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와 기업 오가며 배우는 ‘도제교육’ 도입
글│김홍순 교육부 직업교육정책과장
정부는 중등직업 교육의 현장성을 강화하고 학교-기업 간 인력 미스매치 해소를 위해 스위스·독일에서 발달한 도제교육 모델을 특성화고에 도입하기로 하였다. 도제교육(Apprenticeship)은 장기간에 걸쳐 체계적으로 학교와 기업현장 등을 오가며 직무역량을 기르는 직업교육 방식으로, 전 세계적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청년 실업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데 반해, 도제교육이 잘되고 있는 스위스·독일의 경우 높은 청년 고용률과 제조업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2012년 유럽정상회의에서 ‘일터 기반 직업교육(도제교육) 강화’를 청년실업률 해소 전략으로 채택하기도 하였다.
도제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이수한 학생은 근로자로 채용된다.
독일·스위스 도제식 직업교육 도입
우리나라도 청년취업, 저출산과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로 산업의 핵심 기술·기능 인력의 확보가 필요하며, 더구나 현재의 직업교육이 현장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상황에 비춰볼 때, 독일·스위스의 도제식 직업교육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단초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스위스 도제식 직업교육 시범학교
이번 시범 사업은 교육부가 고용노동부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교육부는 사업을 총괄하며, 학교-기업의 도제 교육과정 개발·운영 지원 등 학교에 대한 행정적·정책적 지원을 하고, 고용노동부는 참여 학교와 기업에게 필요한 재정 지원, 참여 기업에 대한 점검, 관리 및 감독을 할 계획이다. 양 부처는 지난 9월, 도제교육에 참여할 학교-기업군 사업단을 공모하고, 기업현지실사, 선정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11월 초 7개 시·도 9개 학교-기업군 사업단을 선정하였다.
이번에 선정된 사업단은 최소 구성요소가 1개교(1개 학과, 50명)와 15개 이상의 기업이다. 새로이 시작하는 도제교육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참여기업의 신용등급은 B0 이상이며 상시근로자수가 20명 이상인 기업만이 참여할 수 있다.
’15학년도부터 특성화고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2년 과정으로 운영되며, 학교가 참여 기업, 전문가와 함께 NCS 기반으로 도제교육과정을 개발하고, 그 교육과정에 따라 학생이 학교와 기업을 오가며 배우게 된다. 학교와 기업을 오가는 기간은 격주, 일주일 중 2~3일을 기업에서 2~3일은 학교에서, 또는 한 학기 중 6~8주를 기업에서 나머지는 학교에서 교육을 받는 경우 등 학교와 기업 여건에 따라 다양하다.
스위스 도제식 직업학교 운영 모형
한국형 도제교육 모델 창출… 청년실업률 해소 기대
기업은 도제교육과정에 따라 기업 내에서 해당 분야 경력 10년 이상자를 기업현장교사로 지정하여 교육훈련을 진행하며, 도제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이수한 학생을 근로자로 채용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시범사업에서는 도제교육과정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안정적으로 취업할 수 있도록 학교로 하여금 기업과 참여 학생수 130% 이상의 채용 약정서를 제출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이번 시범 운영에는 학교, 기업 외에도 시·도, 시·군·구, 지역상공회의소, 지역 소재 전문대학·폴리텍대학 등이 적극 협력할 예정이다. 이는 지역산업이 필요로 하는 우수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는 점에 지역 전체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음을 보여주며 아울러, 도제교육의 성공 조건인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시범운영은 우리 현실에 맞는 도제교육 모델을 창출하고, 금형 등 뿌리산업에서 우수 기술·기능인력을 양성하며 기업이 도제교육을 우수 기술인력 충원 방안으로 인식하여 직업교육에 적극 참여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정부는 지역과 산업이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국가산업단지 등을 중심으로 특성화고와 기업이 협력하는 도제식 교육을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