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교육
경북 양동초등학교_ 전통을 이으며 새로움을 꿈꾸는 학교

양지선 기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경주 양동마을 입구에는 기와지붕이 눈에 띄는 양동초등학교(교장 최환석)가 있다. 올해로 개교 112주년을 맞은 이 학교는 전통마을과 어우러지며 호연지기를 기르는 국궁교육, 어린이 문화해설사 동아리, 전래놀이 한마당 등 다양한 특색교육을 펼치고 있다. 양동마을을 품은 전교생 52명의 작은학교 양동초의 교육과정을 들여다본다.


글  양지선 기자




한옥%20형태의%20아름다운%20교정%20안에서%20양동초%20아이들은%20전통문화를%20익히고%20마을의%20역사를%20배우며%20자라나고%20있다.한옥 형태의 아름다운 교정 안에서 양동초 아이들은 전통문화를 익히고 마을의 역사를 배우며 자라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전통마을인 경북 경주의 양동마을에는 500년이 넘는 고택과 양반 가옥, 초가집들이 보존되어 있다. 마치 조선시대로 시간여행을 떠난 듯한 이곳에는 기와지붕을 한 초등학교가 마을 입구를 지키고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양동초등학교다. 양동마을만큼은 아니지만, 학교도 지난 1909년 설립돼 올해로 개교 112주년의 역사를 자랑할 정도로 유서가 깊다. 한옥 형태의 아름다운 교정 안에서 양동초 아이들은 전통문화를 익히고 마을의 역사를 배우며 자라나고 있다.


  보통 공립초등학교에서는 교복을 잘 입지 않지만, 양동초에서는 매주 월요일을 한복 교복 입는 날로 정하며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학교는 지난 2011년부터 격년제로 동하복 교복을 일괄 구입해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있으며, 교내에서뿐만 아니라 각종 행사 시에도 한복을 입도록 독려하고 있다.

최환석 교장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학교와 마을이 한복과 잘 어울려 학생들의 생활지도에도 도움이 되고 있으며, 전교생 생활한복 착용으로 공동체 의식을 기르는 데 큰 효과가 있다.”라고 했다. 


  전교생 52명의 양동초는 유연한 교육과정 운영과 교사·학생·학부모 간 적극적 소통으로 작은 학교의 장점을 발휘한다. 학생 한 명 한 명을 소중히 여기고 존중하며 배려하는 문화 덕분에 구성원들은 높은 만족감을 드러낸다. 학교 교육과정에 대해 양동초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에서 98% 이상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 높은 수업과 다양한 프로젝트형 교육과정 운영, 학교폭력 없는 학교, 깨끗하고 좋은 환경, 학생들을 인격적으로 대하는 교사 등이 그 이유였다.



국궁%20수업은%20양동초의%20특색교육이다.%20한복%20교복을%20입고%20국궁%20수업에%20참여하는%20아이들의%20모습이%20잘%20어울린다국궁 수업은 양동초의 특색교육이다. 한복 교복을 입고 국궁 수업에 참여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잘 어울린다



국궁·문화해설 등 특색 동아리 눈길

  양동초 학생들은 사교육 대신 정규 교육과정과 방과 후 교육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학교의 대표적인 특색 동아리 중 하나는 바로 국궁 동아리다. 국궁은 우리나라의 전통 활쏘기로, 2년 전 양동마을 내 국궁장이 만들어지면서 학생들에게도 배움의 기회가 생겼다. 4~6학년 학생들 중 신청자에 한해 방과 후 활동으로 시작된 국궁 동아리는 지난해부터 학교 특색교육으로 도입되면서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까지 확대됐다. 덕분에 2학년부터 6학년까지 교내 대부분의 학생들이 국궁 수업을 듣게 됐다.


  학교는 지난해 경주시 궁도협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본격적으로 국궁 명문 학교로 거듭날 준비를 시작했다. 경주시 궁도협회는 학생들의 국궁 수업을 위해 연간 20시간 이상 수업 강사 지원, 주 1시간 방과 후 교육활동 교육 지원, 국궁교육 저변 확대를 위한 학부모 교육 지원을 약속했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교내 외부인 출입이 통제되면서 김동철 교감이 직접 부산시교육청에서 주관하는 국궁지도자 과정 연수를 받고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김동철 교감은 “학교에 다목적강당이 없어 실내 국궁 수업이 어려웠는데, 교내에 간이 국궁장을 만들어 운영하고 외부 국궁시설도 정비해 안정적으로 수업이 이뤄지는 환경을 조성했다.”라며 “직접 연수를 받으며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설명과 함께 자세 교정이 이뤄지도록 집중했더니 나날이 실력이 향상되는 게 느껴졌다.”라고 전했다.


