로 보이지만, 학교 차원에서 모든 구성원이 선거교육을 계기로 ‘민주시민교육’에 대해 관심을 두고 교과-비교과 활동에서 부단히 추진될 수 있도록 온 힘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정유진 - 대학생


학생들의 정치적 정체성이 확립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선거권이 부여되면 주변 의견에 쉽게 휩쓸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등학생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학생, 혹은 더 나아가 성인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문제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초등교육부터 민주시민으로서 참정권을 포함한 시민의 권리와 정치 중립적인 교육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교육이 잘 어우러져 학생 스스로가 자신의 의사를 분명하게 할 수 있을 때, 만18세의 투표권 행사 효과가 긍정적으로 일어날 것이라 봅니다.


이우빈 - 꿈사랑학교 원격수업 교사

  학생이 직접 투표를 함으로써 가지는 교육적 효과는 인정합니다. 하지만 저는 교육에 앞서서, 투표의 결과가 실제 정치에 영향력을 준다는 점에서 다소 우려하는 점들이 있습니다.


1. 현재 학교 교육에서 민주주의 사회에서 투표, 선거의 중요성이 충분하게 학생에게 교육되고 있는지?
2. 학생들에게 후보자들을 판단할 정도의 충분히 신뢰 가능한 정보가 제공되고 있는지?
3. 학생들이 스스로 주체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이 가능한지? 교사나 또래 집단에게 영향을 받지는 않은지?
4. 학교 현장이 정치적 도구가 되지 않는 제도가 갖추어져 있는지?

  이 사항들에 대해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