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행복한 교육

디지털 시민성 제고를 위한 교육과정 실천 방안


글_ 김진숙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미래교육정책본부장

  미래까지 이야기하지 않아도 이미 사람들의 모든 일상생활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O2O(Online to Offline) 세상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디지털을 수단이나 도구적 관점이 아닌 사회 구성원의 경험 변화 매체로 바라본다면, 다소 낯선 용어이지만 ‘디지털 시민성’이 등장하게 된 이유를 유추해 볼 수 있다. 한 개인이 삶에 필요한 정보에 접근하는 방식, 다른 사람과 교류하는 방식, 자신에게 주어진 권리와 책임에 대해 인식하는 방식,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방식 등이 바뀌고 있고 이러한 변화에 대처하는 능력은 모든 사람에게 필요하다는 인식이다. 실제 최근 3~4년 사이에 많은 나라의 교육 정책에서 디지털 시민성이 논의되고, 소위 리터러시로서 디지털 활용 능력을 다루는 것을 넘어 핵심 역량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주요 국가에서 디지털 시민성을 바라보는 관점을 살펴보면서 우리나라 교육과정에서 적용하고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주요 국가의 디지털 시민성 교육 운영 방향

  디지털 시민성을 정책에 적시하고 있는 주요 국가의 동향을 살펴보면 접근 방식에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우선 디지털 활용 역량 프레임워크 내에서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지식, 기능, 태도 및 가치 인식 등 시민성에서 언급되는 요소들을 다루고 있는 관점이다. 대표적인 나라로 영국, 캐나다 등을 들 수 있다. 영국은 2017년도에 영국 정부기관합동 정보위원회에서 디지털 역량을 ‘사람들이 디지털 사회에서 삶과 학습 그리고 일을 위해 갖추어야 할 능력’으로 정의하고, 이를 위한 6가지 요소로 ICT유창성(ICT Proficiency), 정보, 데이터와 미디어 리터러시(Information, data and media literacy), 디지털 창조 혁신과 학문, 커뮤니케이션, 협력과 참여, 디지털 학습과 개발, 디지털 정체성과 웰빙 등을 제시하고 있다. 캐나다는 디지털 시민성을 연결된 세계에서 갖추어야 할 인성으로 규정하면서, 교육 내용으로 비판적 사고를 기반으로 테크놀로지 활용, 테크놀로지와 관련된 다양한 이슈의 이해, 역량 있는 ICT 이용자로서의 책임과 윤리, 안전하고 위험 관리에 대한 인지, 순기능 촉진을 위한 테크놀로지 활용, 학교 밖 세계와 연결, 문화 경제적 활동에 참여하기 위한 테크놀로지 이용 등을 다루고 있다. 특히 이를 실천하기 위한 체제로 공공 기관 성격의 미디어스마트 센터를 2012년도에 설립하여 디지털·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연구와 학습 자료 개발·보급을 통해 교육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두 번째 접근 방식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의식적 차원, 즉 시민성을 우위에 두고 디지털 활용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나라로는 핀란드가 있다. 핀란드 교육문화부에서는 2016년에 발표된 새로운 교육과정에 멀티 리터러시(multi literacy)와 ICT 역량을 핵심 역량으로 포함하여 이를 실행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를 마련했다. 멀티리터러시는 핀란드가 처음 도입한 개념으로 전통적인 학습 환경과 디지털 환경을 아우르면서 기술과 미디어를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 적용, 생산하는 능력으로 간주된다.

  디지털 시민성을 바라보는 두 가지 접근 방식은 각 나라의 교육 철학과 관련이 있으며, 무엇이 옳고 그름의 문제로 다루어질 사안은 아니다. 다만 디지털 활용 능력을 강조하는 관점은 디지털 기술 발달로 초연결, 초지능화되는 사회 변화에 그동안 학교 교육이 간과해 왔던 디지털 사회의 필수 역량을 강조한 것으로 판단된다. 시민성, 시민교육 관점에서 디지털 활용 역량을 포함시키는 방향은 목표가 일치하는 관련 교과, 활동과의 융합의 용이성을 염두에 둔 전략 차원으로 판단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새로운 교과나 영역으로 디지털 활용 교육을 실시하는 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현재 이루어지는 민주시민교육의 일환으로 디지털 활용 능력을 필수적으로 포함시키는 방안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 3~4년 사이에 많은 나라의 교육 정책에서
디지털 시민성이 논의되고, 소위 리터러시로서
디지털 활용 능력을 다루는 것을 넘어 핵심
역량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디지털 시민성 제고 교육과정 실천 방안

  주요 국가에서 다루어지는 디지털 시민성에 대한 접근 방식에서 교육과정 실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시사점을 도출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국가 차원에서 디지털 시민성의 개념을 명확히 정립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세부 요소를 포함한 프레임워크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현재 2015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서 개념적으로만 명시된 지식정보처리역량 정의로는 학교 교육과정에서 실천하기 어렵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둘째, 주요 국가의 추진 방향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것은 국가 차원의 실천 의지를 기반으로 관련 연구와 전략 및 자료 개발이 비영리단체, 위원회, 전문가 워킹그룹, 공공기관(필요에 따라 새로 설립) 등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속적인 디지털 시민성에 대한 연구와 현장의 실천을 지원하기 위한 추진 체제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이는 디지털 시민성 교육에 대한 성과 관리까지 포함하여 현장 중심 실천 지원 체제를 갖출 수 있게 한다.

  셋째, 현재의 교육과정 운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전략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는 별도의 교과나 시수 확보가 아니라 융합교육 측면에서 민주시민교육을 다루는 모든 교과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에 대한 내용과 전략을 연구하고, 필요한 학습계획안이 개발되고 보급되어야 한다. 현장 교사가 참여하는 디지털 시민성 학습계획안 개발 연구회를 조직하여 지원하는 것을 고려한다.

  넷째,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은 훈련과 반복을 토대로 교사들에게 익숙한 경험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지식, 기능, 태도를 아우르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현직, 자격연수에 필수적으로 포함되도록 한다. 늘 제안되는 내용이지만 교대, 사대 교육과정 개편의 주요 방향으로도 제시되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미래 사회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인간으로 성장하도록 도와주는 시민성 제고를 목표로, 필수 역량으로 대두되는 디지털 능력을 키우는 것에 대한 국가적 실천 의지가 마련되기를 바란다. 의지는 교육과정으로 구체화되어야 하며, 다양한 지원 체제가 먼저 구축되어 연구와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후 이루어지는 현장 적용 과정에서 촘촘한 시행 전략이나 과제를 제시하기보다는, 학교마다 각기 다른 전략과 시수 등을 운영하도록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이 핵심적인 실천 방안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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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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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3. 대구:한국교육학술정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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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한국교육학술정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