  어린이 문화해설사 동아리에서는 양동마을 문화해설사를 초빙해 마을 곳곳을 탐방하며 전문적인 문화해설 수업과 진로체험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주 1회 방과 후 시간을 활용해 동아리에 참가한 학생들은 양동마을에 있는 여러 문화유산의 유래와 역사를 이해하고 배울 뿐 아니라, 이를 다시 전문적인 해설을 통해 알리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양동마을 명예 홍보대사가 된 학생들은 지난해 10월에 열린 양동 숲길걷기 행사에서 양동마을 문화재에 대하여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재미있고 알기 쉽게 설명하며 직접 문화해설사로 활약해보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인성교육 중심 학생 체험활동 운영

  ‘참된 인성 배움터’를 지향하는 양동초는 그동안 다양한 인성교육 체험활동을 전개해왔다. 지난해에는 학교 앞 양동마을 입구 도로변에 ‘시울림이 있는 거리’를 조성해 학생들이 손수 만든 시화를 전시했다. 전교생이 모두 참여해 직접 시를 쓰고 그림을 그려 넣은 작품 속에는 어린이들의 해맑은 순수와 재치, 고민 등 다양한 시각을 녹여냈다. 양동마을을 찾은 관광객에게는 잃어버린 동심을 되살리는 전시가 됐다.


  가을 운동회 대신 열린 전통 전래놀이 한마당은 옛 놀이문화를 경험해보는 기회이면서 동시에 또래와 함께 어울려 서로 배려하고 협동하는 방법을 배우는 인성교육의 장이 됐다. 학생들은 공기놀이, 사방치기, 비석치기, 투호 던지기, 고무줄놀이, 땅따먹기 등 전래놀이를 익히고 즐겁게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학교 뜰 한쪽은 참살이 텃밭으로 만들어 학생들이 직접 농작물을 심고 가꾸며 수확의 기쁨을 느끼도록 하고 있다. 감자, 무 등 수확한 작물로 요리를 해보는 활동도 실시했다. 텃밭체험을 통해 학생들이 일 년 동안 농작물의 성장을 관찰하고 수확하면서 생명존중교육과 생태교육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게 됐고, 노동의 가치와 자연의 소중함을 느끼는 계기가 마련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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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학교 장점 살려 성장 중

  학령인구의 감소로 읍면 단위 소재의 대부분 학교는 학생 수가 줄어드는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양동초에서는 50여 명의 학생 수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최 교장은 “2021학년도엔 1학년 신입생이 18명으로, 전체 학생 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학교 입학에 대한 상담 역시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양동초는 학생 수 감소를 방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참된 배움과 성장이 있는 참여형 수업 및 꿈과 생각을 키우는 교육과정 운영, 다양하고 질 높은 맞춤형 방과 후 학교 운영, 안심하고 맡기는 돌봄교실 운영, 따뜻한 사랑을 기본으로 하는 특수교육 등을 꼽았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학생들이 건강하게 배움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작은 학교의 장점을 잘 살린 성과였다. 교사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원격수업이 처음 시작될 때부터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시행하고, 학습꾸러미를 제작해 각 가정에 발송했다. 전면 등교수업이 실시된 후에는 감염병 예방 규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원만하게 교육과정을 운영해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학교는 올해 양동마을 어르신과 함께하는 마을운동회를 계획하고 있다. 학생들이 마을 어르신들을 만나 자연스럽게 예절과 지혜를 배우고, 어르신들께는 손자 손녀와 같은 학생들과 즐겁게 교류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다는 취지다. 최 교장은 “양동초는 전통만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의 가치를 내면화하고 새롭게 변화하는 교육을 꿈꾸며, 앞으로 다양한 프로젝트 교육 활동들이 교사와 학생 주도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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