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 이달의 기사 전체보기

디지털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능력

글  박선미 <시민의 꿈 평생교육> 대표


❝디지털 시민성은,
일상에서의 긍정적 미디어 경험이 쌓이면서 시작된다.❞


  코로나19로 미디어에 노출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디지털 시민성의 중요성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디지털 시민성이 왜 필요할까? 학생들의 온라인 개학은 학부모의 온라인 개학과 마찬가지였고, 디지털 세대인 아이들에 비해 아날로그 세대의 부모는 이 상황을 더 혼란스러워했다.

  최근 중년기 성인들의 미디어 활동이 민주적 시민성과 미디어 리터러시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관한 연구를 진행한 적 있다. 네 분의 60대 어르신을 만나 요즘의 미디어에 대한 생각을 여쭈어보았다.

  “내가 우리 모임에서 총무거든. 영수증도 오래되면 잉크가 연하게 되어서 안 보여서 그날 바로 사진을 찍어서 카카오톡에 올려.”

  어르신의 말씀처럼 SNS에서 모임 관련 공지를 하거나 안부를 묻는 정도가 우리의 일상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미디어가 삶의 일부를 넘어서 전체가 되었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앞으로 미디어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늘어날 거예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나를 표현하는 데 미디어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옛날에는 찜질방에서 수다를 떨었다면 지금은 미디어로 수다를 떨어.”

  미디어 활동을 하기 전에 정치에 아예 관심이 없었다는 한 어르신은 여러 진영의 영상을 보고 댓글도 읽으며 중립을 지키려고 노력하신다면서, 다양한 관점의 미디어 활용 필요성을 강조하셨다.

  “만약 두 사람이 같은 주제로 영상을 만든다고 해도 전혀 다른 내용의 결과물이 나올 수 있어요. 같은 메시지라도 신문, TV, 라디오 등 미디어 종류에 따라서 다른 의미로 전달될 수 있고요. 표현하는 방식과 방법의 차이에 따라서 읽거나 보는 사람이 다르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직접 카메라를 들고 촬영하러 다닌다는 한 어르신은 사물을 볼 때 어디에 중점을 둬야 하는지 고민을 하며 렌즈를 가져다 댄다고 하셨다. “구리 사회복지관에서 1년에 한 번씩 연료비를 전달하는 행사가 있어요. 영상으로 그 내용을 담았더니 반응이 너무 좋았고, 복지관에 후원하는 사람들도 생겼어요. 그래서 15년 동안 재능기부로 하고 있죠.”

  이처럼 일상에서의 미디어 활동 역시 민주적 시민성 향상에 영향을 미친다. 이들은 활동 초기에 개인적인 목적 혹은 확실한 목표를 두지 않고 미디어 활동을 시작하였다. ‘전문가만 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던 디지털 미디어 기술을 익히며 새로운 영역의 배움을 두려워하지 않고 즐거움으로 받아들인다. 디지털 시민성은, 이러한 긍정적인 경험들이 쌓여 자신의 삶에 동력이 되면서 시작된다.

  오늘날 의학 기술의 발달로 평균 수명이 증가하여 인생의 후반기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늘어났다. 중년기는 인생의 전반기와 후반기의 전환점 시기로, 이 시기의 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앞으로 다가올 노년기에도 성공적인 삶을 살게 된다.

  사회구조적 차원에서 볼 때, 미디어는 정보격차를 축소시켜 준다. 미디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사회참여나 기회에서 소외될 수 있고, 이는 노년의 소외문제와 곧바로 연결된다. 디지털 소외는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기회의 불평등을 야기하며, 이는 다시 구조적으로 디지털 시민능력과 시민참여에서 디지털 소외집단이 불평등한 입장에 놓일 수 있다. 디지털 시대에 학생뿐 아니라 전 세대의 디지털 시민성 향상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열람하신 정보에 만족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